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에서 날아온 골프공에 머리 '꽝'⋯보상 이렇게 받으세요
뒤에서 날아온 골프공에 머리 '꽝'⋯보상 이렇게 받으세요

뒤에서 날아온 골프공에 맞아 다친 경우 어떻게 보상받아야 할까? /게티이미지코리아
골프장에서 다치는 사고가 심심치 않게 발생한다. 피해자 부주의로 사고를 당하기도 하고, 공을 친 사람이 안전 규칙을 지키지 않아 일어나는 사고도 있다. 골프장의 안전시설 미비가 원인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뒤에서 날아오는 골프공에 맞아 다친 경우는 내가 조심한다고 피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 이런 경우 책임은 누구에게 있을까? 사례를 통해 알아본다.
사례. 자리 옮기다 뒤에서 날아온 공에 맞은 캐디
골프장 캐디로 일하고 있는 A씨가 얼마 전 사고를 당했다. 한 홀의 라운딩을 마치고 다른 홀로 이동하려던 순간 갑자기 날아온 골프공에 머리를 맞았다. A씨 팀이 홀아웃(그 홀의 경기를 마치고 그린을 벗어나는 것) 하기 전에 뒤 팀에서 라운딩하던 B씨가 성급하게 그린을 향해 샷을 했던 것이 원인이었다.
A씨는 곧장 응급실로 이송됐다. 다행히 골절이나 뇌출혈은 없었지만, 통증과 머리 흔들림, 메스꺼움 등을 유발하는 뇌진탕 소견이 나왔다. 이로 인해 A씨는 10일째 직장에 출근하지 못하고 있는데, 당시 볼을 날린 사람으로부터는 전화 한 통 없다. 통증에 시달리고 있고 '볼'이라는 소리만 들어도 머리에 전기가 오고 심장이 벌렁거린다. 외상후 스트레스를 겪는 게 아닌가 걱정된다.
변호사들은 A씨가 공을 날려 사고를 낸 B씨를 과실치상죄로 고소하고, 손해배상도 청구하라고 조언한다.
법률사무소 저스트 신민호 변호사는 "일반적으로 운동경기 중 경미한 규칙위반으로 발생한 피해에 대해서는 형사처벌이 힘든 경우가 많지만, 이 사안은 규칙위반의 정도가 크다"며 "A씨가 잘못한 점이 보이지 않으므로 B씨에 대해 민·형사상 책임을 물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 변호사는 "과실치상죄 고소와 더불어 민사상 손해배상청구가 가능한 사안이니 증거가 없어지기 전에 속히 절차를 진행하기 바란다"고 조언했다.
법률사무소 황금률 박성현 변호사는 "A씨가 홀아웃하기 전에 B씨가 공을 친 것으로 의심되는데, 이것이 어느 정도 증명된다면 형사상 과실치상 혐의로 고소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 변호사는 "이후 형사 절차에서 합의 형태로 피해회복을 꾀할 수가 있고, 민사상 손해배상청구도 가능한 만큼, 변호인과의 구체적인 상담을 통해 결정하길 권한다"고 했다.
법조계에 따르면 골프장에서 타구로 인해 발생하는 사고는 해당 주체의 과실 범위에 따라 책임소재가 달라진다. 그러나 골프장에서 골퍼가 친 공에 다른 사람이 맞아 다친 경우 가해자와 골프장 운영자가 공동으로 책임지는 게 일반적이다.
이에 비춰볼 때 A씨가 근무하고 있던 골프장 측도 이 사고에 대한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추정된다.
2017년 수원지법은 경기중 다른 홀에서 날아온 공에 맞아 실명한 골퍼가 낸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 안전시설을 충분히 갖추지 않은 골프장과 주의의무를 다하지 않은 가해자가 공동으로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골프경기에 참가하는 자는 자신의 행동으로 다른 사람이 다치는 일을 방지하기 위해 경기 규칙을 준수하고 주위를 살필 주의의무가 있다"는 대법원 판례를 인용했다. 아울러 "골프장 운영자는 펜스·안전망·안전요원 등을 둬 사고를 방지하고 안전한 타구를 할 수 있도록 안내할 의무가 있다"고 밝혔다.
피해자의 과실책임에 대해서는 "가해자가 골프공을 타격하려는 시점을 정확히 알기 어려웠기에 책임 소지가 없다"고 판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