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금 대신 집 절반 줄게"…달콤한 제안의 치명적 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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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금 대신 집 절반 줄게"…달콤한 제안의 치명적 함정

2026. 05. 28 09:41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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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명의 집주인 사망 후, 보증금 지키려다 '임대인' 될 수도

공동명의 집주인 사망 후, 남은 집주인이 보증금 대신 지분 이전을 제안했다. / AI 생성 이미지

전세 입주 4개월 만에 공동명의 집주인 중 한 명이 사망하고, 상속인 전원이 상속을 포기했다. 남은 집주인은 "보증금 대신 지분을 가져가라"고 제안하고, 법원이 선임한 상속재산관리인은 경매를 통해 지분을 받으라고 한다.


언뜻 해결책처럼 보이는 이 제안이 사실은 세입자를 더 큰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는 법률 전문가들의 날카로운 경고가 나왔다.


"지분 절반 넘겨줄게"…'대물변제'와 '강제경매'의 2단계 해법


부부 공동명의 오피스텔에 전세로 입주한 A씨는 입주 4개월 만에 집주인 중 한 명이 사망하고, 그 가족마저 상속을 포기하는 황당한 상황에 놓였다.


설상가상으로 살아남은 집주인은 보증금을 줄 수 없다며 자신의 지분 절반을 넘겨주겠다고 제안했다.


법률 전문가들은 이 복잡한 상황을 풀기 위한 2단계 전략을 제시한다. 살아 있는 집주인 지분은 '합의'로, 사망한 집주인 지분은 '경매'로 각각 확보하는 방식이다.


법무법인 대한중앙의 이동규 변호사는 "생존해 있는 임대인과의 합의서를 바탕으로 지분 2분의 1에 대한 소유권 이전등기를 하는 것은 가능합니다. 이는 '대물변제(보증금 반환 채무 대신 부동산 지분으로 갚는 것)' 약정에 해당합니다"라고 설명했다.


사망한 집주인의 지분은 법적 절차를 거쳐야 한다. 로버스 법률사무소 신은정 변호사는 "계약 종료 시점에 상속재산관리인을 상대로 나머지 보증금에 대한 지급명령을 신청하여 확정받으면, 사망자의 절반 지분에 대해 강제경매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라고 조언했다.


이 전략이 성공하면 A씨는 오피스텔의 온전한 소유권을 가질 수 있다. 특히 신 변호사는 "질문자님은 이미 지분을 보유한 공유자이므로 경매 과정에서 공유자 우선매수권을 행사하여 나머지 지분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라며 A씨가 경매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임대인 지위 편입'이라는 함정…섣부른 합의는 금물


그러나 이 달콤한 제안 뒤에는 치명적인 함정이 도사리고 있다. 보증금을 지키려다 오히려 더 복잡한 법적 수렁에 빠질 수 있다는 경고다.


법무법인 숭인 임은지 변호사는 지분 이전의 위험성을 강하게 지적했다. 임 변호사는 "공동임대인의 보증금반환채무는 불가분채무이므로, 지분을 이전받으면 질문자님이 임대인 지위를 일부 승계한 사람으로 평가되어 오히려 임대인 측 채무자 지위에 편입되는 위험이 생깁니다. 지분 이전은 단순한 보증금 일부 정산이 아니라 임대차 당사자 구조 자체를 변경할 수 있어, 이 합의 방식이 실익인지부터 재검토가 필요합니다"라고 경고했다.


세입자가 집주인의 지위를 일부 갖게 되면서, 보증금 채권·채무 관계가 뒤엉켜 버릴 수 있다는 의미다.


한편, 모든 절차가 끝날 때까지 A씨가 이사하지 않고 거주한다면 '임차권등기'가 당장 필요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는 것이 현명하다.


법무법인 명륜 오지영 변호사는 "임차권 등기는 주소지 이전 계획이 없으시다면 당장 필수적인 것은 아닙니다. 다만 향후 절차가 장기화될 가능성에 대비해 임차권 등기를 해 두시면, 대항력 보전에 더욱 안전합니다"라고 조언하며, 안전장치를 마련해 둘 것을 권했다.


결국 전문가들은 이처럼 지분 이전과 상속, 경매 문제가 얽힌 복잡한 사안일수록 섣부른 합의에 앞서 법률 전문가의 세밀한 조력을 통해 전체 절차를 설계하는 것이 필수라고 입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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