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안에서 오토바이와 '쾅'…"어차피 법으로 처리 못 한다" 배짱부리는 가해자
학교 안에서 오토바이와 '쾅'…"어차피 법으로 처리 못 한다" 배짱부리는 가해자
교내에서 사고 내고서 "경찰에 신고해도 소용없다"며 배짱
도로교통법 적용 못 하지만,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위반으로 처벌 가능

오랜만에 학교에 갔다가 사고를 당한 A씨. 가해자 B씨는 오토바이로 인도에서 주행을 하다 앞서 걷고 있던 A씨를 뒤에서 들이받았다. /셔터스톡
오랜만에 학교에 갔다가 사고를 당한 A씨. 사고를 당한 곳은 학교 캠퍼스 내, 사고 가해자는 같은 학교 학생이다. 가해자 B씨는 오토바이로 인도에서 주행을 하다 앞서 걷고 있던 A씨를 뒤에서 들이받았다. 이로 인해 크게 넘어진 A씨는 팔과 무릎 등을 다쳤다.
그런데 B씨는 적반하장이었다. '이륜차 통행금지' 표지판도 세워져 있는 인도에서 주행한 게 문제가 아닌가 싶었지만, 오히려 "왜 비키지 않아 사고를 내게 하냐"며 A씨에게 화를 내 황당하기만 했다. 이에 A씨가 경찰에 신고하려고 하자 "어차피 학교 안은 도로교통법이 적용 안 된다"며 "소용없을 것"이라고 비꼬기까지 했다. 실제 경찰로부터 "법으로 처리하기 어려워 서로 합의하는 게 좋을 것 같다"는 답변을 받기도 했다.
사고를 내고도 뻔뻔한 B씨. "각자 해결하자"며 사고를 없던 일로 만들려고 하는 게 너무나 괘씸하고 억울하다. 정말 법으로 해결할 방법이 없는 것인지, 변호사에게 물었다.
도로교통법은 '도로'에서 일어나는 교통상의 모든 위험과 장해를 제거해, 안전하고 원활한 교통을 확보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여기서 말하는 도로는 '불특정 다수의 사람이나 차가 통행할 수 있도록 공개된 장소'로서 안전하고 원활한 교통을 확보할 필요가 있는 장소로 정의된다.
변호사들은 학교 캠퍼스 안이 도로교통법상 도로에 해당하지 않을 것으로 봤다. 그렇다면, 가해자의 말대로 법으로 처리할 수 없으니 각자 해결하는 게 맞는 걸까.
이에 대해 변호사들은 고개를 저었다. 법무법인 명재의 하나 변호사는 "교통사고가 났을 경우, 도로에서 발생한 사고가 아니라도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을 적용할 수 있다"며 "교통사고가 발생했을 때 처벌하는 규정은 도로교통법이 아닌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에서 규정하고 있다"며 말했다.
법무법인 선승의 안영림 변호사 역시 위 의견에 동의했다. 그러면서 안 변호사는 1996년 대법원 판례를 소개했다. 당시 대법원은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이 정한 교통사고는 도로교통법상 도로에서 발생한 교통사고뿐 아니라, 차의 교통으로 인해 발생한 모든 경우에 적용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고 판시했다. (대법원 96도1848 판결)"
따라서 도로가 아닌 곳에서 사고가 난 경우라 해도,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상 책임을 벗어날 수는 없다는 것이다. 하나 변호사는 "상대방의 과실로 교통사고가 발생한 것이라면, 그 장소가 교내라 해도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위반(치상)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안영림 변호사 역시 "앞에서 걷던 A씨가 뒤에서 오는 오토바이까지 확인하는 것은 사실상 어려워 보이므로, 오토바이 운전자의 과실이 인정될 것으로 판단된다"며 "상해 진단서를 발급받은 뒤 경찰에 상대방을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위반으로 고소할 수 있을 것"으로 말했다.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에 따르면, 차의 운전자가 교통사고로 인해 사람을 사상에 이르게 한 경우 5년 이하의 금고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