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찾기’로 쫓아간 에어팟 도둑, 발로 뛴 피해자 합의금 적정선은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나의 찾기’로 쫓아간 에어팟 도둑, 발로 뛴 피해자 합의금 적정선은

2026. 09. 03 10:32 작성
조연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yj.jo@lawtalknews.co.kr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술집 직원이 숨긴 에어팟

고시텔까지 위장 잠입해 찾아내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A씨는 최근 술집에 두고 온 고가의 무선 이어폰을 잃어버렸다. 아이폰의 ‘나의 찾기’ 기능으로 확인해 보니, 위치는 낯선 고시텔을 가리키고 있었다.


경찰의 즉각적인 도움을 받기 어렵게 되자 A씨는 직접 범인 추적에 나섰다. 방을 보러 온 것처럼 위장해 고시텔에 들어간 뒤, 소리 울림 기능으로 범인이 있는 방을 특정해 경찰에 신고했다. 범인은 다름 아닌 A씨가 방문했던 술집 직원이었다.


결국 에어팟을 되찾고 사건은 검찰로 넘어갔지만, 수사관은 A씨에게 합의 의사를 물었다. 직접 발로 뛰며 범인을 잡기까지 마음고생이 심했던 A씨. 과연 어느 정도의 합의금을 받아야 이 모든 피해를 보상받을 수 있을까?


단순 분실물 습득? 가게 직원이 가져가면 ‘절도죄’ 될 수도

A씨는 최근 한 술집에서 에어팟 프로 2를 떨어뜨렸다. 다음 날 분실 사실을 알고 ‘나의 찾기’를 켰지만, 에어팟은 엉뚱한 고시텔에 있었다.


경찰을 불렀지만 고시텔 주인의 반대로 방을 확인할 수 없었다. 결국 A씨는 누나와 함께 방을 구하러 온 척 고시텔에 들어가, 소리 울림 기능으로 특정 호실을 찾아냈다.


이 정보를 토대로 경찰에 진술서를 접수했고, 며칠 뒤 해당 호실에 살던 술집 직원 B씨가 자백했다.


B씨는 “돌려주려 했다”고 주장했지만, 변호사들은 B씨의 행위가 단순 점유이탈물횡령죄를 넘어 더 무거운 ‘절도죄’에 해당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가게처럼 관리자가 있는 장소에서 직원이 손님 물건을 가져간 경우 법적 책임이 더 무거워진다는 것이다.


법무법인 목민 박현익 변호사는 “고객이 식당이나 술집 등 관리자가 있는 장소에 두고 간 물건을 종업원이 가져간 경우 점유물이탈횡령죄가 아닌 ‘절도죄’가 성립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가게에 두고 간 물건은 가게 주인의 점유 아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법무법인 베테랑 오승윤 변호사 역시 “분실 모드 알림과 사운드 재생이 반복되었음에도 묵살했고, 피해자가 직접 추적해 경찰을 동반하기 전까지 반환하지 않았으므로 피의자의 ‘돌려주려 했다’는 변명은 고의적 영득의사를 덮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법적으로 절도죄는 6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 벌금, 점유이탈물횡령죄는 1년 이하 징역이나 300만원 이하 벌금으로 처벌 수위에서 큰 차이가 난다.


변호사들 “50만~100만원 선이 현실적…무리한 요구는 역효과”

그렇다면 A씨가 받을 수 있는 적정 합의금은 얼마일까. 다수 변호사는 물건값이 비싸지 않은 재산 범죄에서 피해품이 반환된 점을 고려할 때 통상 50만원에서 100만원 선이 현실적인 금액이라고 봤다.


오승윤 변호사는 “실무상 물품이 반환된 소액 절도·점유이탈물횡령 사건의 형사합의금은 통상 50만~100만원 선에서 가장 많이 성립한다”며 “가해자의 직업 유지나 전과 방지가 절실할 경우 최대 200만원 수준까지 책정되기도 한다”고 밝혔다.


A씨가 직접 발로 뛰며 겪은 고생은 합의금을 정할 때 중요한 고려 요소다.


법률사무소 새율 윤준기 변호사는 “물건 자체는 회수되었지만 상당 기간 소리가 울렸음에도 보관 사실을 알리지 않은 정황, 직접 위치를 추적하기까지 겪은 부담 등을 합의 조건에 반영해 주장할 여지가 있다”고 조언했다.


다만 지나치게 높은 금액을 요구하는 것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왔다.


법무법인 선승 안영림 변호사는 “너무 고액의 합의금을 요구할 경우, 상대방이 초범이라면 오히려 기소유예 처분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피의자가 무리한 합의에 응하기보다 처벌을 감수하는 쪽을 택하고, 검찰이 피해자의 요구가 과도하다고 판단해 가벼운 처분을 내릴 수 있다는 의미다.


합의 결렬 시, 민사소송 가능하지만 실익 따져야

만약 B씨가 제시하는 합의금이 만족스럽지 않다면 A씨는 합의를 거부할 수 있다. 이 경우 B씨는 합의 없이 형사 처벌을 받게 된다.


오승윤 변호사는 “합의금이 만족스럽지 않다면 굳이 합의해 주지 않고 형사 처벌을 받게 한 뒤 민사 소액소송을 검토해도 무방하다”고 말했다.


형사 절차와 별개로, A씨가 에어팟을 찾기 위해 들인 시간과 비용, 정신적 고통에 대해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하는 것이다. 다만 소액 사건의 경우 소송에 드는 비용과 시간을 고려해 실익을 신중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

이 기사, 어떻게 보셨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