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밥이냐" 부친 막말에 격분해 폭행…아버지 사망케 한 지적장애 아들 집행유예 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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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밥이냐" 부친 막말에 격분해 폭행…아버지 사망케 한 지적장애 아들 집행유예 확정

2026. 04. 22 10:28 작성
조연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yj.jo@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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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속살해 혐의로 기소됐으나 '존속상해치사' 인정

대법원에서 형 확정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자신을 무시하고 할머니에게 폭언을 일삼는 아버지에게 격분해 숨지게 한 지적장애 아들이 최종적으로 실형을 면했다.


재판 과정의 핵심 쟁점이었던 '살인의 고의'가 인정되지 않으면서 집행유예가 확정됐기 때문이다.


대법원은 존속살해 혐의로 기소된 A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검사의 상고를 기각하고 원심판결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A씨에게 내려진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형이 최종 마무리됐다.


"개밥이냐" 아버지 막말에 폭발한 지적장애 아들

지적장애 2급인 A씨는 2023년 1월 1일 오후, 성남시 수정구 소재 자택에서 60대 아버지 B씨를 폭행해 사망에 이르게 했다. 사건의 발단은 식사 자리에서 나온 아버지의 막말이었다.


당시 B씨는 A씨의 할머니가 차려준 밥을 보고 "개밥이냐"라고 말하며 욕설을 퍼부었고, 이에 격분한 A씨는 아버지의 머리 부위를 주먹으로 수차례 때렸다.


이어 A씨는 쓰러져 의식을 잃은 아버지의 가슴과 배를 발로 여러 번 밟았으며, 결국 B씨는 같은 날 오후 '몸통 부위 다발성 손상'으로 숨을 거뒀다.


조사 결과, A씨는 과거 고등학생 시절 아버지가 등산용 막대기로 자신의 눈썹 옆을 찌른 일로 감정이 좋지 않았으며, 평소 아버지가 술에 취해 할머니에게 폭언과 폭행을 일삼는 것에 큰 불만을 품어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 '존속살해' 주장했으나⋯재판부 "사망 예견 어려웠을 것"

검찰은 A씨가 사건 당시 "죽여버리고 싶다"고 진술한 점과 폭행의 강도 등을 근거로 살인의 미필적 고의가 있었다고 보아 '존속살해' 혐의로 기소했다. 하지만 재판부의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A씨가 흉기 등 위험한 물건을 사용하지 않고 오직 손과 발로만 폭행한 점에 주목했다.


특히 부검 결과 피해자의 머리와 얼굴 등 치명적인 부위에 사망 원인이 될 만한 손상이 없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무엇보다 중등도 지적장애가 있는 A씨의 인지 능력이 결정적인 판단 근거가 됐다.


정신감정의와 전문심리위원은 "A씨의 지적 수준으로는 자신의 폭행으로 아버지가 사망할 것이라는 추론적 사고를 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실제로 A씨는 폭행 당시 할머니에게 "안 죽었어"라고 말하거나, 아버지가 공사장에서 일하는 강한 사람이라 죽지 않을 것이라 믿었다는 취지의 진술을 하기도 했다.


할머니의 간곡한 선처와 배심원 만장일치 의견 반영

1심은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되었으며, 배심원 9명은 만장일치로 존속살해 혐의에 대해 무죄로 판단하고 존속상해치사죄를 적용해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의견을 냈다.


항소심 재판부 역시 "이 사건 범행은 패륜적이고 반사회적이지만, 평소 피해자의 폭언에 불만을 가져오다 심신미약 상태에서 범행에 이르게 된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특히 유족이자 피해자의 어머니인 할머니가 "남은 여생을 손자인 피고인과 살며 홀로 설 수 있도록 가르치게 해달라"고 간곡히 탄원한 점이 양형에 주요하게 작용했다.


대법원은 "원심의 판단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거나 존속살해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며 최종적으로 검사의 상고를 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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