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진 연인이 가족에게 연락…이것도 스토킹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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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진 연인이 가족에게 연락…이것도 스토킹일까?

2025. 11. 07 11:17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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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호 바꾸고 잠적하자 동생·어머니에게 접근…법률 전문가들이 답하다

헤어진 연인이 연락을 차단하자 가족에게 접촉하는 행위는 '우회적 스토킹' 범죄가 될 수 있다. /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차단했더니 엄마에게 연락"…헤어진 연인의 가족 접촉, 스토킹 처벌 가능할까


A씨는 전 남자친구와의 인연을 끊기 위해 모든 것을 바꿨다. 전화번호를 바꾸고, 흔적을 감췄지만 공포는 그림자처럼 따라붙었다. 그가 이번엔 A씨의 가족에게 연락하기 시작한 것이다.


차단했더니 동생에게, 엄마에게…선을 넘어버린 연락


A씨의 절망은 깊어졌다. "어느 날 동생에게서 연락이 왔어요. 전 남자친구가 제 안부와 연락처를 물었다고요."


동생이 모른다고 하자, 그의 연락은 A씨의 어머니에게로 향했다. A씨는 "앞으로 또 누구에게 연락할지 모른다는 생각에 숨이 막힌다"며 극심한 스트레스를 호소했다.


변호사 80% '명백한 스토킹'…핵심은 '불안감'


법률 전문가들은 A씨의 사연에 '스토킹 범죄' 성립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입을 모았다. 스토킹처벌법은 상대방 의사에 반해 정당한 이유 없이 '불안감이나 공포심'을 일으키는 행위를 '지속적·반복적'으로 할 때 성립한다.


변호사들은 전 남자친구가 A씨의 가족에게 접촉한 행위가 피해자에게 직접 닿으려는 '우회적 스토킹'에 해당한다고 분석했다. 장휘일 변호사(더신사 법무법인)는 "가족을 통해 연락처를 알아내려 하거나 지속적으로 연락한다면 간접적인 스토킹 행위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단 두 번의 연락, 법원은 왜 '스토킹 아닐 수도'라고 볼까?


다만 일부 변호사들은 '지속성·반복성' 요건을 신중하게 따져봐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법원이 스토킹 범죄를 인정하려면, 여러 행위가 시간·장소·방법 등에서 밀접한 관계를 맺어 '하나의 연속된 행위'로 평가될 수 있어야 한다. 스토킹처벌법의 핵심은 행위들 사이에 내적인 연관성이 있어 '하나의 흐름으로 이어지는 괴롭힘'으로 인정될 수 있는지 여부이기 때문이다.


조기현 변호사(법무법인대한중앙)는 "동생과 어머니에게 각 한 차례 연락한 것이 전부라면 현 단계에서 스토킹으로 단정하기는 다소 애매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법원은 일회성이거나 단발적인 행위가 여러 번 이뤄진 것만으로는 스토킹죄로 처벌할 수 없다고 본 판례도 있다.


"증거부터 모으고 접근금지 요청을"…전문가 조언


그렇다면 A씨는 어떻게 해야 할까? 전문가들은 단호한 대응을 주문했다.


첫째, 문자 메시지나 통화 녹음 등 증거가 남는 방식으로 '더 이상 연락하지 말라'는 거부 의사를 명확히 전달해야 한다. 이는 가족을 통해서라도 가능하다.


둘째, 모든 증거를 확보해야 한다. 가족에게 온 전화나 문자 기록, 통화 녹음 등은 결정적 증거가 된다.


셋째, 확보한 증거를 바탕으로 경찰에 신고하고 보호 조치를 요청해야 한다. 김준성 변호사(법무법인 공명)는 "경찰의 긴급응급조치(100m 이내 접근금지 등)와 별개로, 법원에 '접근금지가처분'을 신청하면 위반 시 과태료가 부과돼 실효성이 매우 높다"고 조언했다.


헤어진 연인이 가족에게 연락하는 행위는 단순한 '미련'이나 '집착'으로 치부될 수 없다. 이는 피해자의 일상을 파괴하고 공포를 심어주는 명백한 범죄 신호일 수 있다.


전문가들은 스토킹 피해가 의심될 때, 혼자서 두려워하기보다 즉시 증거를 확보하고 법적 조치를 통해 자신을 보호하는 용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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