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찾아간다" 중고거래 판매자의 섬뜩한 메시지, 처벌 가능할까
"지금 찾아간다" 중고거래 판매자의 섬뜩한 메시지, 처벌 가능할까
법조계 "협박죄 어렵지만, 스토킹법 위반은 검토 가능"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온라인 직거래 후 환불 분쟁이 격화되자 판매자가 구매자에게 "집 주소 말해요, 지금 간다"는 메시지를 십수 차례 보내는 사건이 발생했다.
사생활 침해를 암시하는 발언까지 더해지자 구매자는 극심한 공포를 느꼈다.
법조계에서는 '구체적 해악 고지'가 없어 협박죄는 어렵다는 의견이 많지만, 반복적인 연락으로 불안감을 유발했다면 스토킹이나 정보통신망법 위반 소지는 충분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집 어디예요? 지금 간다고요"…평범한 거래가 공포로 변한 순간
온라인 직거래로 물품을 구매한 A씨는 제품 하자 문제로 판매자와 환불 갈등을 겪었다.
판매자는 환불을 위해 물건을 직접 확인해야 한다며 A씨의 주소를 요구하기 시작했다.
A씨가 "감정싸움 오고 간 분께 주소 알려드리기 그렇다. 뵙고 싶지 않다"고 명확한 거부 의사를 밝혔지만, 소용없었다.
판매자는 "집 어디예요? 집 주소 말해요. 지금 간다고요. 집에 있죠? 가서 본다고요"와 같은 메시지를 십수 회 반복하며 A씨를 압박했다.
급기야 "당신 집에서 어떻게 보관을 했는지. 썼는지. 코드 꽂고 내가 다 확인한다니까요"라며 사생활까지 들여다보겠다는 듯한 위협적인 발언을 쏟아내, 단순 분쟁은 한 개인을 향한 공포가 되었다.
"구체적 위해 표현 없어"…협박죄의 높은 문턱
판매자의 이러한 행위를 '협박죄'로 처벌할 수 있을까?
다수의 법률 전문가는 '어렵다'는 신중론을 펼쳤다.
협박죄가 성립하려면 상대방에게 공포심을 일으킬 만한 구체적인 '해악의 고지'가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법무법인 창세 손권 변호사는 "단순히 '지금 찾아가겠다', '주소를 알려달라'는 표현만으로는 통상 해악의 고지로 인정되기 어렵습니다"라고 설명했다.
법률사무소 파운더스 하진규 변호사 역시 "예를 들어 '가서 가만두지 않겠다' 등의 구체적 위해 표현이 있어야 하는데, '주소 알려달라' 정도의 표현만으로는 협박죄가 인정되기 어렵습니다"라고 말하며, 거래 분쟁 과정의 감정적 표현으로 해석될 가능성을 언급했다.
'반복성'과 '불안감'이 핵심…스토킹처벌법은 가능성 있어
반면, 협박죄가 아니더라도 처벌 가능성은 열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판매자 행위의 '반복성'에 주목하며 스토킹처벌법이나 정보통신망법 위반을 검토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제이디종합법률사무소 전종득 변호사는 "'주소 줘라, 지금 간다'를 십수 회 반복하고, 집에서 사용·보관을 '확인'하겠다는 취지까지 언급한 부분은 통상 불안감 유발 쪽으로 평가될 여지가 있습니다"라고 분석했다.
13년간 경찰로 근무했던 법률사무소 새율 최성현 변호사도 "현실적으로 협박죄 단독 고소보다는 스토킹처벌법상 불안감 조성 행위로 접근하는 것이 더 유효할 수 있습니다"라고 조언했다.
거부 의사에도 불구하고 집요하게 연락해 사생활의 평온을 깨는 불안감을 조성했다면, 이는 단순 분쟁을 넘어선 범죄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의 한목소리 "일단 멈추고, 모든 대화를 증거로"
법률 전문가들은 이와 같은 상황에 부닥쳤을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로 '대응 중단'과 '증거 확보'를 꼽았다.
뉴로이어 법률사무소 김수열 변호사는 "지금 당장 해야 할 일은 상대방과의 대화를 중단하고, 모든 대화 내용을 기록해 두는 것입니다"라고 강조했다.
법무법인 도모 고준용 변호사 역시 "지금 단계에서는 상대방과 감정적인 대응을 멈추고 대화 전체 내역을 시간순으로 정리하여 증거를 확보하는 것이 최우선입니다"라고 권고했다.
섣부른 감정적 대응은 피하고, 플랫폼 분쟁 해결 절차를 우선 이용하되, 확보된 채팅 기록 전체를 바탕으로 냉정하게 법적 조치를 검토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