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교사와 '수능 문항 거래' 현우진, 1심 무죄 선고
현직 교사와 '수능 문항 거래' 현우진, 1심 무죄 선고
법원 "불법 청탁 아닌 정당한 사적 거래"
청탁금지법 위반 무죄 판단

'수능 문항 거래' 일타강사 현우진 첫 재판 /연합뉴스
현직 교사들에게 거액을 건네고 교재에 사용할 수학 시험 문항을 제공받은 혐의로 법정에 선 '일타강사' 현우진 씨가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공정한 수능 출제를 해친다는 이른바 '사교육 카르텔' 논란이 일었으나, 법원은 이를 불법적인 청탁이 아닌 정당한 계약에 따른 사적 거래로 판단했다.
거액 오간 문항 거래, 법정 싸움으로 번져
현씨는 2020년 3월부터 2023년 5월까지 교재 개발 업체 직원과 공모해 현직 교사 2명에게 총 3억 4,600만 원을 건넸다.
또 다른 교사의 배우자 명의로 7,500만 원을 송금하기도 했다. 이는 자신의 교재에 사용할 수학 시험 문항을 제공받기 위한 대가였다.
검찰은 현씨가 사교육 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점하기 위해 교직 및 교육방송(EBS) 교재 집필 경험이 있는 교사들의 출제 역량을 노렸다고 분석했다.
이 갈등은 결국 법정 싸움으로 번졌다. 지난해 12월 현씨와 교사들은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정당한 권원에 의한 사적 거래
이 사건을 맡은 서울중앙지법 형사10단독(이재욱 부장판사)은 26일 현씨와 교사 2명, 업체 직원에게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의 시각은 검찰과 달랐다. 핵심 쟁점은 현씨가 건넨 돈이 청탁의 대가인지 여부였다. 법원은 피고인들이 주고받은 금품이 문항 매매 계약에 따른 정당한 대가라고 결론 내렸다.
법리적으로는 청탁금지법 제8조 제3항 제3호의 예외 규정에 해당한다고 풀이했다. 해당 조항을 통해 '사적 거래로 인한 채무의 이행 등 정당한 권원에 의해 제공되는 금품'은 수수 금지의 예외 대상이 된다고 명시했다.
합당한 대가 지급…형사처벌은 최후 수단
현씨 측이 현직 교사뿐만 아니라 전문 업체들로부터도 문항을 공급받았고, 이때 지급한 금액이 교사들에게 준 돈과 비슷한 수준이라는 점이 확인됐다.
공직자에게 반대급부를 현저히 초과하는 부당한 금품을 제공한 것이 아니라는 의미였다.
검찰은 교사들이 문항을 판매한 행위가 국가공무원법상 겸직금지 규정을 위반한 것이라고 맞섰다. 하지만 법원은 청탁금지법 예외 조항을 적용할 때 사적 거래 자체의 합법성 여부는 고려 대상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마지막으로 재판부는 "상응하는 대가를 제공했다면, 직무수행의 공정성에 의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이유만으로 공직자를 처벌하는 것은 정당하지 않다"며 "법은 도덕의 최소한이고 형사처벌은 문제해결의 최후수단"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