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땅 위 이웃 창고, '보복' 무서워 14년째 속앓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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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땅 위 이웃 창고, '보복' 무서워 14년째 속앓이

2026. 03. 26 18:01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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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년이면 땅 뺏길 수도…변호사들의 '비밀 작전'은?

아버지가 물려준 땅에 이웃이 창고를 지었으나, A씨는 노모에 대한 해코지 우려로 14년 간 대응하지 못했다. / AI 생성 이미지

2010년 아버지가 물려준 땅에 버젓이 들어선 이웃의 창고. 하지만 시골에 홀로 계신 노모가 해코지당할까 두려워 14년간 말 한마디 못 꺼냈다.


20년간 점유하면 소유권을 빼앗긴다는 '점유취득시효' 마감 시한은 2030년. 남은 시간은 단 6년, 변호사들이 제시한 갈등 없는 '임대차 계약서'와 '제3자 내용증명' 중 현명한 해법은 무엇일까.


"어머니 해코지할까 두려워…" 14년간 이어진 눈물의 속앓이


2010년 부친의 별세로 시골 땅을 상속받은 A씨는 황당한 사실을 발견했다. 땅의 일부에 동네 주민이 창고를 지어 수년째 사용하고 있었던 것이다. 당장이라도 창고를 치우라고 소리치고 싶지만, 그의 발목을 잡는 건 시골에 홀로 계신 노모의 안위였다.


그는 "철거청구 및 부당이득반환 청구를 하고 싶지만, 시골에 노모 혼자 계셔서 동네분이 어머니에게 해코지를 할까 봐 나중에 하려고 합니다"라며 애타는 속내를 털어놨다.


A씨의 가장 큰 공포는 이웃이 20년간 땅을 점유해 소유권을 주장하는 '점유취득시효'가 완성되는 것. 이웃이 모르게, 조용히 내 땅을 지킬 방법은 없는 것일까.


20년 채우면 땅 뺏긴다? "상속 시점부터 시계는 다시 돈다"


A씨가 가장 두려워하는 점유취득시효(민법 제245조)는 20년간 소유의 의사로 평온·공연하게 부동산을 점유한 자에게 소유권을 인정하는 제도다.


하지만 법률 전문가들은 A씨의 경우 아직 시간이 충분하다고 입을 모은다. 핵심은 A씨가 땅을 '상속'받은 2010년.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취득시효 기간이 만료됐더라도 그 후에 땅의 소유권을 새로 취득한 사람에게는 시효 완성을 주장할 수 없다. 즉, 이웃이 2010년 이전부터 20년 이상을 점유했더라도, A씨가 상속으로 새로운 소유자가 된 2010년부터 취득시효 기간 20년이 다시 계산된다는 의미다.


따라서 A씨에게는 2030년까지 법적으로 대응할 시간이 남아 있는 셈이다.


조용한 해결책 1순위 '월세 1만원' 임대차 계약서


그렇다면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다수의 변호사들은 갈등을 최소화하는 방법으로 '토지 임대차 계약서' 작성을 1순위로 꼽았다.


법무법인 베테랑 윤영석 변호사는 "금액은 소액으로 하되, 건물을 소유하기 위해 토지를 임대하고 있음을 명시적으로 써 놓은 뒤 쌍방 날인을 하여 계약서를 만들어 두면 될 것입니다"라고 조언했다.


계약서의 존재 자체가 이웃의 점유가 소유 의사가 없는 '타주점유'라는 강력한 증거가 되어 점유취득시효 주장을 원천 봉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법무법인 심의 심규덕 변호사 역시 동네 분에게 '토지 관리 차원에서 서류 정리가 필요하다'고 설명하며 우호적인 분위기에서 접근할 것을 권했다.


최후의 수단은 '제3자 명의' 내용증명


만약 계약서 작성이 여의치 않다면, 보다 명확한 권리 행사인 '내용증명'을 보내는 방법도 있다.


내용증명은 소유권을 주장하고 점유 중지를 요구하는 공식적인 문서로, 상대방 점유의 '평온' 상태를 깨뜨려 취득시효 진행을 중단시키는 효과가 있다.


노모에 대한 보복이 걱정된다면 방법이 있다. 김경태 변호사는 "이때 발신인을 제3자 명의로 하면 어머니에 대한 해코지 우려를 줄일 수 있습니다"라며 신분을 노출하지 않는 절충안을 제시했다. 소유권을 지키려는 의사를 명확히 하되, 직접적인 마찰은 피하는 전략이다.


시간은 내 편…'증거 확보' 먼저, 소송은 '최후의 카드'


전문가들의 조언을 종합하면, A씨는 서두를 필요가 없다. 2030년까지 시간적 여유가 확보된 만큼, 노모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며 단계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현명하다.


우선 '토지 관리' 등 적당한 명분을 들어 이웃과 소액의 임대차 계약을 체결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이다.


이것이 어렵다면 제3자 명의의 내용증명, 경계 표식 설치 등으로 권리 행사의 흔적을 남겨둬야 한다. 이후 신변 안전이 완전히 확보된 시점에 본격적인 건물 철거 및 부당이득반환 청구 소송을 제기해도 늦지 않다.


소유권을 지키려는 조급함이 더 큰 화를 부를 수 있는 상황, 냉철하고 단계적인 법적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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