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감 중인 동생 빚 때문에 누나가 사해행위로 소송 당할 수 있나요?
수감 중인 동생 빚 때문에 누나가 사해행위로 소송 당할 수 있나요?
채권자 "재산 빼돌렸다" 소송 예고
법조계 "승소 가능성 희박"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사기죄로 수감된 동생 빚 때문에 엉뚱한 누나가 소송 당할 위기에 처했다.
동생의 채권자는 누나가 부모로부터 상속받은 재산이 사실상 빚을 갚기 싫어 빼돌린 것이라 주장하지만, 법조계는 법원에 공식적으로 신고된 '상속포기'는 사해행위 취소 대상이 아니라는 확고한 대법원 판례를 들어 누나 손을 들어줬다.
"언제까지 휘말려야 하나"... 끝나지 않는 동생의 빚 굴레
"제가 언제까지 동생때문에 이런 일에 휘말려야하나요?"
수감 중인 동생의 채무 문제로 법적 분쟁에 휘말린 A씨의 하소연이다.
A씨는 재작년 아버지가, 작년 어머니가 세상을 떠나자 채무가 많은 동생을 대신해 법원에 두 차례 모두 '상속포기'를 신청했다. 모든 절차는 변호사를 통해 적법하게 이뤄졌고, A씨는 상속받은 집을 자기 명의로 변경한 뒤 매각까지 마쳤다.
하지만 동생에게 돈을 빌려줬다는 채권자 B씨가 나타나면서 평온은 깨졌다. B씨는 A씨가 동생의 상속 재산을 빼돌렸다며 채권자대위소송과 사해행위취소소송을 제기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정작 A씨 역시 동생에게 수억 원을 빌려주고 돌려받지 못해 법원 판결문까지 받아놓은 또 다른 채권자 신세다.
'상속포기'는 취소 불가…대법원 판례가 절대 방패
과연 채권자 B씨의 주장은 법정에서 받아들여질 수 있을까?
법률 전문가들은 A씨 동생이 택한 절차가 상속 재산을 나눈 '상속재산 분할협의'가 아닌, 상속인 지위 자체를 버리는 '상속포기'라는 점에 주목했다.
이성준 변호사는 "대법원은 상속포기 자체는 상속인 지위를 소멸시키는 인적 결단으로서 민법 제406조의 재산권을 목적으로 한 법률행위에 해당하지 않아 사해행위취소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명확히 판시하고 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즉, 상속포기는 재산을 처분한 행위가 아니라 상속인의 자격을 포기하는 행위이므로, 채권자가 이를 문제 삼아 취소해달라고 요구할 수 없다는 것이다.
만약 동생이 일단 상속을 받은 뒤 자신의 몫을 누나에게 넘기는 '상속재산 분할협의'를 했다면 사해행위가 될 수 있지만, 이 사건은 전혀 다른 경우다.
이미 이긴 싸움…"유사 소송 승소 경험은 중요 방어 자원"
A씨에게는 이미 유사한 소송에서 이긴 경험이라는 강력한 무기가 있다. 실제로 다른 채권자가 제기한 사해행위 소송에서 A씨는 승소 판결을 받았다.
김무룡 변호사는 "이미 유사한 사해행위 소송에서 승소하신 경험이 있다는 점은 매우 중요한 방어 자원입니다"라고 강조했다. 법원이 A씨의 손을 들어준 이전 판결은 이번 소송에서도 A씨의 행위가 정당했음을 입증하는 결정적 근거가 된다.
여기에 '제척기간'이라는 또 다른 방어 수단도 있다.
류재연 변호사는 "상대방이 제기하겠다는 사해행위 소송은 채권자가 동생의 재산 부족 알게 된 날로부터 1년, 사해행위가 있은 날로부터 5년 내에 제기해야 하는 제척기간 제한이 있습니다"라고 지적했다.
채권자가 언제 상속 사실을 알았는지에 따라 소송 자체가 법적으로 불가능할 수도 있다는 의미다.
소송 전 가압류 가능성…당황 말고 '이의신청'으로 대응
다만 채권자가 본안 소송을 제기하기 전, A씨의 예금이나 부동산 등 다른 재산을 묶어두기 위해 가압류를 신청할 가능성은 남아있다.
여러 변호사가 가압류 신청 자체는 가능하다고 조언했지만, 이것이 곧 패소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한대섭 변호사는 "만약 A씨 재산에 가압류가 들어온다면 법원에 가압류 이의신청을 제기하고 동생분의 상속포기 심판문과 과거 사해행위 소송 승소 판결문을 증거로 제출하여 말소시킬 수 있습니다"라고 명쾌한 대응책을 제시했다.
A씨처럼 방어 논리가 명확하다면, 부당한 가압류는 법적 절차를 통해 충분히 취소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