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생 아이 등굣길 사고…"연고 발라줄게"라곤 연락처 안 남기고 떠난 운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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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생 아이 등굣길 사고…"연고 발라줄게"라곤 연락처 안 남기고 떠난 운전자

2026. 09. 07 14:55 작성
송광범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kb.song@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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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도주 의사 없어" 불송치 가능성 언급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초등학교 4학년 자녀가 등굣길에 차량과 부딪히는 사고를 당했다. 운전자는 차에서 내려 아이에게 괜찮냐고 물었고, 팔뚝에 연고까지 발라줬다. 하지만 자신의 연락처나 차량번호 등 어떤 인적사항도 남기지 않은 채 현장을 떠났다.


A씨는 이 사실을 경찰에 신고했다. 운전자는 블랙박스 영상을 제출했고, 영상에는 운전자가 아이를 확인하고 연고를 바르는 장면까지 고스란히 담겼다. 아이의 진술과도 일치했다.


운전자는 이후 A씨에게 아이의 상태를 묻는 문자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그런데 담당 수사관은 운전자가 현장을 떠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도주의사'가 없었다는 이유로 사건을 검찰에 넘기지 않을(불송치) 가능성을 언급했다.


사고를 분명히 인식하고도 신원을 밝히지 않고 떠난 운전자, 정말 뺑소니(도주치상) 혐의를 피할 수 있을까?


'연고' 발라줬으니 괜찮다? 변호사들 "구호조치 불충분"


결론부터 말하면, 변호사들은 운전자의 행위가 법에서 정한 사고 후 조치를 다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연고를 발라준 행위만으로는 불충분하며, 오히려 사고를 명확히 인식했다는 증거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도로교통법은 교통사고 운전자에게 사상자를 구호하는 조치와 함께, 피해자에게 성명·전화번호·주소 등 인적사항을 제공할 의무를 함께 규정하고 있다.


법무법인 유수 유수빈 변호사는 "운전자는 사고 직후 차에서 내려 초등학교 4학년 아이에게 괜찮은지 묻고 연고까지 발라주었다"며 "이는 오히려 사고와 피해 발생 가능성을 인식했다는 강한 정황이다"라고 설명했다.


법률사무소 지헌 임대환 변호사는 "아이에게 연고를 바른 것은 상태를 살핀 정황에 불과하며 구호조치를 다했다고 볼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통상 보호자 통지, 119나 112 신고, 병원 진료 연계가 요구된다"며 "보호자 연락 없이 약만 바르고 떠난 행위는 구호조치 불충분으로 인정된다"고 짚었다.


인적사항 안 남기고 떠났다면 '도주'…피해자가 아동이면 더 엄격


변호사들은 특히 운전자가 자신의 신원을 밝히지 않고 현장을 떠난 점이 '도주'의 핵심 요소가 될 수 있다고 봤다. 피해자가 스스로를 보호하기 어려운 아동이라는 점은 더 엄격한 판단 기준이 적용되는 이유다.


법무법인 해든 김성돈 변호사는 "초등학생과 같은 유아·어린이의 경우 '괜찮다'고 말하더라도 판단 능력이 부족하므로 성인 보호자에게 인도하거나 인적사항을 명확히 교부해야만 적법한 구호조치로 인정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단지 현장에서 연고를 발라주었다는 사정만으로 법적 의무를 다했다고 볼 수 없고 오히려 사고 인식을 자백하는 정황 증거가 된다"고 덧붙였다.


법무법인 강남 김동엽 변호사 역시 "사리분별 능력이 부족한 미성년 피해자에게 인적사항을 제공하지 않고 현장을 이탈한 행위는 법적 구호조치를 다한 것으로 볼 수 없기 때문이다"라고 지적했다.


법적으로 도주치상죄는 피해자를 상해에 이르게 한 경우 1년 이상의 유기징역 또는 500만원 이상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경찰이 불송치한다면? "진단서부터 제출하고 이의신청해야"


만약 경찰이 불송치 결정을 내리더라도 대응할 방법은 있다. 변호사들은 상해 사실을 입증할 진단서를 신속히 제출하고, 이의신청을 통해 다퉈야 한다고 조언했다.


모두로 법률사무소 한대섭 변호사는 "도주치상 혐의를 적용하기 위해서는 자녀분이 사고로 인해 상해를 입었다는 사실이 객관적으로 증명되어야 한다"며 "조속히 병원 진료를 받아 상해 진단서를 발급받고 이를 수사기관에 정식으로 제출하는 것이 가장 시급한 조치다"라고 말했다.


법무법인 에스엘 이성준 변호사는 "불송치 결정이 내려진다면 결정서의 이유를 확인한 뒤, 관할 경찰서장에게 이의신청을 제기할 실익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의신청 시에는 블랙박스 영상과 아이의 진술, 인적사항 미제공 사실 등을 구체적으로 정리해 주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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