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천만원 뜯기고 해고…벼랑 끝 피해자 울린 '개인회생'의 두 얼굴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8천만원 뜯기고 해고…벼랑 끝 피해자 울린 '개인회생'의 두 얼굴

2025. 12. 15 12:03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보이스피싱 피해자가 마주한 법의 문턱과 구제 절차의 현실

보이스피싱 사기로 빚과 실직을 겪은 피해자는 개인회생을 신청하려 해도 '꾸준한 소득'이 없어 기각되는 모순에 처했다./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사기 빚 탕감된다더니…'월급' 없으면 기각? 보이스피싱 피해자의 눈물


6개월 전 걸려온 전화 한 통이 A씨의 모든 것을 앗아갔다. 8천 만원. 평생 만져보기도 힘든 돈이 순식간에 사라졌고, 충격에 업무 집중력을 잃은 그에게 회사는 퇴사 통보라는 비수를 꽂았다.


빚더미와 실직. 사방이 막힌 절벽 끝에서 A씨는 '개인회생'이라는 마지막 동아줄을 발견했다.


"빚도 탕감된다고요? 실낱같은 희망"


"죽으란 법은 없다"는 말이 현실이 되는 걸까. A씨는 사기당한 빚도 법의 보호를 받을 수 있다는 소식에 실낱같은 희망을 품었다.

법조계에 따르면, 보이스피싱 피해로 발생한 채무는 사기 피해라는 특수성을 인정받아 개인회생을 통해 구제받을 길이 열려있다. 법원이 피해자의 절박한 상황을 외면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A씨는 당장이라도 법원으로 달려가고 싶었다.


"월급 없으면 말짱 도루묵, 이게 법입니까?"

하지만 희망은 곧 절망으로 바뀌었다. 개인회생의 문을 여는 열쇠는 '꾸준한 소득'이었기 때문이다.


법조계에 따르면 개인회생은 법원이 정한 최저생계비를 제외한 소득으로 3년간 빚을 갚는 제도다. 따라서 정기적인 수입이 없다면 변제 계획 이행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판단돼 신청이 기각될 수 있다.


피해자를 구제하는 제도라면서, 당장 일자리를 잃은 피해자에게는 '그림의 떡'인 셈이다. A씨는 "피해자를 두 번 죽이는 법이 어디 있냐"며 울분을 토했다.


재기를 위해선, 슬퍼할 겨를도 없이 당장 어떤 일이든 구해 소득을 증명해야 하는 가혹한 현실과 마주했다.


"3년만 버티면 새 인생? 빚 독촉은 멈춘다"

만약 A씨가 다시 일자리를 구해 개인회생 절차에 올라탄다면, 지긋지긋한 빚 독촉 전화와 압류 통지에서는 즉시 해방된다. 법원의 개시 결정이 나는 순간 모든 추심 행위(빚 독촉)가 법적으로 금지되기 때문이다.


이후 법원이 정해준 1인 가구 최저 생계비(2024년 기준 약 134만원)를 뺀 나머지 월급을 3년간 성실히 갚아나가면, 남은 빚 전액을 법적으로 탕감받고 '새로운 사람'으로 다시 태어날 기회를 얻는다. 빚 독촉의 공포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A씨에겐 가뭄의 단비 같은 소식이었다.


"사기꾼 잡으려다 내 발등 찍을 수도"

A씨가 사기범을 상대로 진행 중인 민사소송은 예상치 못한 '덫'이 될 수 있다. 만약 소송에서 이겨 피해금을 일부라도 돌려받게 된다면, 이 돈은 A씨의 재산으로 편입돼 빚 갚는 데 우선 사용될 가능성이 높다.


사기꾼에게서 돈을 되찾으려는 노력이 오히려 매달 갚아야 할 돈(월 변제금)을 늘리는 부메랑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피해 회복을 위한 마지막 몸부림마저 신중해야 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정 안되면 '파산'…결국은 전문가 조력이 관건"

끝내 소득을 증명할 길을 찾지 못한다면 '개인파산'이라는 마지막 선택지가 남는다. 꾸준한 변제를 전제로 하는 회생과 달리, 파산은 빚 갚을 능력이 전무하다고 법원이 인정할 때 남은 빚 전체를 없애주는 제도다.


하지만 이 역시 간단치 않다. 법조계에서는 개인회생·파산은 서류 준비부터 법원 심리까지 절차가 매우 복잡하고, 저렴한 수임료만 앞세우는 비전문가에게 맡겼다가 기각돼 시간과 돈만 날리는 사례가 많아 반드시 해당 분야 경험이 풍부한 전문가와 상담해야 한다고 권고한다.


벼랑 끝에 내몰린 A씨가 법이라는 차가운 시스템을 딛고 다시 일어서기 위해선, 그의 손을 잡아줄 유능하고 따뜻한 조력자를 만나는 것이 무엇보다 절실해 보인다.

나만 모르는 일상 법률 상식, 매일 아침 배달해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