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외 중 “이 새끼야” 농담했다가 피소 위기…아동학대 처벌될까요?
과외 중 “이 새끼야” 농담했다가 피소 위기…아동학대 처벌될까요?
만 18세 제자 “정신과 치료받았다” 녹취 증거로 압박…변호사들 “법적 ‘아동’ 아닐 가능성 높아”

과외 교사가 만 18세 학생에게 친근감 표시로 한 욕설이 법적 분쟁으로 비화됐다. / AI 생성 이미지
재수생 A씨는 학부모의 요청으로 한 학원에서 고등학생에게 일대일 영어 과외를 하고 있었다. 상대는 만 18세 남학생 B군. 그런데 수업 중 친근감의 표시로 던진 농담이 법적 분쟁의 씨앗이 됐다.
A씨는 B군이 과제를 해오지 않자 “이 새끼야, 과제를 안 해오면 어쩌니”라는 식의 말을 건넸다. 학생을 모욕하려는 의도는 아니었지만, 비슷한 표현이 여러 차례 반복된 것으로 보인다.
이후 B군은 A씨의 발언 일부를 녹음해 부모에게 알리며, 욕설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아 정신과 진료까지 받았다고 주장했다.
B군의 부모는 변호사를 선임해 형사 고소나 민사 소송을 통해 위자료를 받겠다며 A씨를 압박하고 있다. A씨는 아동학대로 처벌받을 수 있을까?
제자가 '만 18세'…아동학대 성립 어려워
결론부터 말하면 A씨가 아동학대로 처벌받을 가능성은 낮다. B군이 아동복지법이 규정하는 '아동'에 해당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아동복지법은 아동을 ‘만 18세 미만인 사람’으로 정의한다. B군은 현재 만 18세이므로, 법적으로 정서적 학대 등 아동학대 범죄의 보호 대상인 '아동'에 포함되지 않는다.
법무법인 청목 김정호 변호사는 “상대방이 만 18세라면 아동복지법상의 아동학대는 성립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법무법인 도모 김상훈 변호사 역시 “상대방이 만 18세라면 아동복지법상 아동학대 적용 대상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며 “형사상 아동학대 혐의로 고소가 들어오더라도 수사 단계에서 혐의없음 처분을 받는 것이 목표가 되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모욕죄도 '공연성' 없어 힘들어…남은 건 민사 소송
아동학대가 아니더라도 형사상 모욕죄나 민사상 손해배상책임을 물을 수는 있다. 하지만 모욕죄 성립도 쉽지는 않다.
모욕죄가 되려면 불특정 다수가 인식할 수 있는 상태, 즉 ‘공연성’이 필요하다. 법무법인 대한중앙 한병철 변호사는 “일대일 수업에서 학생에게만 발언했다면, 공연성이 부정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결국 남은 쟁점은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다. B군의 부모는 A씨의 발언이 불법행위에 해당한다며, 정신적 피해에 대한 위자료를 요구할 수 있다.
'정신과 치료' 주장, 손해배상 책임 인정될까
하지만 민사 소송에서도 A씨의 책임이 바로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변호사들은 학생 측이 A씨의 발언이 위법했다는 점과, 그 발언 때문에 정신과 치료가 필요했다는 점(인과관계)을 모두 입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법무법인 홍림 김남오 변호사는 “정신과 진료를 받았다고 하여 무조건적으로 손해배상 책임이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아동학대(와 같은 불법행위)가 인정되고, 해당 학대 행위로 인해 정신과 진료가 필요할 정도의 피해를 입었다는 것에 대한 입증이 반드시 수반되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병철 변호사도 “진료를 받았다는 사실만으로 선생님의 발언 때문에 질환이 발생했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고 덧붙였다.
# 섣부른 사과나 접촉은 금물…대응 전략은
변호사들은 이런 상황일수록 섣불리 책임을 인정하거나 감정적으로 대응해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한병철 변호사는 “학생과 부모에게 감정적으로 연락하지 말고, 사과하더라도 범죄와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한다는 표현은 피해야 한다”며 “‘부적절한 표현에 대한 유감과 재발 방지 의사’ 정도로 한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프트리걸 법률사무소 황규목 변호사는 “고소 전 단계라면 진정성 있는 사과와 적정 수준의 합의로 조기에 종결하는 것이 취업제한 리스크를 원천 차단하는 현실적 방법일 수 있다”면서도 “사과의 문구 하나도 증거가 되므로, 접촉 전에 대응 방향을 상담받고 움직여야 한다”고 말했다.
법무법인 우선 조상우 변호사는 “아동학대 관련 범죄로 유죄가 확정되면 학원 등 아동 관련 기관 취업제한 명령이 따를 수 있다”며 향후 진로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신중한 초기 대응이 중요하다고 짚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