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카범' 직장 동료, 섣불리 퇴사 압박하면 피해자가 '협박범'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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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카범' 직장 동료, 섣불리 퇴사 압박하면 피해자가 '협박범' 될 수 있다

2025. 07. 29 16:27 작성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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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들 "퇴사 종용은 협박죄 위험”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평범한 직장인이었던 B씨의 세상은 그날 무너졌다. 사랑했던 남자친구 A씨의 휴대전화에서 자신의 신체를 몰래 촬영한 영상, 소위 '몰카'를 발견한 순간이었다. 더 큰 비극은 A씨가 여전히 같은 회사, 같은 건물에서 매일 얼굴을 마주해야 하는 직장 동료라는 사실이다. B씨는 "가해자의 얼굴을 매일 봐야 하는 건 살아있는 지옥"이라며 고통을 호소했다.


이 지옥에서 벗어나기 위해 B씨는 가해자의 퇴사를 압박할 방법을 찾았다. 하지만 돌아온 것은 변호사들의 차가운 경고였다. "섣불리 행동했다간, 피해자가 '협박죄' 가해자로 역고소당할 수 있습니다."


피해자의 복수 계획, 왜 위험한가

B씨는 회사의 '금고 이상 형 확정 시 당연면직' 규정을 이용해 A씨에게 내용증명을 보내려 했다. '유죄가 나오면 어차피 해고될 테니 스스로 그만두라. 아니면 회사에 판결문을 내겠다'는 최후통첩이었다.


하지만 변호사들은 B씨의 계획이 "매우 위험한 발상"이라고 입을 모았다. 자칫 피해자가 가해자로 뒤바뀔 수 있는 법적 함정이 숨어있기 때문이다.


법무법인(유한) 한별 이주한 변호사는 "‘회사에 알릴 테니 스스로 사직하라’는 식의 내용증명은 상대방에게 공포심을 일으키는 '해악의 고지'에 해당할 수 있다"며 "이는 형법상 협박죄나 강요죄로 역고소당할 완벽한 빌미를 제공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법률사무소 장우 이재성 변호사 역시 "설령 가해자가 유죄 판결을 받을 것이 확실해 보여도, 그 결과를 이용해 퇴사를 압박하는 순간 협박죄가 성립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경고했다. 정당한 분노가 불법적인 위협으로 변질될 수 있다는 의미다.


되레 발목 잡는 피해자의 '스토킹 전과'

상황을 더 복잡하게 만드는 것은 B씨가 이미 A씨로부터 스토킹 혐의로 고소당해 벌금형을 받은 전력이다. A씨의 범죄를 알아내 항의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일이었지만, 이 '전과'는 B씨의 발목을 잡는 족쇄가 됐다.


법무법인대한중앙 조기현 변호사는 "B씨가 직접 상대방에게 연락하면 스토킹이 추가로 성립할 것이 분명하다"며 "반드시 변호사 조력 하에 법리적 검토가 완료된 법무법인 명의의 내용증명을 발송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B씨가 직접 나설 경우, A씨는 ‘과거에도 나를 스토킹했던 사람이 또다시 연락해 압박한다’고 주장하며 B씨를 스토킹이나 협박 혐의로 다시 고소할 빌미를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변호사들이 제시한 유일한 해법

그렇다면 B씨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걸까. 전문가들은 감정적인 대응 대신 법적 절차에 따라 가장 안전한 길을 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 방법은 바로 ‘선(先) 판결, 후(後) 신고’다.


우선 현재 진행 중인 A씨의 카메라등이용촬영죄 재판에 집중해 유죄 판결을 받아내는 것이 첫 번째다. 이후 법원에서 A씨에게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그때 비로소 회사에 공식적으로 판결문을 제출해 사규에 따른 절차를 밟도록 하는 것이다.


이 방식은 B씨가 A씨를 직접 압박하는 것이 아니라, 확정된 판결이라는 객관적 사실을 회사에 전달하는 정당한 권리 행사에 해당해 협박죄 등으로 문제 될 소지가 거의 없다.


JY법률사무소 이종민 변호사는 “법률대리인을 통해 법에 저촉되지 않는 내용으로 문서를 보내는 것이 안전하다”며, 섣부른 직접 대응의 위험성을 재차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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