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 성희롱, 계정 차단해도 처벌…대법, '도달' 의미 명확히 했다
트위터 성희롱, 계정 차단해도 처벌…대법, '도달' 의미 명확히 했다
2심 무죄 뒤집은 대법원
SNS 성적 조롱글, 차단 상태서도 처벌 가능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소셜미디어(SNS)에서 특정인을 향한 성적 조롱 글을 게시했다면, 상대방이 자신의 계정을 차단한 상태였더라도 처벌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이른바 '트위터 강간', '사이버 성범죄'로 불리는 온라인 성희롱 범죄의 처벌 기준을 명확히 한 판결로 주목된다.
무슨 일이 있었나
사건의 발단은 트위터(현 X)에서 시작됐다. 가해자 A씨는 피해자 B씨를 향해 "성고문하자" 등 성적 혐오감을 유발하는 글을 게시했다. 당시 B씨는 이미 A씨의 계정을 차단한 상태였으나, 다른 계정을 통해 검색하여 해당 게시글을 확인하고 A씨를 고소했다.
쟁점은 성폭력처벌법상 통신매체이용음란죄의 성립 요건인 '도달' 여부였다. 피해자가 가해자 계정을 차단해 직접 글을 볼 수 없는 상태였으므로, 성적 수치심을 일으키는 글이 피해자에게 '도달'했다고 볼 수 있는지가 재판의 핵심이었다.
1·2심 엇갈린 판단과 대법원의 파기환송
1심 재판부는 A씨의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벌금 200만 원을 선고했다. 게시글이 공개되어 있어 피해자가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확인할 수 있는 상태였으므로 도달이 인정된다고 보았다.
그러나 2심 재판부의 판단은 달랐다. 2심은 "피해자가 A씨 계정을 차단한 이상, 해당 글은 피해자에게 도달할 수 없는 상태였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피해자가 다른 계정으로 굳이 검색해서 본 것은 법리상 도달로 보기 어렵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대법원은 2심의 무죄 판결을 깨고 사건을 다시 돌려보냈다(2025도986 판결). 대법원은 통신매체이용음란죄의 '도달'을 단순히 상대방에게 직접 전달되는 경우뿐만 아니라, "상대방이 객관적으로 인식할 수 있는 상태에 두는 것"으로 폭넓게 해석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차단'은 면죄부 될 수 없다
대법원은 트위터와 같은 개방형 SNS의 특성을 주목했다. 특정인을 '멘션(@)'하여 공개적으로 글을 작성한 이상, 해당 글은 차단 여부와 관계없이 검색 등을 통해 얼마든지 확인이 가능하다.
따라서 가해자가 피해자가 인식할 수 있는 객관적인 상태를 만들어 둔 것만으로도 범죄의 성립 요건을 충족한다고 본 것이다.
이번 판결은 온라인 공간, 특히 SNS를 이용한 성범죄에 대한 중요한 법적 기준을 제시했다. 가해자가 '차단'이라는 기술적 조치를 방패 삼아 책임을 회피하려는 시도에 제동을 걸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앞으로 트위터 강간 등 SNS에서 벌어지는 각종 성희롱 및 명예훼손 사건에서 가해자의 책임을 묻는 중요한 법적 근거가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