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사진 퍼졌다" DM 한 통…지옥문이 열렸다
"네 사진 퍼졌다" DM 한 통…지옥문이 열렸다
"어때 꼴리냐" 성희롱에 변호사들 "단서 조항 있지만 명백한 범죄"

인스타그램 DM으로 '사진 유포'를 빌미로 접근해 성적 조롱을 하는 사이버 범죄가 발생했다. / AI 생성 이미지
"네 사진이 유포됐다"는 메시지로 접근해 "꼴리냐"며 성적 조롱을 일삼은 인스타그램 범죄.
법률 전문가들은 구체적인 내용에 따라 혐의가 달라질 수 있다는 단서를 달면서도, 명백한 '통신매체이용음란죄'에 해당한다며 신속한 고소를 촉구했다. 해외 SNS라는 장벽에도 불구하고, 증거만 확실하다면 처벌이 가능하다는 게 중론이다.
일상 파고든 익명의 조롱, 법의 심판대에 세울 수 있나
어느 날 갑자기 날아온 인스타그램 DM(다이렉트 메시지) 한 통. 2025년 12월, 한 이용자는 익명의 계정으로부터 "너 사진이 다른곳에 퍼졌다. 보여주랴"라는 섬뜩한 메시지를 받았다.
불안한 마음에 대화를 이어가자 상대방은 사진을 보내주는 척하더니, 이내 "어때 좋냐. 꼴리냐"라며 노골적인 성적 희롱을 시작했다. 순식간에 사이버 성범죄의 피해자가 된 A씨는 개인 간의 대화라는 점, 가해자가 해외 SNS를 사용한다는 점에서 처벌이 가능할지 막막함 속에 법률 전문가들에게 도움을 구했다.
"명백한 '통매음'…조롱도 '성적 욕망'에 포함"
법률 전문가들은 A씨의 사례가 명백한 범죄행위에 해당한다고 입을 모은다. 법무법인 신의 박지영 변호사는 "상대방이 A씨의 동의없이 음란한 사진이나 영상을 전송한 뒤 성희롱성 내용의 문자를 전송하였다면, 통신매체이용음란죄에 해당합니다.(전송한 사진이나 영상 및 대화의 내용에 따라 범죄혐의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이는 성폭력처벌법 제13조에 명시된 범죄로, 자기 또는 다른 사람의 성적 욕망을 유발할 목적으로 통신매체를 통해 성적 수치심을 일으키는 말이나 영상 등을 보낼 경우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특히 법률사무소 명중 윤형진 변호사는 대법원 판례를 인용해 법이 규정하는 '성적 욕망'의 의미가 매우 넓다고 강조했다. 그는 "‘성적 욕망’에는 성행위나 성관계를 직접적인 목적이나 전제로 하는 욕망뿐만 아니라, 상대방을 성적으로 비하하거나 조롱하는 등 상대방에게 성적 수치심을 줌으로써 자신의 심리적 만족을 얻고자 하는 욕망도 포함된다. 또한 이러한 ‘성적 욕망’이 상대방에 대한 분노감과 결합되어 있더라도 인정됩니다"라고 밝혔다.
직접적인 성관계 목적이 아니더라도, 상대를 조롱하며 심리적 만족을 얻는 행위 역시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법무법인 공명의 김준성 변호사 또한 "본건 상대방의 발언은 충분히 통신매체이용음란죄에 해당할 수 있는 발언입니다"라며 같은 의견을 보였다.
'해외 서버' 인스타그램, 범인 추적 가능할까?
피해자들이 가장 우려하는 지점은 '과연 가해자를 잡을 수 있는가'이다. 인스타그램 서버가 해외에 있어 추적이 어렵다는 통념 때문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포기하기엔 이르다고 조언한다. 캡틴법률사무소의 박상호 변호사는 "인스타그램은 해외에 서버를 두고 있기 때문에 피의자를 특정할 수 있는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질 수 있으나, 변호인을 통해 수사기관의 압수수색을 강력히 촉구한다면 피의자 특정 가능성을 보다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사료됩니다"라고 말했다.
김경태 법률사무소의 김경태 변호사도 "많은 사람이 SNS 특성상 가해자를 특정하기 어려울 것이라 걱정하지만, 실제로는 수사기관의 협조 요청을 통해 IP 추적이나 계정 정보 확인이 가능합니다"라며 수사기관의 의지와 국제 공조를 통해 가해자 특정이 가능함을 시사했다.
고소 결심했다면…'증거'와 '초기 대응'이 관건
가해자를 법의 심판대에 세우기로 결심했다면 무엇보다 증거 확보와 신속한 초기 대응이 중요하다. 더신사 법무법인의 장휘일 변호사는 "고소를 위해서는 정확한 증거가 필요합니다. 우선 상대방이 보낸 DM 메시지를 캡처하여 저장하고, 사진이나 영상도 증거로 제출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라며 증거 수집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렇게 수집된 증거를 바탕으로 법리적으로 잘 구성된 고소장을 제출하는 것 역시 필수다. JY법률사무소 이재용 변호사는 "고소장 작성이 제대로 되지 않을 경우 접수 자체가 되지 않거나, 접수가 되더라도 원활한 조사절차가 진행되지 않는 경우도 많으므로 주의하셔야 하겠습니다"라고 경고했다.
법률사무소 유(唯)의 박성현 변호사 역시 "사건의 성격에 따라 초기 대응이 중요하므로 즉시 고소를 준비하시길 권장합니다"라고 조언했다. 디지털 성범죄는 증거가 사라지기 쉽고 피해가 확산될 수 있는 만큼, 사건 발생 초기에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체계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