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 밤, 펜치 든 아들의 광기... "수발하기 싫다"며 노모 생니 2개 뽑고 살해했다
설날 밤, 펜치 든 아들의 광기... "수발하기 싫다"며 노모 생니 2개 뽑고 살해했다
머그컵으로 4차례 폭행 후 펜치로 치아 뽑아
"숨 붙어있다" 확인하고 목 찔러

설날 밤, 83세 노모를 잔혹하게 살해한 아들에게 법원이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셔터스톡
2025년 1월 28일, 민족 대명절인 설날 밤. 광주 동구의 한 아파트에서 83세 노모 B씨는 잠자리에 들었다. 평생 농사를 지으며 무능력한 남편과 아들을 먹여 살려온 고단한 삶이었다. 잠든 어머니의 머리맡에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그림자의 주인은 다름 아닌 친아들 A씨였다.
설날의 평온함이 지옥도로 변하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광주지방법원 제13형사부(재판장 배은창)는 존속살해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아내와 딸이 도망친 집, 80대 노모와 그만 남았다
피고인 A씨는 10년 전 직장을 잃었다. 그 뒤로 그는 경제활동을 전면 중단했다. 생활비는 오로지 아내의 몫이었고, 거주지는 어머니 B씨의 집이었다. 어머니는 묵묵히 아들 가족을 품었다.
하지만 아들은 가장으로서의 책임을 내려놓은 것도 모자라, 가족의 평온마저 깨트리기 시작했다. 2024년 10월부터는 복용하던 우울증 약마저 끊고 술에 의존했다.
술에 취하면 폭군이 되었다. 견디다 못한 아내와 딸은 결국 2025년 1월, 경찰의 도움을 받아 집을 탈출했다. 텅 빈 집에 남은 건 알코올 중독에 빠진 아들 A씨와 83세 노모뿐이었다.
"가족이 떠난 건 어머니 탓"… 설날 밤의 광기
가족이 떠나자 A씨는 반성 대신 원망을 키웠다. "나 혼자 어머니를 수발해야 한다"는 부담감은 곧 증오로 변했다. 그리고 설날, 그 증오는 살의가 되었다.
2025년 1월 28일 밤 11시 30분경. A씨는 작은방에 누워 있는 어머니를 내려다보았다. 그의 손에는 머그컵이 들려 있었다.
A씨는 머그컵으로 어머니의 머리를 4번이나 내리쳤다. 폭행 도중 A씨의 눈에 어머니의 빠진 치아 하나가 들어왔다. 순간 엽기적인 생각이 그의 뇌리를 스쳤다. "나머지도 빼야겠다."
그는 거실 서랍에서 펜치를 가져왔다. 그리고 살아있는 어머니의 남은 치아 2개를 펜치로 잡아 뽑았다.
끝이 아니었다. 어머니의 숨이 아직 붙어있는 것을 확인한 A씨는 주방으로 향했다. 과도와 식칼, 두 개의 칼을 양손에 쥐고 돌아온 그는 어머니의 얼굴을 칼 옆면으로 때리다 결국 칼을 찔렀다. 어머니는 그렇게 아들 손에 생을 마감했다.
법원 "치아 뽑고 흉기 바꿔가며 살해… 심신미약 아니다"
재판장에 선 A씨는 "우울증과 술 때문에 제정신이 아니었다(심신미약)"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이를 단호히 배척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머그컵으로 내리치고, 펜치로 치아를 뽑고, 과도와 식칼로 찌르는 등 도구를 순차적으로 바꿔가며 범행했다"며 "이는 살해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다양한 도구를 활용한 것으로 의사결정 능력에 문제가 없었다"고 판단했다.
또한 수사 과정에서 "어머니를 계속 돌보며 살아야겠냐는 생각이 들었다"며 살해 동기를 구체적으로 진술한 점도 심신미약을 인정하지 않는 근거가 되었다.
재판부는 양형 이유에서 비통함을 감추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해자는 평생 농사를 지으며 남편과 피고인을 부양했고, 마지막까지 자신의 집을 내어주었다"고 언급하며, "치매에 걸리지도, 거동이 불가능하지도 않았던 어머니는 전혀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친아들에게 참혹하게 살해당했다"고 꾸짖었다.
법원은 "가장 존엄한 가치인 생명을, 그것도 직계존속을 잔혹한 방법으로 살해한 반인륜적 범죄"라며 A씨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참고] 광주지방법원 제13형사부 2025고합109 판결문 (2025. 5. 28. 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