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간 현금으로 '꼬박꼬박' 월세 냈는데⋯"난 받은 적 없으니, 다시 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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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간 현금으로 '꼬박꼬박' 월세 냈는데⋯"난 받은 적 없으니, 다시 내라"

2020. 03. 20 11:52 작성
박선우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w.park@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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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한 후 온 전화 한 통 "월세 받은 게 거의 없으니, 법대로 하자"

월세 낸 아버지는 돌아가셨고, 월세 받았던 집주인은 사고로 기억 못 해

5년 치 월세 약 2000만원⋯증거 없으니 꼼짝없이 다시 내야 할까

현금으로 직접 집주인에게 월세를 냈다. 그런데 갑자기 "그동안 안 낸 월세를 내라"며 연락해 온 집주인 가족. 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 /게티이미지코리아

A씨는 5년 동안 살았던 그 집을 생각하면 가슴 한쪽이 따뜻해졌다. 아버지와의 추억이 온전히 묻어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 집에서 살길 잘했다고 생각했다. 집주인 가족에게 충격적인 소식을 들기 전까진.


그 집은 A씨의 아버지가 구했다. 아버지의 직장 동료 B씨의 집이었다. B씨는 보증금 약 300만원에 월세는 40만원으로 해줬다. 아버지는 B씨와 직장에서 만나기에, 월세를 내야 하는 날이 되면 직접 월세를 현금으로 건넸다.


그러다 아버지는 최근 병으로 돌아가셨고, A씨는 살던 집을 떠나 할머니 댁으로 이사를 갔다.


그런데 B씨의 가족에게 "그동안 안 낸 월세를 내라"는 청천벽력 같은 연락을 받은 것이다. A씨는 월세를 냈다며 자초지종을 설명했지만 "B씨(집주인)가 교통사고를 당해 월세 받은 사실을 기억하지 못한다"고 B씨 가족은 주장했다.


안타깝게도 월세를 낸 증거가 없는 A씨. 통장에 이체 내역이 없고, 월세를 낸 돌아가신 아버지를 증인으로 데려올 수도 없는 상황이다.


법대로 하자는 집주인 가족. A씨는 월세를 다시 줘야 하는 것일까. 변호사들에게 물어봤다.


변호사들이 제안한 '증거'로 활용할 수 있는 두 가지

변호사들은 월세를 낸 증거가 될 만한 자료를 꼭 찾아보라고 말했다.


① 돌아가신 아버지의 통장 내역

법무법인 오른의 백창협 변호사는 "우선은 아버지의 통장내역부터 확인한 뒤 월세를 지급하는 시기 즈음에 월세와 비슷한 금액이 매달 인출됐는지부터 파악하라"고 말했다. 법무법인 효현의 박수진 변호사도 이와 같은 의견이었다.


A씨 아버지가 매달 월세와 비슷한 금액을 통장에서 인출했다면, 이는 집주인에게 월세를 내려고 한 행동으로 볼 수 있다. A씨가 월세를 밀리지 않았다는 증거가 된다는 의미다.


② 이사 당시 받았던 보증금

변호사들은 '보증금'도 증거가 된다고 했다.


백창협 변호사는 "(A씨가) 집을 나올 때 보증금을 받았는지 확인하라"며 "월세가 밀렸다면 (집주인이) 보증금에서 차감하지 보증금을 그냥 주지도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월세가 밀리면, 집주인은 세입자가 낸 보증금에서 그만큼 차감하기도 한다. 만약 A씨가 집주인 가족의 주장대로 월세를 거의 내지 않았다면, 할머니 집으로 이사할 때 보증금을 그대로 돌려받지 못했을 것이란 의미다.


법무법인 인화의 김명수 변호사도 "방을 빼고 할머니 집으로 이사를 할 시점에 집주인으로부터 반환받은 보증금이 입금된 내역을 바탕으로 월세를 밀리지 않았다고 주장하라"고 했다.


만약 증거가 없다면? 상속 포기 및 한정승인 신청

돌아가신 부모의 재산뿐만 아니라 빚도 상속이 된다. 따라서 A씨가 월세를 냈다는 것을 증명하지 못하면, 아버지의 밀린 월세는 빚이 돼 A씨에게 상속이 된다.


변호사들은 이런 일을 방지하기 위해 A씨에게 '상속 포기'를 하라고 조언했다. 상속 포기는 재산과 빚 모두 상속받지 않는 것이다. 통상 빚이 재산보다 많을 때 하게 된다.


김명수 변호사는 "아직 A씨 아버지의 사망 시점으로부터 3개월이 되지 않았다면, 법원에 상속 포기 신고를 하면 된다"고 했다. 상속 포기는 부모가 돌아가신 때부터 3개월 이내에 법원에 신청해야 한다.


만약 3개월이 지났다면, 한정 승인을 하면 된다. 한정 승인은 부모의 재산을 상속받기는 하지만, 그만큼만 빚을 갚는 것이다. 예를 들어 아버지의 빚이 1억, 남긴 재산은 1000만원이라고 하자. 이때 자녀가 한정 승인을 신청하면 아버지 재산 1000만원을 상속받되 그 1000만원만큼만 빚을 갚는 식이다.


김명수 변호사는 "3개월이 지났다면 법원에 한정 승인 신청을 하시기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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