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억 코인 사기, 피해자가 공범으로?…'지옥의 링'에 갇힌 투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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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억 코인 사기, 피해자가 공범으로?…'지옥의 링'에 갇힌 투자자

2025. 09. 26 10:01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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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 지인 믿고 42억 송금, 되돌아온 건 '사기 공범' 혐의…형사 처벌과 별개로 민사소송 통한 피해 회복 시급

코인 사기에 걸려 42억원을 잃은 A씨가 가해자의 '돌려막기' 수법에 연루돼 사기 공범이 됐다. /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42억 코인 사기 피해자가 경찰 조사를 받게 된 기막힌 사연


8년간 알고 지낸 지인의 말을 믿고 42억 원을 투자했다가 한순간에 모든 것을 잃은 것도 모자라, 이제는 사기 사건의 '공범'으로 경찰 조사를 받게 된 한 투자자의 기막힌 사연이 전해졌다.


거액의 사기 피해자가 어째서 피의자 신분으로 전락할 위기에 놓였을까. 법률 전문가들은 형사 절차와 별개로 신속한 민사소송을 통해 피해 회복의 '골든타임'을 잡아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원금 찾아줄게" 8년 지인의 달콤한 약속, 42억이 사라지다


사건의 시작은 8년 지기인 코인 리딩 전문가 A씨와의 거래였다. 피해자는 A씨의 조언에 따라 코인에 투자했다가 17억 원에 달하는 큰 손실을 봤다. 절망에 빠진 그에게 A씨는 "손실 본 원금을 모두 찾아주겠다"며 솔깃한 제안을 건넸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이었던 피해자는 A씨의 말을 믿고, 그가 요구하는 대로 약 10~15일에 걸쳐 총 42억 원이라는 거액을 송금했다. 하지만 돈이 모두 넘어간 지 불과 4일 만에 A씨는 연기처럼 사라졌다. 연락은 완전히 두절됐다.


피해자는 곧바로 A씨의 계좌번호와 연락처 등 신상 정보를 가지고 경찰에 신고하고 은행에 피해구제신청을 접수했다. 경찰은 즉시 수사에 착수해 A씨에 대한 영장을 발부받았다.


피해자에서 피의자로…'돌려막기'의 덫에 걸리다


하지만 얼마 뒤, 피해자는 경찰로부터 청천벽력 같은 연락을 받았다. 다른 사기 사건에 연루되었다며 조사를 받으러 오라는 것이었다. 경찰 조사에서 드러난 진실은 충격적이었다. 과거 A씨가 손실을 메꿔주겠다며 피해자에게 건넸던 17억 원이, 사실은 또 다른 사기 피해자에게서 편취한 돈이었던 것이다. 전형적인 '돌려막기' 수법에 자신도 모르는 사이 이용당한 셈이다.


이로 인해 피해자는 42억 원을 사기당한 '피해자'인 동시에, 다른 사기 범죄의 자금 세탁 통로 역할을 한 '공범'이라는 의심을 받게 됐다. 한순간에 피해자에서 피의자로 전락할 수 있는 절체절명의 위기에 놓인 것이다.


"돈 돌려받으려면 '민사소송'은 필수…형사처벌만으론 부족"


법률 전문가들은 이처럼 복잡하게 얽힌 사건일수록 형사 절차와 민사 절차를 동시에, 그리고 전략적으로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대한변호사협회 등록 형사전문 신동우 변호사는 "형사 절차는 가해자를 처벌하는 것이 목적일 뿐, 직접적인 금전 보상을 보장하지 않는다"며 "피해 금액을 돌려받기 위해서는 가해자 A씨를 상대로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민사소송을 반드시 함께 진행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즉, 형사 재판에서 A씨가 유죄 판결을 받고 감옥에 가더라도, 피해자가 돈을 돌려받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는 의미다. 민사소송을 통해 법원으로부터 '피고는 원고에게 42억 원을 지급하라'는 판결문을 받아내야만 비로소 피해 회복을 위한 법적 권리가 생긴다.


재산 빼돌리기 전 '가압류'가 승패 가른다


민사소송에서 가장 시급하고 중요한 절차는 '보전처분', 즉 가압류다. 사기범들은 보통 범행 직후 재산을 숨기거나 처분하는 경우가 많다. 법무법인 한별의 김전수 변호사는 "민사소송을 통해 최종 승소 판결을 받더라도 가해자 명의의 재산이 없다면 판결문은 종이조각에 불과하다"면서 "소송을 제기하기 전이나 소송 초기에 가해자의 부동산, 예금, 자동차 등 재산을 묶어두는 가압류를 신청해 처분하지 못하도록 막는 것이 실질적인 피해 회복의 성패를 가른다"고 조언했다.


결국 피해자는 A씨가 경찰 수사를 받는 동안 빼돌릴지 모르는 재산을 동결시키는 법적 조치를 서둘러야 하는 상황이다. 이를 위해서는 경찰 수사 과정에서 확보된 A씨의 계좌 거래 내역과 자산 정보를 최대한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다.


전문가 조언 "두 개의 전선, 두 개의 전략이 필요"


결론적으로 피해자는 '형사'와 '민사'라는 두 개의 전선에서 싸워야 한다. 형사 조사에서는 자신이 A씨의 기망 행위에 속은 또 다른 피해자일 뿐, 다른 범죄에 연루될 의도가 전혀 없었음을 적극적으로 소명해야 한다. 김일권 변호사는 "본인이 받은 17억 원이 보이스피싱 사기 피해금이라는 사실을 몰랐다는 점을 명확히 입증해 공범 혐의를 벗는 것이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동시에 민사소송 전선에서는 변호사의 조력을 받아 신속하게 소장을 제출하고, A씨의 재산을 찾아 가압류를 신청해야 한다. 42억 원이라는 천문학적인 피해액과 복잡한 법적 쟁점을 고려할 때, 홀로 소송을 진행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두 개의 전선에서 각기 다른 전략으로 싸워야만 잃어버린 재산을 되찾고 억울한 누명도 벗을 수 있는, 그야말로 '지옥의 링' 위에 서게 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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