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제터널 인증샷, 불법인 줄 몰랐는데 과태료⋯ ‘법.알.못’은 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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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제터널 인증샷, 불법인 줄 몰랐는데 과태료⋯ ‘법.알.못’은 웁니다

2019. 10. 08 15:09 작성
조하나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one@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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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 벽제터널 출입 인증사진 SNS 올렸다가 '과태료 25만원'

시민 출입 방치했던 한국철도공사, 민원 접수 후 '부랴부랴' 조치

'선로무단침입' 불법이긴 하지만⋯ 안내판 없었던 곳이라 논란

SNS '핫플레이스'로 떠오른 벽제터널에서 사진을 찍었다가 과태료를 물게 된 시민이 잇따라 나오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해당 터널은 기사 내용과 상관 없음 /셔터스톡

SNS에서 '핫플레이스'로 떠오른 경기 고양시 벽제터널에서 사진을 찍었다가 과태료 폭탄를 맞은 시민들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출입금지 안내표지판도 없었던 터널에 들어갔다고 25만원짜리 과태료가 처분되자 "과도한 행정조치"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더욱이 이 선로를 다니는 정기 열차가 없다는 소식이 전해진 뒤 이런 목소리에 힘이 더 실렸다.


표지판이 없었던 철로에 들어가서 사진을 찍은 사람들에게 부과된 과태료는 무리한 행정 처분일까?

시민 출입 방치했던 한국철도공사, 민원 접수 후 '부랴부랴' 조치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윤호중 의원은 7일 국정감사 보도자료를 통해 "벽제터널에 출입금지 관련 안내표지판도 없는데 방문 뒤 SNS에 사진 올린 시민들에게 한국철도공사가 과태료 처분을 내렸다"고 밝혔다.


벽제터널은 최근 SNS상에 '사진 찍기 좋은 장소'로 떠오르면서 방문객이 크게 늘었다. SNS에 벽제터널에서 찍은 사진들이 올라오자, 일부 시민들이 이를 "무단으로 철로에 들어갔다"며 국민신문고에 신고했다고 한다.


포털사이트 구글에 '벽제터널'을 검색하면 벽제터널에서 찍은 인증 사진이 많이 나온다. /구글 캡처


윤 의원실에 따르면 한국철도공사는 민원 접수가 이뤄지자 철도특별사법경찰대에 수사 의뢰했고, 그 결과 벽제터널에서 찍은 사진을 SNS에 올린 방문객들에게 25만원씩의 과태료를 부과했다. 최근에만 모두 11건이었다. 이곳은 2015년부터 2018년까지 선로무단침입으로 인한 과태료 부과 사례가 없었던 곳이다.


사실상 방치해뒀던 터널에 일부 시민들의 신고가 들어오자 그제서야 과태료를 물린 ‘벽제터널 인증샷 논란’에 대해 행정 사건을 많이 다뤄본 경험이 있는 변호사들에게 의견을 구했다.

박겨레 변호사 "3년간 과태료 부과 안 하다가 갑자기 부과하는 건 '신뢰보호 위반'"

법률사무소 명지의 박겨레 변호사는 "한국철도공사는 오랜기간 해당 터널에 경고표지판을 세우는 등 출입금지 조치를 취하지 않았고 이런 상황이 상당기간 유지됐다면 (시민들 입장에서는) '출입해도 과태료를 물리지 않겠다'는 철도공사의 견해가 표명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했다.


시민들은 그 동안 행정당국이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은 것을 믿고 출입했는데, 갑자기 과태료를 부과하는 건 이런 신뢰를 저버린 행위라는 취지다.


박겨레 변호사는 이어 "철도공사가 선로에 무단으로 침입하는 사람에게 과태료를 물리는 건 선로관리의 책임과 안전상의 이유도 있을 것인데, 금지표지판도 세우지 않는 등 책임을 다하지 않은 상태에서 과태료를 부과하는 건 책임은 회피하고 권한만 행사하겠다는 안일한 조치"라고 덧붙였다.

박종현 변호사 "위법한 행동이라는 걸 알게 한 뒤에 과태료 처분해야"

법률사무소 한길로의 박종현 변호사는 "해당 터널에 들어가는 것이 위법한 행동이라는 것을 알게 한 뒤에 과태료를 처분하는 것이 순서"라고 말했다.


박종현 변호사는 "SNS 상에서 이슈가 되고 있고 그래서 단속을 해야 한다는 판단을 철도공사가 했다면, 과태료를 부과하기 전에 그곳에 표지판을 세워뒀어야 한다"며 "그런 고지도 없이 갑자기 과태료를 내라고 하는 건 90년대에서 있을 법한 행정 처리"라고 했다.


박종현 변호사는 도심 도로에서 속도제한을 할 때의 행정 처리 과정을 예시로 들었다.


"우리가 도심에서 자동차 속도 제한을 할 때도, 제한 속도가 변경됐다면 변경된 제한 속도를 먼저 알리는 동시에 단속은 3개월 뒤부터 한다고 공지한다. 3개월 뒤에도 실제 과태료를 부과하는 건 조금 더 유예한다. 이것은 사람들이 충분히 ‘이것이 위법이다’는 것을 인식할 수 있도록 한 뒤에, 행정 처분을 하는 것이다. 이번 철도공사의 과태료 처분도 이렇게 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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