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대학생 캄보디아 납치·고문 사망... 사법 정의 실현 가능성은?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한국인 대학생 캄보디아 납치·고문 사망... 사법 정의 실현 가능성은?

2025. 10. 10 19:30 작성
조연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yj.jo@lawtalknews.co.kr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해외 취업 사기 미끼 한국인 대상 범죄 급증

'잔혹한 고문 사망' 법적 쟁점과 처벌 수위 긴급 점검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캄보디아에 박람회를 다녀오겠다며 집을 떠난 한국인 대학생(22)이 현지에서 납치되어 고문을 당한 후 심장마비로 사망하는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피해자는 2025년 7월 17일 캄보디아에 도착했으며, 일주일 후 가족들은 정체불명의 남성으로부터 "사고를 쳐서 감금됐다. 5000만 원을 보내주면 풀어주겠다"는 협박 전화를 받았다.


전화를 건 남성은 조선족 말투를 사용한 것으로 전해진다.


가족들이 캄보디아 대사관과 경찰에 신고했으나 정확한 감금 위치를 파악하지 못했고, 최초 협박 전화 나흘 후 연락마저 두절되었다.


결국 피해자는 약 3주 뒤인 8월 8일, 캄보디아 캄포트주의 보코르산 범죄 단지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현지 경찰은 피해자의 사망 원인을 고문과 극심한 통증으로 인한 심장마비로 파악하고 경북경찰청과 공조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치솟는 한국인 납치 범죄... 외교부, 여행경보 발령

이번 사건은 캄보디아 내 한국인 대상 범죄의 심각성을 다시 한번 드러냈다. 캄보디아에서 한국인 납치 신고 건수는 2022~2023년 연간 10~20건 수준이었으나, 지난해 220건, 올해 8월까지 330건으로 급증했다.


이들 중 상당수는 고수익을 미끼로 한 해외 취업 사기에 속아 납치된 피해자로 알려졌다.


이에 외교부는 지난달 17일 캄보디아 프놈펜 등 일부 지역에 대해 여행경보 2단계(여행자제) 및 특별여행주의보를 발령하며 재외국민 보호 의무 이행에 나섰다.


법적 쟁점 1: '외국인' 범죄자, 한국 법정에 세울 수 있나

외국에서 외국인이 한국인을 상대로 범죄를 저지른 이번 사건의 가장 큰 법적 쟁점은 한국 형법의 적용 가능성, 즉 국외범 처벌 문제이다.


현행 형법 제6조(대한민국과 대한민국국민에 대한 국외범)는 "대한민국영역외에서 대한민국 또는 대한민국국민에 대하여... 죄를 범한 외국인에게 적용한다"고 규정한다.


따라서 피해자가 한국인이라는 점에서 범인들에게 한국 형법을 적용할 수 있다.


적용 가능한 범죄는 다음과 같다.


살인죄(형법 제250조): 고문과 극심한 통증으로 인한 심장마비 사망에 대해 적용된다.


체포·감금죄(형법 제276조): 피해자를 감금한 행위에 대해 적용된다.


약취·유인죄(형법 제287조, 제288조): 영리 목적으로 납치한 행위에 대해 적용되며, 특히 약취·유인죄는 세계주의 원칙이 도입되어 범인의 국적과 무관하게 한국 형법이 적용될 수 있다.


공갈죄(형법 제350조): 가족에게 "5000만 원을 보내주면 풀어주겠다"고 협박한 행위에 대해 적용된다.


다만, 형법 제6조 단서에 따라 행위지(캄보디아) 법률에 의해서도 범죄가 구성되어야 하고 소추 또는 형의 집행이 면제되지 않아야 한국 형법이 적용될 수 있다. 납치, 감금, 살인 등 중대 범죄는 캄보디아 법률상으로도 범죄를 구성할 가능성이 높다.


법적 쟁점 2: 범인 검거 위한 '국제 공조'와 '범죄인 인도'

범인들이 캄보디아에 소재하는 경우, 한국이 재판권을 행사하기 위해서는 국제형사사법공조를 통한 수사 및 범죄인 인도가 필수적이다.


검사는 국제형사사법공조법에 따라 캄보디아 당국에 범인의 신원 및 소재 파악, 증거 수집 등을 요청할 수 있다. 만약 범인이 특정되면, 한국 정부는 캄보디아 정부에 범죄인 인도를 요청하게 된다.


범죄인 인도는 양국 간 조약이 있거나 상호주의 원칙에 따라 가능하다.


예상 처벌 수위: 잔혹성 고려 시 '무기징역' 가능성도

범인들이 체포되어 한국에서 재판을 받을 경우, 범죄의 잔혹성과 계획성 등을 고려할 때 매우 중한 처벌이 예상된다.


만약 범인들이 금품을 강취할 목적(5000만 원 요구)으로 납치한 후 고문하여 살해한 것으로 인정되면 강도살인죄(형법 제338조)가 성립할 가능성이 높다.


강도살인죄의 법정형은 사형 또는 무기징역이다.


최근 판례 동향을 볼 때, 강도살인죄에 대해서는 대개 무기징역이 선고되는 추세이며, 극히 일부 사례에서만 피고인의 정신장애, 반성 등 특별한 사정을 고려하여 징역 23년에서 40년 사이의 유기징역형이 선고되기도 한다.


강도 목적이 인정되지 않더라도 살인죄와 영리약취죄가 성립할 경우에도 징역 30년에서 40년 정도의 중형이 선고될 수 있다. 피해자를 고문하여 사망에 이르게 한 잔혹한 범행수법은 특별 가중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 가족 권리 구제와 국가의 의무

피해자 가족들은 형사 절차에서 고소 및 고발, 배상명령 신청 등의 권리를 행사할 수 있으며, 범인들을 상대로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도 가능하다. 다만, 범죄가 외국에서 발생했기 때문에 범죄피해자 구조금 지급은 어려울 수 있다.


이번 사건은 국가의 재외국민 보호 의무를 다시 한번 환기시킨다.


외교부의 여행경보 발령은 보호 조치의 일환으로 평가되나, 해외 취업 사기를 미끼로 한 조직적인 범죄에 대한 국제 공조를 통한 범죄 조직 소탕 및 해외 취업 알선 업체에 대한 철저한 검증 등 근본적인 예방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나만 모르는 일상 법률 상식, 매일 아침 배달해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