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어도 된다" 외치며 얼굴 짓밟았는데 '살인미수' 무죄?…법원이 본 결정적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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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어도 된다" 외치며 얼굴 짓밟았는데 '살인미수' 무죄?…법원이 본 결정적 차이

2026. 01. 26 13:51 작성
조연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yj.jo@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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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서 벌어진 잔혹한 폭행 사건

재판부 "살인의 미필적 고의 인정할 증거 부족" 판단

중상해죄로 징역 4년 선고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술자리에서 처음 본 이가 선배 행세를 한다는 이유로 얼굴을 수차례 짓밟아 의식불명 상태에 빠뜨린 20대 남성에게 법원이 실형을 선고했다.


다만, 검찰이 주위적 공소사실로 기소한 '살인미수'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로 판단하고 '중상해죄'를 적용했다. 피고인이 폭행 당시 "죽여버리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음에도 법원이 살인의 고의를 인정하지 않은 배경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선배 행세 기분 나빠"…술자리 시비가 부른 참혹한 폭행

사건은 지난 2024년 12월 21일 밤, 강원도 춘천시의 한 주점에서 시작되었다. 당시 피고인 A씨는 동네 선배인 지인 및 그 일행인 피해자 D씨(55세)와 우연히 합석해 술을 마셨다. 이 과정에서 A씨는 과거의 잘못을 이유로 지인에게 폭행을 당했고, 지인이 자리를 떠난 뒤 얼굴만 아는 사이였던 D씨가 선배 행세를 하며 자신을 대하는 것에 강한 불만을 품게 되었다.


분노를 참지 못한 A씨는 다음 날인 22일 00:15경, 주점 앞길에서 D씨를 향해 잔혹한 폭행을 시작했다. A씨는 주먹으로 D씨의 얼굴을 때리고 발로 차 넘어뜨린 뒤, 머리채를 잡아당기며 무차별적인 공격을 가했다. 주점 업주의 만류로 잠시 실내로 들어갔던 A씨는 다시 밖으로 나와, 바닥에 누워 저항하지 못하는 D씨의 얼굴을 수차례 밟고 걷어찼다.


이 일련의 과정은 현장 CCTV에 고스란히 담겼다. 영상에 따르면 A씨는 행인들의 제지에도 불구하고 약 10분간 폭행을 지속했으며, 심지어 쓰고 있던 모자와 손바닥을 이용해 누워 있는 D씨의 얼굴을 내리치기도 했다. 이 범행으로 D씨는 외상성 경막하출혈 및 두개내출혈 등의 중상을 입고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다.


"죽여버리겠다" 폭언에도 '살인미수'는 무죄, 왜?

춘천지방법원 제2형사부(재판장 김성래)는 살인미수와 중상해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4년을 선고했다. (사건번호: 2025고합10, 2025전고3) 재판의 최대 쟁점은 A씨에게 '살인의 고의'가 있었는지 여부였다. 검찰은 A씨가 폭행 당시 "죽어도 된다"고 말하거나 체포 당시 "죽여버리겠다"고 발언한 점을 근거로 살인의 미필적 고의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검찰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살인의 고의는 범행의 동기, 공격 부위의 반복성, 사망 결과 발생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특히 CCTV 분석 결과, A씨가 폭행을 가하다가 스스로 멈추기를 반복한 점과 아무런 저항을 하지 못하는 피해자에게 치명적인 수준의 중한 유형력을 더 행사할 기회가 있었음에도 그러지 않았다는 점을 주목했다.


또한 재판부는 "당시 현장에 있던 업주나 목격자, 출동한 경찰관들이 처음에는 피해자의 상태를 확인하거나 응급조치를 하지 않았던 점으로 보아, 당시 현장 상황이 즉각적인 사망의 위험을 예견할 정도는 아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A씨가 내뱉은 극단적인 발언 역시 "흥분한 상태에서 분노를 표현한 것으로 볼 여지가 충분하다"며 이를 살인의 고의를 뒷받침하는 결정적 증거로 보지 않았다.


의식불명 피해자 가족들 엄벌 탄원…법원 "누범 기간 중 범행 죄책 무겁다"

비록 살인미수 혐의는 무죄로 판단되었으나, 재판부는 A씨의 범행 수법이 매우 잔혹하고 결과가 중대하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재판부는 "별다른 저항을 할 수 없었던 피해자의 얼굴과 머리 부위를 수차례 짓밟은 행위는 죄책이 매우 중하다"며 "피해자는 현재까지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음에도 피고인은 피해 회복을 위한 어떠한 노력도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특히 A씨가 과거 야간주거침입절도죄 등으로 징역형을 살고 나온 지 불과 수개월 만에, 즉 누범 기간 중에 다시 범행을 저질렀다는 점이 양형에 불리하게 작용했다. 피해자의 가족들 또한 법정에 A씨에 대한 엄벌을 강력히 탄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중상해 범행 자체는 인정하며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는 점 등을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하되, 범행의 동기와 수단, 결과 등 모든 양형 조건을 종합해 형을 정했다"고 밝혔다. 한편 검찰이 청구한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 명령에 대해서는 살인미수 혐의가 인정되지 않음에 따라 기각 결정을 내렸다.


[참고] 춘천지방법원 2025고합10 판결문 (2025. 6. 19. 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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