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대 대학원 시험서 'AI 부정행위' 의혹... 명확한 기준 없어 징계 난항
중앙대 대학원 시험서 'AI 부정행위' 의혹... 명확한 기준 없어 징계 난항
휴대폰 사용 허용한 석사 졸업시험서 AI 활용 의혹
'사전 금지 고지 없었다' 징계 난항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국내 주요 대학교 학부에서 시작된 인공지능(AI) 부정행위 파장이 대학원 석사과정 졸업시험으로까지 확산되며 학계에 비상이 걸렸다.
'AI 활용 지침'이 명확하게 없었던 상황에서 응시생들의 행위를 부정행위로 단정하고 징계할 수 있을지에 대한 법적 쟁점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아무런 사전 정보 없이 휴대전화 사용을 허용한 중앙대학교 대학원 석사과정 졸업시험 사태를 계기로, AI 시대 대학원 시험에서의 학문적 정직성과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법적·제도적 대응 방안을 긴급히 짚어본다.
중앙대 대학원 졸업시험, ‘휴대전화 사용 허용’이 낳은 AI 부정행위 의혹
지난 9월 말, 중앙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신문방송학과 석사과정 졸업시험은 대면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응시생 약 20여 명 중 다수가 휴대전화를 사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되었는데, 이는 곧 생성형 AI 등을 활용한 부정행위 가능성으로 이어졌다.
가장 큰 문제는 해당 시험을 감독한 교수가 AI 활용에 대한 명확한 지침을 내리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시험장 관리·감독의 부실로 인해 응시생들이 자유롭게 AI를 활용할 수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학교 측은 부정행위 신고를 접수하고 조사에 착수했으나 재시험을 치르지는 않았다. 다만, 시험 감독관을 조교 1명에서 교수 1명으로 교체하는 등 감독 체계를 강화하고 AI 활용 기준을 세우는 데 주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AI 활용 지침 부재'가 징계를 막는다? 현행 법령의 딜레마
이와 같은 AI 부정행위 의혹에 대한 사후 조치는 현행 법령상에서 복잡한 법적 딜레마를 안고 있다.
고등교육법 제13조 제1항에 따르면 학교의 장은 법령과 학칙이 정하는 바에 따라 학생을 징계할 수 있다. 대학원의 경우, 학칙에 시험 부정행위에 대한 징계 사유와 절차를 명시할 수 있으며, 이는 학위수여 취소의 근거가 될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부정행위 판단의 기준이 모호하다는 점이다.
전통적인 부정행위는 '답안지 참고', '참고 자료 활용' 등으로 명확하게 정의되어 왔지만, AI 활용은 어디까지가 허용 가능한 '보조 도구'이고 어디서부터가 명백한 '부정행위'인지 기준이 불분명하다.
특히 중앙대 사례처럼 감독관이 사전에 명확한 금지 지침을 제시하지 않은 상황에서는, 응시생들의 행위를 부정행위로 단정하기 어렵다.
판례는 '시험장 내 반입 금지 물품인 휴대전화 소지'를 부정행위로 보았으나, 사전 금지 고지가 없었다면 법적 분쟁의 소지가 다분하다. 사전에 명확한 지침이 없었던 경우, 사후적으로 엄격한 기준을 적용해 징계하는 것은 '소급적용 금지 원칙'에 위배될 수 있어 법적 분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
AI 시대, 학문적 정직성을 지키는 긴급 대응 방안
이러한 법적 공백과 혼란을 막기 위해 대학은 선제적이고 구체적인 대응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법률 분석에 따르면, '사전 예방 조치'와 '제도적 개선'이 시급하다.
1. 학칙 및 연구윤리 규정의 긴급 개정
가장 근본적인 해결책은 대학의 학칙과 연구윤리 규정을 AI 시대에 맞게 정비하는 것이다.
- 학칙 개정: 부정행위의 정의에 "AI 등 전자적 수단을 부정하게 활용하는 행위"를 명확히 추가해야 한다. 또한, AI 부정행위의 유형별로 재시험 무효, 유급, 제적 등의 징계 수위를 구체적으로 설정해야 한다.
- 연구윤리 규정 정비: 대학원 차원의 연구윤리 규정에 AI 활용 지침을 포함하고, AI 활용 시 출처 표기 의무화 등 구체적인 준수 사항을 명시해야 한다.
이러한 규정 신설 및 개정 시에는 학생들에게 불리하게 변경되는 경우 '소급적용 금지 원칙'과 '신뢰보호의 원칙'에 따라 충분한 공지 기간을 거쳐 시행해야 한다.
2. 시험 운영 시스템의 혁신적 개선
AI 부정행위의 발생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한 시스템 개선이 필수다.
- 명확한 지침 수립 및 공지: 시험 전 AI 활용 허용 범위를 명확히 규정하고 공지해야 한다. (예: AI 사용 전면 금지, 특정 범위 내 활용 허용, 자유 활용 허용 단 출처 표기 의무화 등)
- 시험 방식 다양화: AI 활용이 어려운 구술시험, 현장 실습형 평가, 즉석 발표 및 질의응답 등을 확대해야 한다. 혹은 AI 활용을 전제로 하되 비판적 분석 능력이나 AI 생성 답안에 대한 검증 능력을 평가하는 방식으로 전환할 수 있다.
- 감독 체계 강화 및 기술적 대응: 교수 1인 이상의 감독관 배치, 시험 전 수험생 유의사항 고지 및 서약서 징구, 나아가 시험장 내 무선 신호 차단 장치 또는 AI 탐지 도구 도입 등 기술적 대응책도 함께 검토해야 한다.
'처벌' 넘어 '활용 역량' 평가로 나아가야
궁극적으로 AI 시대의 교육과 평가 방식은 단순한 '처벌'을 넘어 'AI 활용 역량'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AI 부정행위에 대한 효과적인 대응은 명확한 지침 수립 및 공지, 시험 방식의 개선, 학칙 및 연구윤리 규정의 정비를 통해 사전 예방과 사후 조치가 균형 있게 이루어지는 데 달려있다.
특히 징계 절차에서는 비례원칙과 절차적 정당성을 반드시 준수하여, 부정행위의 경중에 따라 적절한 수준의 제재가 이루어져야 법적 분쟁을 예방할 수 있다.
대학 당국은 기술 발전에 따른 새로운 윤리적 쟁점을 선제적으로 반영하고, 학생들이 AI를 윤리적으로 활용하는 능력을 학문의 중요한 일부로 인식하도록 교육 시스템을 전면 재정비해야 할 시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