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과 있나요?" 한 마디에 벌금형, 범죄경력증명서 함부로 요구했다간 형사처벌
"전과 있나요?" 한 마디에 벌금형, 범죄경력증명서 함부로 요구했다간 형사처벌
무심코 요구한 서류 한 장이 징역형으로
인사담당자가 반드시 알아야 할 법적 금기사항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취업이나 각종 인허가 과정에서 관행처럼 여겨졌던 범죄경력증명서 요구가 사실은 형사 처벌까지 이어질 수 있는 불법 행위임이 드러났다. 법률에 명시된 정당한 이유 없이 타인의 범죄 경력을 조회하거나 증명서 제출을 강요하는 것은 명백한 위법이다. 단순히 ‘채용 절차의 일부’라는 변명은 통하지 않으며, 위반 시 무거운 처벌을 받을 수 있다.
법이 정한 목적 외 사용은 그 자체로 ‘범죄’
‘형의 실효 등에 관한 법률’은 개인의 전과 기록이 무분별하게 유출되거나 남용되는 것을 막기 위해, 범죄 경력을 조회할 수 있는 목적을 매우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다. 법에서 정한 구체적인 목적(범죄 수사, 재판 등)을 벗어나 사적인 용도로 전과 기록을 취득하거나 타인에게 알리는 행위는 그 자체로 개인의 사생활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범죄가 된다.
이 규정은 서류를 요구한 기업뿐만 아니라, 불법적인 요구에 응해 서류를 제출한 사람에게도 적용될 수 있다. 법에서 정한 용도 외에 사용할 목적으로 범죄경력자료를 취득해서는 안 되며(형의 실효 등에 관한 법률 제6조 제3항), 이를 위반하면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동법 제10조 제2항). 즉, 취업 준비생이 합격을 위해 스스로 서류를 제출했더라도, 이를 요구한 회사에 법적 근거가 없다면 처벌을 피하기 어렵다.
범죄경력 조회가 합법적으로 허용되는 경우
그렇다면 어떤 경우에 범죄경력 조회가 합법적으로 허용될까? 대부분의 일반 기업은 채용 과정에서 지원자의 범죄경력을 조회할 권한이 전혀 없다. 법은 국가 안보나 공공의 안전과 직결되는 등 매우 예외적인 경우에만 조회를 허용한다(형의 실효 등에 관한 법률 제6조 제1항).
다만, 일부 특별법에 따라 특정 직업군에서는 제한적으로 범죄경력 조회가 의무화되거나 허용된다.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유치원, 학교, 학원 등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기관은 채용 예정자의 동의를 받아 ‘성범죄 경력’을 의무적으로 조회해야 한다(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56조 제5항). 아동학대 관련 범죄 경력 조회도 마찬가지다(아동복지법 제29조의3).
경비업: 경비업체는 경비지도사나 경비원을 채용할 때 법에 따라 범죄경력을 조회할 수 있다(경비업법 제17조).
이처럼 법에 명확한 근거가 있는 경우가 아니라면, 일반 사무직이나 생산직 채용에서 ‘결격사유 확인’을 명분으로 범죄경력증명서를 요구하는 것은 모두 불법이다.
‘실효된 형’과 사회 복귀의 기회
우리 법은 범죄를 저지른 사람이 일정 기간 문제없이 지내면 전과 기록의 법적 효력을 없애주는 ‘형의 실효’ 제도를 두고 있다. 예를 들어 3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형을 선고받았더라도, 형 집행이 끝나고 5년이 지나면 그 형은 실효된다(형의 실효 등에 관한 법률 제7조 제1항 제2호). 이는 개인에게 사회에 다시 복귀하여 정상적인 삶을 살아갈 기회를 주기 위함이다. 법적 근거 없이 범죄경력을 요구하는 행위는 이러한 법의 취지를 정면으로 거스르는 행위다.
기업 인사담당자가 유의해야 할 사항
기업은 채용 과정에서 다음과 같은 사항을 반드시 준수해야 한다.
본인 동의는 필수: 법적으로 조회가 허용되는 경우라도 반드시 지원자 본인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조차 본인 동의를 전제로 범죄경력을 조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합법적인 대안 활용: 지원자의 신뢰도나 적격성을 판단하고 싶다면, 범죄경력증명서 대신 자격증, 경력증명서, 추천서, 평판 조회 등 합법적인 방법을 활용해야 한다.
관행이라는 이름의 범죄, 이제는 멈춰야
법적 근거 없는 범죄경력증명서 요구는 더 이상 관행이 아닌 명백한 위법 행위다. 기업 채용 담당자는 채용 공고를 내기 전, 해당 직무가 법적으로 범죄경력 조회가 가능한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무심코 던진 서류 요구 한마디가 기업의 신뢰도를 떨어뜨리고, 경영진을 형사 처벌의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