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었으면 닥치고 타라!" 승객에 폭언 쏟아낸 버스 기사 법의 심판은?
"늦었으면 닥치고 타라!" 승객에 폭언 쏟아낸 버스 기사 법의 심판은?
지각한 버스, 항의하는 승객에게 기사는 욕설과 폭언
대중교통 서비스의 현주소를 고발하다

mbc 뉴스데스크 캡쳐
지난 22일, 세종시의 한 시외버스터미널에서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예정된 출발 시각보다 30분이나 늦게 도착한 시외버스 기사가 지연 사유를 묻는 승객들에게 “XXX X끼들아, 늦었으면 닥치고 타야지 더 늦고 싶어?”라는 폭언을 쏟아낸 것이다.
이로 인해 승객들과 실랑이가 벌어졌고, 버스는 결국 예정 시간보다 약 50분 늦게 출발했으며, 일부 승객은 요금을 환불받고 발길을 돌려야만 했다.
'욕설' 폭탄 기사, 모욕죄 성립 가능성은?
버스 기사의 "XXX X끼들아, 늦었으면 닥치고 타야지"라는 발언은 형법상 모욕죄에 해당할 가능성이 높다.
모욕죄는 공연히 사람을 모욕했을 때 성립하는데, 버스 내에는 불특정 다수의 승객이 있어 '공연성' 요건을 충분히 충족한다. 이와 유사한 사례로, 2021년 창원지방법원에서는 버스 기사가 승객에게 "개새끼야, 씨발 놈아"라고 욕설해 벌금형이 선고된 바 있다.
또한, 이번 사건으로 인해 버스 출발이 50분가량 지연되고 일부 승객이 하차하는 등 혼란이 발생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업무방해죄 성립 여부도 검토될 수 있다.
법률 전문가들은 "자신이 자신의 업무를 방해한 것이므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면서도 "이번 사건이 대중교통이라는 공공성을 띤 공간에서 발생했고, 다수의 승객에게 피해를 준 만큼 법적 책임이 무겁다"고 지적했다.
'승객 편의' 의무 위반, 버스회사는 책임 없나
이번 사건은 단순히 기사 개인의 일탈로만 볼 수 없다.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은 운수종사자가 '여객의 편의'를 해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으며, 운송사업자는 '안전운행과 여객의 편의 또는 서비스 개선'을 위한 지도·확인 의무를 지키도록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해당 버스회사는 운수종사자에 대한 적절한 관리·감독 의무를 다하지 못한 책임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버스회사 측은 사건에 대한 자체 조사를 거쳐 기사에 대한 감봉 등 징계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관할 관청은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에 따라 운송사업자에게 시정명령, 사업정지, 과태료 부과 등의 행정처분을 내릴 수도 있다.
"손이 떨렸다" 피해 승객, 정신적 손해배상 가능
이번 사건의 피해자들은 단순히 불편을 겪은 것을 넘어 심각한 정신적 충격을 호소하고 있다. "많이 놀라 당시에는 손이 떨렸다"는 한 승객의 진술처럼, 이들은 민법 제750조에 따라 정신적 피해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를 할 수 있다.
이와 유사한 사례를 보면, 대중교통 운행 중 발생한 운전자와 승객 간의 다툼에서 피해가 발생한 경우 법원은 가해자에게 벌금형 이상의 형사처벌과 더불어 피해자에 대한 손해배상 의무를 인정하고 있다.
이는 대중교통 서비스 종사자의 폭언이나 폭행이 개인 간의 문제만이 아닌, 공공의 안전과 직결되는 중대한 사안임을 보여준다.
재발 방지 위한 근본적 해결책은?
이번 사건은 버스 지연과 같은 사소한 문제도 적절한 대응이 이뤄지지 않으면 큰 갈등으로 번질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경고다.
대중교통 서비스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운수종사자 교육을 통해 고객 서비스 및 감정 관리 교육을 강화하고 ▲버스 지연 등 상황 발생 시 승객들에게 사과와 함께 상황을 설명하는 표준 대응 매뉴얼을 마련하는 등 근본적인 시스템 개선이 필요하다.
이번 사건은 우리 사회에 공공 서비스의 질과 종사자의 윤리 의식에 대한 중요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