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악화' 호소해 초고속으로 풀려난 전광훈…"보석 때와 판박이" 지적 나오는 이유
'건강 악화' 호소해 초고속으로 풀려난 전광훈…"보석 때와 판박이" 지적 나오는 이유
권지연 기자 "수사 협조 의지 없어 보여"
유튜버-전광훈-용산 잇는 '삼각 커넥션' 제기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18일 피의자 신분으로 서울경찰청에 출석하면서 취재진 앞에서 발언하는 모습. /연합뉴스
지난 18일, 경찰에 출석한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내민 카드는 '건강'이었다. 서울 서부지법 폭동 사태의 배후로 지목돼 소환된 그는 조사를 시작한 지 불과 2시간 40분 만에 경찰서를 빠져나왔다. 통상적인 주요 피의자 조사가 밤샘으로 이어지는 것과는 대조적인 풍경이다.
19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한 권지연 뉴탐사 기자는 이를두고 "수사에 협조할 의지가 없어 보인다"고 잘라 말했다. 권 기자는 "과거 2020년 구속 당시에도 엑스레이 사진을 흔들며 보석으로 풀려났지만, 이후 누구보다 건강하게 광폭 행보를 보였다"며 "수 시간씩 설교 강단에 서는 분이 조사를 못 받을 정도는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우발적 폭동 아닌 예견된 사태?
경찰 수사의 핵심은 전 목사가 서부지법 난동 사태를 지시하거나 방조했는지, 즉 '교사' 혐의를 입증하는 것이다. 전 목사 측은 "나는 싸우지 말라고 했다"며 선을 긋고 있다.
그러나 권 기자는 이번 사건이 단순한 지지자들의 우발적 행동이 아니라, 조직적인 지휘 체계 하에 이루어졌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권 기자는 유튜버 신혜식 씨의 발언을 인용해 "신 씨는 그날 폭동이 일어날 것을 예견했고 이를 전광훈 씨에게 보고했다"며 "전 목사는 이를 알고도 지지자들을 서부지법으로 가라고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이는 미필적 고의를 넘어선 구체적인 지시가 있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특히 권 기자는 이 사건의 배후에 더 큰 그림이 있다고 의심했다. 그는 "용산(대통령실)을 하나의 축으로 놓고 보면 조직이 완성된다"며 "용산과 전광훈 측, 그리고 유튜버들 사이에 소통이 있었고 그 밑에서 실행하는 구조"라고 분석했다.
"은퇴했다"는 목사의 그림자 통치
전 목사는 법적인 책임을 피하기 위해 자신은 은퇴한 목사라며 교회 운영과 무관함을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수사망은 그의 '그림자 통치'를 정조준하고 있다.
권 기자는 "사랑제일교회의 명목상 담임인 이영한 목사와 구속된 이형석 특임 전도사 간에 오간 문자 메시지를 경찰이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 문자에는 선전·선동에 관한 구체적인 지령이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이영한 목사는 이형석 전도사에게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추모 집회를 하는 사람들을 '탄핵에 미친 놈들'로 몰고 가라"는 식의 지령을 내리기도 했다. 권 기자는 "이런 지령을 내리는 사람이 이영한 목사 개인의 생각으로 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사실상 전 목사가 정점에 있음을 시사했다.
또한 경찰은 폭동 사태 구속자들에게 흘러들어간 영치금의 출처를 쫓으며, 전 목사의 딸에 대한 압수수색도 진행한 상태다.
전 목사는 조만간 다시 경찰에 소환될 예정이다. 하지만 전망은 밝지 않다. 권 기자는 "전 목사는 협조하지 않을 것이며, 오히려 이런 상황을 지지자 결집과 세 과시를 위한 '장사 수단'으로 활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