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락두절에 정신질환까지"... 빚더미 남기고 떠난 외삼촌, '빚 폭탄'은 누구에게 터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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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락두절에 정신질환까지"... 빚더미 남기고 떠난 외삼촌, '빚 폭탄'은 누구에게 터지나

2025. 12. 01 15:41 작성
조연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yj.jo@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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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순위 자녀들의 '무대응'이 불러올 의외의 법적 결과

2순위 형제들에겐 오히려 다행?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고인의 빚이 남은 가족에게 넘어가는 '빚 상속' 문제는 언제나 뜨거운 감자다. 특히 1순위 상속인이 연락 두절되거나 심신미약 상태여서 법적 절차를 밟을 수 없는 경우, 차순위 상속인들의 불안감은 커질 수밖에 없다.


최근 A씨는 부채가 자산보다 많은 상태로 사망한 외삼촌의 사례를 두고 법률 자문을 구했다. 1순위 상속인인 사촌들이 각각 연락 두절과 정신질환으로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못하고 있는데, 이대로 시간이 흐르면 그 빚이 고인의 형제자매(2순위)에게 넘어오는 것 아니냐는 우려에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1순위 상속인들이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는 상황이 역설적으로 2순위 상속인들에게는 '채무 상속'을 막아주는 결과가 된다.


1순위의 침묵, 법적으로는 '단순승인' 간주

민법상 상속인은 상속 개시가 있음을 안 날로부터 3개월 내에 단순승인, 한정승인, 상속포기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만약 이 기간 내에 특별한 의사 표시가 없다면 '단순승인'을 한 것으로 간주한다. 단순승인이란 고인의 재산과 빚을 모두 조건 없이 물려받는 것을 뜻한다.


법무법인 창세 김정묵 변호사는 "외삼촌이 사망한 시점에서 1순위 상속인인 자녀 2명에게 자산과 부채 모두가 함께 상속된다"며 "연락이 닿지 않거나 의사 능력이 없는 경우라도, 별도의 조치를 하지 않으면 단순승인으로 간주되어 부채까지 상속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즉, 1순위 상속인들이 행방불명이나 질병으로 인해 법원에 상속포기 등을 신청하지 못하고 3개월이 지나면, 고인의 빚은 1순위 상속인들에게 그대로 확정된다.


법무법인 대한중앙 조기현 변호사 역시 "특별한 조치 없이 일정 기간이 지나면 1순위 상속권자에게 부채가 상속된다"고 확인했다.


2순위에게 불똥 튈까? "1순위 포기 없으면 안전"

A씨가 가장 걱정한 부분은 1순위가 능력이 없어 빚을 감당하지 못할 때, 그 책임이 2순위인 형제자매(A씨의 부모 등)에게 넘어오느냐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상속 순위의 원칙상 '1순위의 상속포기'가 선행되지 않는 한 2순위에게 기회(또는 위기)는 오지 않는다고 설명한다.


법무법인 정담 김현수 변호사는 "자녀 2명이 상속포기를 하지 않는 한 2순위 상속인들에게 상속이 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1순위가 빚을 떠안는 것으로 확정되기 때문에, 2순위까지 상속 순번이 내려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법무법인 호평 배성환 변호사는 "1순위 상속인이 전원 상속포기를 완료해야만 2순위 상속인에게 상속이 넘어간다"며 "현재처럼 1순위 상속인이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면 2순위로 상속이 넘어가지 않는다"고 조언했다.


따라서 2순위 상속인들은 현재 시점에서 별도의 법적 대응을 할 필요가 없다. 법무법인 심 심규덕 변호사는 "2순위 상속인은 1순위 전원이 상속포기하는 경우에만 상속이 가능하며, 만약 2순위 상속인이 되더라도 그때부터 새로운 3개월의 숙려기간이 부여된다"고 덧붙였다.


'1순위 구제' 위한 법적 장치는 존재

A씨 가족 등 2순위 상속인들은 부채의 위협에서 벗어났지만, 판단 능력이 없거나 행방을 알 수 없는 1순위 자녀들이 고스란히 빚을 떠안게 되는 것은 안타까운 현실이다.


이에 대해 법무법인 쉴드 이진훈 변호사는 1순위 상속인들을 돕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했다.


이 변호사는 "입원 중인 상속인에 대해서는 가정법원에 성년후견을 청구하고, 선임된 후견인이 한정승인 또는 포기를 진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한 연락 두절인 상속인에 대해서는 "부재자 재산관리인 선임이나 실종선고 등을 통해 절차를 진행하거나, 이해관계인으로서 상속재산관리인 선임을 신청해 재산을 보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결국 이 사건은 1순위 상속인들의 '부작위(아무것도 하지 않음)'가 법적으로는 '빚의 승인'으로 이어지며, 이로 인해 상속 순위가 후순위로 넘어가지 않고 종결되는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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