사직서 낸 의사에 소송 카드 꺼낸 병원…“매출 손실 책임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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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직서 낸 의사에 소송 카드 꺼낸 병원…“매출 손실 책임져라”

2025. 07. 18 17:13 작성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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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사 의사에 무단결근 처리 후 월 5천만원 손해배상 요구

법적 책임 어디까지 인정될까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병원에서는 사직서를 수리하지 않고 저를 무단결근 처리해서 손해배상을 청구하려 하고 있습니다.”


병원에 사직서를 냈지만 “돌아오지 않으면 월 5천만 원을 배상하라”는 최후통첩을 받은 한 봉직의의 절박한 호소다. 병원 측은 의사의 갑작스러운 퇴사로 막대한 매출 손실이 발생했다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고, 해당 의사는 거액의 소송에 휘말릴 위기에 처했다.


A씨는 최근 근무하던 병원에 사직서를 제출했다. 하지만 병원은 사직서 수리를 거부한 채 A씨를 무단결근으로 처리했다. 심지어 병원은 “A씨의 퇴사로 월 매출이 1억에서 5천만 원으로 반토막 났다”며 “매출 감소분 5천만 원을 매달 배상하라”고 압박하는 상황이다.


A씨는 병원의 내부 자료인 매출 정보나 예약 취소 현황을 전혀 알 수 없어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다는 불안감에 휩싸였다.


‘무단결근’ 꼬리표, 왜 붙었나

법적으로 사직서는 근로자가 고용계약을 해지하겠다는 의사표시다. 하지만 사직서를 냈다고 해서 즉시 근로관계가 끝나는 것은 아니다. 법무법인 건영의 김재문 변호사는 “근로계약서에 별도 규정이 없다면 민법 제660조에 따라 사직 의사를 밝힌 뒤 1개월이 지나야 해지 효력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즉, 병원이 사표를 수리하지 않는다면 효력이 발생하기 전까지의 기간은 법적으로 근로관계가 유지되며, 이 기간에 출근하지 않으면 ‘무단결근’으로 처리될 수 있다.


매출 5천만원 감소, 전부 의사 탓?

병원의 주장처럼 월 5천만 원이라는 거액의 손해배상 책임이 모두 인정될까? 변호사들은 “가능성이 낮다”고 입을 모았다.


법무법인 신의 박지영 변호사는 “손해배상 소송의 입증책임은 원고인 병원 측에 있다”며 “단순히 매출이 줄었다는 사실만으로 의사의 퇴사와 손해 발생 사이의 인과관계를 인정받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법원은 병원이 주장하는 손해가 정말 A씨의 퇴사 때문에 발생했는지, 다른 외부 요인(계절적 비수기, 평판 하락 등)은 없었는지 등을 엄격하게 따진다. 법무법인(유한) 한별의 김전수 변호사는 “병원은 환자 예약 내역, 실제 진료 건수, 회계장부 등 구체적인 자료를 통해 손해액과 그 원인을 명확히 입증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병원 장부는 ‘깜깜이’…퇴사 의사의 ‘반격 카드’는?

A씨처럼 병원을 나온 입장에서 내부 자료에 접근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때 활용할 수 있는 법적 장치가 바로 ‘문서제출명령’이다.


법무법인 창세의 장혜원 변호사는 “소송이 시작되면 피고인 의사는 법원에 문서제출명령을 신청해 병원의 매출 자료, 진료일지, 환자 취소 내역 등을 확보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는 불리한 위치에 놓인 퇴사자가 병원의 주장을 반박할 핵심 증거를 확보할 수 있는 강력한 ‘반격 카드’인 셈이다.


만약 병원이 정당한 이유 없이 법원의 문서제출명령을 거부하면 어떻게 될까? 법무법인 대한중앙 유지현 변호사는 “민사소송법에 따라 법원은 문서 내용에 대한 상대방, 즉 의사의 주장을 진실한 것으로 인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병원이 증거 제출을 회피할 경우 오히려 재판에서 불리한 위치에 놓일 수 있다.


결국 A씨는 사직서 효력 발생 전까지의 무단결근에 대한 일부 책임은 질 수 있지만, 병원이 청구하는 거액의 손해배상액이 그대로 인정될 가능성은 희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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