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친구에게 6천만원 빌려줬더니…필리핀서 살해당하고 7억 보험금 노려
20년 친구에게 6천만원 빌려줬더니…필리핀서 살해당하고 7억 보험금 노려
필리핀 해외여행 중 사망한 친구
알고 보니 거액의 보험금 노린 '계획된 살인'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부산지방법원은 2024년 11월 29일, 친구를 살해하고 거액의 사망보험금을 노린 강도살인, 사기, 사문서위조 등의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 A에게 무기징역을, 공범인 보험설계사 피고인 B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다.
이 사건은 오랜 친구 관계를 이용해 피해자에게 막대한 경제적 손해를 입히고, 결국 채무를 면탈하고 사망보험금을 편취하려 한 계획적 범죄라는 점에서 충격을 주고 있다.
피고인 A는 고등학생 시절부터 친하게 지내며 외모 콤플렉스와 내성적인 성격으로 심리적 원조를 필요로 했던 피해자(남, 39세)에게 우월적 지위를 형성해왔다.
6천만 원 편취부터 7억 보험 가입까지: 기망의 연쇄
피고인 A는 6,000만 원의 채무를 포함한 다액의 채무를 부담하고 있었으며, 사업(E 운영) 수익도 거의 없는 극심한 경제적 궁핍 상태였다.
- 1차 사기 (2019. 2.경, 4,000만 원 편취): 피해자에게 E 리모델링 및 타투 학원 임차 비용 명목으로 돈을 빌리면 고이자를 지급하겠다고 속여, 피해자가 주택청약과 적금 등을 해지해 마련한 4,000만 원을 가로챘다.
- 2차 사기 (2019. 5.경, 2,000만 원 편취): E 운영비 및 생활비 명목으로 돈을 빌리겠다고 속여, 피해자의 퇴직금 중 2,000만 원을 추가로 편취했다.
- 사망보험 계약 위조 (2019. 6.경): 피고인 A는 채무가 누적되자 거액의 사망보험금을 노리기 시작했다. 피고인 B(보험설계사)와 공모하여 피해자 명의로 질병사망 시 1억 9,000만 원, 상해사망 시 5억 원이 지급되고 사망수익자를 피고인 A로 지정하는 총 7억 원 규모의 사망보험 2건(이 사건 제2보험계약)을 추가로 계약했다. 이 과정에서 피해자의 동의 없이 피고인 A를 수익자로 지정한 보험청약서가 위조되었다.
- 허위 공정증서 작성 (2019. 10.경): 피해자 거주지 화재 발생 후, 피고인 A는 마치 피해자에게 6,000만 원의 대여금 채권이 있는 것처럼 허위 공정증서를 작성하고 피해자의 임대차보증금 반환 채권을 양도받았다. 이는 피해자 사망 후 유족과 임대인으로부터 돈을 편취하기 위한 계획의 일환이었다.
보라카이에서 벌어진 '비극의 밤': 강도살인
피고인 A는 2020년 1월 초, 피해자에게 필리핀 보라카이로의 단둘이 여행을 제안하고 비용을 전액 부담했다.
피해자는 2020년 1월 17일 새벽 02:40경부터 09:00경 사이 이 사건 호텔 403호 침대 위에서 사망한 채 발견되었다. 법원은 피고인 A가 채무 면탈을 목적으로 피해자를 살해했다고 판단했다.
- 살해 방법: 피고인은 간호조무사였던 자신의 처를 통해 미리 준비한 CM 성분의 약물을 피해자에게 투약하여 항거불능 상태에 빠지게 한 다음, 불상의 방법으로 살해했다. 피해자가 사망 직전까지 입었던 의류 5점에서 CM 성분이 검출되었으며, 피고인은 CM 약물의 효능을 잘 알고 있었다.
- 거짓 진술: 피고인은 사건 직후 관계자들에게 피해자의 사망 경위를 일관성 없이 진술하다가, 피해자 사체 화장 결정 이후에는 진술을 급변시켰다. 이는 살인 범행에 대한 의혹을 피하고, 우연한 질식사로 꾸미려 한 정황으로 해석되었다.
- 채무 면탈 목적: 재판부는 피해자의 채권 존재 및 액수를 확인할 객관적 증거가 부족했고, 피고인이 피해자 사망 후 휴대전화를 은닉하여 증거를 멸실한 것으로 추단되는 등 유족들이 채권을 추급하기 현저히 곤란한 상황이었다고 보아, 채무 면탈 목적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법원의 단호한 응징: 무기징역 선고
피고인 A는 피해자 사망 이후에도 위조된 보험청약서와 허위 공정증서를 이용해 보험금을 청구하거나, 유족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하는 등 사기미수 및 소송사기미수 범행을 이어갔다.
재판부는 이러한 범행이 계획적이고 치밀하게 준비된 살인이며, 사람의 생명을 침해하는 중대한 범죄라고 지적했다.
특히, 절친한 친구인 줄 알았던 피고인의 손에 생명을 잃은 피해자의 고귀한 생명이 침해되었음에도, 피고인이 자신의 잘못을 진정으로 참회하거나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지 않고 유족들에게 용서받지 못했다는 점을 가장 무거운 양형 사유로 들었다.
이에 따라 피고인 A에게는 강도살인죄에 대해 무기징역이 선고되었고, 나머지 사기, 사기미수, 사문서위조, 위조사문서행사 등 각 죄에 대해서도 유죄가 인정되어 형이 정해졌다.
공범 피고인 B는 피고인 A와 공모하여 보험청약서를 위조하고 행사했으며, 보험계약이 무효인 사실을 알면서도 보험금 청구에 가담한 사기미수 혐의가 인정되어 징역 1년이 선고되었다.
재판부는 보험설계사로서의 지위를 이용한 위조 행위의 사회적 폐해와 B가 A의 범행에 가담하지 않았더라면 불상사를 막을 수도 있었다는 점에서 죄책이 가볍지 않다고 판단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