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 불확실" 캄보디아 20대 실종, 경찰 2개월 지연 수사... 법적 쟁점 부상
"안전 불확실" 캄보디아 20대 실종, 경찰 2개월 지연 수사... 법적 쟁점 부상
성인 실종 수사 착수 기준 부재 속 '해외 범죄 위험성' 간과했나?
국가배상·직무유기 가능성 검토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충북 지역에서 돈을 벌겠다며 집을 나선 뒤 캄보디아로 출국한 20대 청년 A씨의 소재가 확인되지 않아 경찰이 수사에 나섰지만, 신고 접수 후 약 두 달 만에 캄보디아 영사관에 공조를 요청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수사 지연의 적절성에 대한 법적 쟁점이 불거지고 있다.
A씨는 지난 8월 중순 국내 다른 지역으로 간다고 부모에게 알리고 집을 나섰으나 실제로는 캄보디아에 입국했다. 그는 같은 달 24일까지 귀국하겠다고 부모에게 연락했지만, 돌아오지 않았다. 이에 부모는 8월 28일 "아들이 돌아오지 않았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현재 A씨는 SNS를 통해 부모와 연락은 닿고 있지만, A씨의 부모는 아들의 안전 여부가 불확실하다는 취지로 경찰에 소재 파악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신고 접수 약 47일이 지난 이달 14일에야 캄보디아 영사관에 공조를 요청했으며, 지연 이유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성인 실종 수사 기간, 법적으로 정해진 바 있나?
이번 사건에서 경찰의 수사 착수 지연이 법적으로 문제 되는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성인 실종자에 대한 수사 착수 기준을 먼저 살펴봐야 한다.
현행 법령상 경찰이 성인 실종 사건의 수사에 착수해야 하는 구체적인 기간은 명시적으로 정해져 있지 않다. 「실종아동등의 보호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은 18세 미만 아동 등에 대해서만 "지체 없이" 수색 또는 수사를 실시하도록 규정하고 있을 뿐, 성인 실종자는 적용 대상이 아니다.
이는 성인의 자발적인 이동이나 체류의 자유를 고려한 것으로 해석된다.
따라서 성인 실종자의 경우, 즉각적인 범죄 혐의가 명백하지 않다면 경찰의 수사 착수 시기에는 어느 정도의 재량이 인정될 수 있다.
A씨가 부모와 SNS로 연락이 닿고 있다는 점, 성인이라는 점 등은 경찰이 즉각적인 범죄 혐의로 보지 않고 상황을 관찰한 근거가 될 수 있다.
'캄보디아 해외 범죄 위험' 간과, 직무유기 소지 있나
그러나 이번 사건은 성인 실종자에 대한 경찰 재량의 폭을 넘어서는 심각한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최근 캄보디아 등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국외이송유인, 감금, 강제노동 등 중대 범죄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상황은 중요한 고려 사항이다. 부모가 아들의 "안전 여부가 불확실하다"고 명시적으로 우려를 표명했다는 것은 단순 가출이 아닌 생명·신체에 대한 위험 가능성이 제기된 것으로 볼 수 있다.
법조계에서는 경찰이 이러한 해외 범죄 관련성을 충분히 검토하지 않은 채 약 2개월 동안 국제 공조 요청을 지연한 것은 직무태만 또는 직무유기의 소지가 있다고 지적한다.
경찰의 직무행위가 경험칙이나 논리칙상 도저히 합리성을 긍정할 수 없는 정도에 이른 경우에 한하여 위법성이 인정된다는 판례가 있지만, 해외 범죄 위험성이 높은 상황에서의 초기 대응 지연은 합리성을 인정받기 어려울 수 있다.
수사 지연이 피해로 이어지면 '국가배상' 책임 가능성
만약 경찰이 정당한 이유 없이 수사를 지연했고, 그로 인해 A씨에게 실제 피해가 발생했다면 국가배상 책임이 인정될 가능성도 있다.
과거 판례는 실종 신고 후 경찰관들이 관련 규정을 명백하게 위반하는 등 현저하게 불합리한 경우 국가배상책임을 인정한 바 있다.
해외 소재 사건의 경우 초기 대응과 국제 공조가 매우 중요함에도 상당 기간 지연된 점, 지연 이유에 대한 명확한 설명이 없다는 점 등은 경찰에게 징계 사유나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는 근거가 될 수 있다.
결국, 이번 사건의 수사 지연 위법성 여부는 A씨가 부모와 연락이 닿는다는 사실 외에 경찰이 캄보디아 소재지라는 특수성을 고려한 위험성 평가를 제대로 수행했는지, 부모의 안전 우려에 신속하게 대응했는지 등 구체적인 사실관계와 경찰의 판단 근거를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판단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