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만 '쏙' 빼고 재산 분배한 종중…변호사들 "본인 몫에 남편 몫도 달라고 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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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만 '쏙' 빼고 재산 분배한 종중…변호사들 "본인 몫에 남편 몫도 달라고 해라"

2021. 06. 15 17:44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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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중, 아들과 며느리에게 1000만원씩 나눠줘⋯결혼한 딸은 제외

종중원인 딸 제외하고 재산 분배하면 '무효'⋯무효 확인 소송 가능

며느리와 사위, 종중원 아니지만⋯며느리에게 재산 준다면 사위에게도 줘야

종중에서 일부 땅을 팔아 자손들에게 1000만원씩 나눠줬다. 결혼한 딸만 '쏙' 빼놓고. 딸은 '출가외인'이라는 종중을 상대로 소송을 할 순 없을까. /게티이미지⋅편집=조소혜 디자이너

최근 A씨는 고향에 갔다가 납득하기 어려운 얘기를 들었다. 종중에서 일부 땅을 팔아 자손들에게 1000만원씩 나눠줬는데, A씨는 그 대상에서 제외됐다는 내용. 자신이 딸이라는 이유였다.


딸은 결혼하면 '출가외인(出嫁外人)'이라고 종중은 설명했다. 한마디로 종중원(종중 구성원)으로 볼 수 없다는 것. 아들뿐 아니라 며느리까지 동일한 금액을 받았는데, 자신이 제외된 게 A씨는 이해 가지 않는다.


정식으로 항의도 해봤지만 바뀌는 건 없었다. 결국 A씨는 종중을 상대로 소송을 하기로 했다.


대법원 판례 "결혼한 딸도 종중원"⋯소송 통해 "종중 결정은 무효" 판단 받을 수 있어

먼저, 변호사들은 결혼한 딸만 재산 분배 대상에서 제외한 종중의 결정은 "무효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이러한 분석이 나온 이유는 지난 2005년 대법원 판례 때문이다.


당시, 용인 이씨 사맹공파의 기혼 여성 5명이 종중을 상대로 "종중원 자격을 인정해달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성인 남성 자손들에게만 재산을 나눠준 종중의 결정을 법적으로 따져보기 위해서였다. 그러면서 결혼한 여성도 종중원 자격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종중이 여성을 종중원으로 인정하지 않는 것은 부당한 여성 차별이고, 국가의 기본적 법질서에 어긋난다"며 그동안 부정했던 성인 여성에 대한 종중원 자격을 인정했다.


종중과 잘 합의해 A씨도 재산을 받으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소송을 해야 한다. 법무법인 명재의 최안률 변호사는 "종중의 결정이 무효라는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고 했다.


법률사무소 인도의 안병찬 변호사는 "무효 확인 소송과 동시에 해당 결정이 이뤄진 종중회의에 대한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해야 한다"고 했다. 소송 진행은 빠르면 6개월. 상황에 따라 길어질 수 있다. 그 사이 종중의 재산 분배를 막기 위해 임시로 약 2~3달이 걸리는 가처분 신청을 먼저 취하라는 취지다.


다만 최안률 변호사는 "A씨가 문제가 되는 종중의 결정을 무효로 만든다고 해도, 종중 재산을 직접 청구할 수 있는지는 별개의 문제"라고 했다. 불합리한 분배를 이유로 무효 판결을 받아낼 순 있다. 하지만 A씨가 종중 재산을 분배하라고 결정한 권리까지는 없다는 의미다.


최근 수원지법 판결⋯종중 재산 분배, 며느리는 주고 사위에게 안 줬다면 무효

한편 종중이 며느리에게 재산을 분배한 경우에 한해 사위도 재산을 받을 수 있다. 이와 관련하여 최근 법원 판결이 있었다.


지난해, 한 종중이 사위를 제외한 아들과 며느리, 딸에게 재산을 분배했다. 그러자 딸과 사위가 "아들 측에 두 배의 재산이 갔다"며 "딸의 경우 일방적으로 불이익하다"고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수원지법 민사12부(재판장 이평근 부장판사)는 "남성 종중원(아들)의 배우자에게만 재산을 지급한 건 성별에 따라 차별을 둔 것에 불과해 합리적 근거가 없다"고 판결했다.


즉 해당 종중의 결정은 무효라는 것. 안병찬 변호사는 "사위도 무조건 종중원이라고 인정한 판결은 아니지만, 며느리에게 재산을 주면서 사위에게 주지 않는 건 부당하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런 판례 취지에 비추어 볼 때 안 변호사는 "(소송을 통해) A씨 뿐 아니라 사위인 A씨의 남편도 중종의 재산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며느리가 재산을 받은 이상 사위도 재산을 받을 권리가 있다고 법원이 보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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