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행자 지나는데 '노룩' 우회전…사람 안 쳤으니 안심이라고요?
보행자 지나는데 '노룩' 우회전…사람 안 쳤으니 안심이라고요?
횡단보도 보행자 보호 의무 위반, 20만원 이하 벌금
보행자가 놀라서 넘어졌다면? 업무상 과실치상죄도 성립 가능

초록불 신호에 횡단보도를 건너던 한 여학생이 무정차 우회전하는 대형버스에 치일 뻔한 일이 벌어졌다. 다행히 보행자는 다치지 않았으나, 횡단보도 초록불 신호에 멈추지 않고 그냥 지나간 버스 기사의 법적 책임은 없는지 알아봤다. /유튜브 한문철 TV 캡처·편집=조소혜 디자이너
충북 청주에서 초록불에 맞춰 횡단보도를 건너던 한 여학생이 자칫 큰 사고를 당할뻔 했다. 대형버스 한대가 주변을 제대로 살피지도 않고 무정차 우회전을 했기 때문.
지난달 30일, 유튜브 채널 '한문철 TV'에 해당 장면이 담긴 블랙박스 영상이 공개되자 공분이 일었다. 누리꾼들은 "순간적으로 몸을 피한 여학생 '덕에' 당사자도, 버스 기사도 화를 면한 것"이라고 심각성을 지적했다.

그런데, 결과적으로 차로 사람을 치지 않았으니 그것만으로 책임을 피할 수 있는 걸까? '노룩' 우회전을 한 버스 기사가 지게 될 법적 책임에 대해 로톡뉴스가 정리해봤다.
운전자가 횡단보도 앞 보행자를 보호하는 일은 도로교통법이 제정·시행된 1962년부터 줄곧 유지됐던 법적 의무다.
도로교통법에 따르면 모든 운전자는 보행자가 횡단보도를 무사히 건널 수 있도록 일시 정지해야 하고(제27조), 이를 어길 시 20만원 이하 벌금 등에 처한다(제156조 제1항 제1호).
서초동의 A 변호사는 "보행자가 이미 길을 건너고 있던 상황에서 버스가 진입한 만큼 도로교통법 위반으로 처벌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B 변호사는 "버스 기사에게 업무상 과실치상 혐의가 적용될 수도 있다"고 봤다.
B 변호사는 "차량에 사람이 직접 부딪치지 않았더라도 처벌 가능성이 있다"면서 "만약 피해자가 갑자기 진입한 버스로 인해 놀라서 넘어지는 등 상해를 입었다면, 업무상 과실치상죄가 적용될 수 있다"고 짚었다.
법원 판례에 따르면, 사람의 몸에 직접 닿지 않았더라도 가까이에서 유형력을 행사해 다치게 했다면 혐의가 인정된 적도 있었다.
또한 우리 형법은 '과실(실수)'로 사람을 다치게 한 경우도 처벌하고 있다. 실수라고 하더라도, 사람을 다치게 한 이상 책임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버스 기사처럼 업무를 하던 중 사고를 낼 경우, 5년 이하 금고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제268조).
이 기사는 로톡뉴스의 윤리강령에 부합하는 사실 확인을 거쳤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