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신감에 뿌린 ‘불륜 전단지’, 피해자가 피의자 된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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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신감에 뿌린 ‘불륜 전단지’, 피해자가 피의자 된 순간

2026. 05. 26 17:55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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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 외도 폭로하려다 명예훼손 혐의...“사실이어도 처벌, 민사 소송은 별개”

13년 동안 계속된 남편의 불륜을 알게 된 아내가 아파트 단지에 폭로 전단지를 배포해 명예훼손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게 됐다. / AI 생성 이미지

13년 전 남편 가게 주방장으로 시작된 인연, 뒤늦게 불륜 사실을 확인한 아내는 배신감에 ‘폭로 전단지’를 돌렸다. 하지만 남편의 사과 대신 돌아온 것은 경찰 조사였다.


“사실을 말한 게 죄가 되나?” 억울함을 호소하지만, 법률 전문가들은 사적 복수가 더 큰 범죄가 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피해자에서 피의자로 전락한 아내, 그녀의 선택지는 무엇일까?


"상간녀는 바로 옆집에"…13년 만에 터진 분노, 전단지로


아내의 불행은 2013년부터 2019년까지 남편의 가게 주방장으로 일했던 여성 A씨로부터 시작됐다. 2022년, A씨 딸의 사망 소식을 알리는 새벽 전화가 남편에게 걸려왔을 때만 해도 아내는 남편의 말을 믿었다.


남편은 A씨와 만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2026년 3월 28일, 남편의 휴대전화에서 A씨와의 통화 내역이 발견되면서 오랜 믿음은 산산조각이 났다.


사흘 뒤 남편은 가출했고, 아내는 차량 블랙박스를 통해 A씨의 가게를 찾아냈다. 퇴근하는 A씨를 뒤따라 도착한 곳은 시댁이 있는 아파트. 끓어오르는 배신감을 참지 못한 아내는 '남편을 욕보이기 위해' 불륜 사실을 알리는 전단지를 뿌렸다.


그리고 시어머니의 장례식에서 11일 만에 만난 남편을 통해 알게 된 사실은 더욱 충격적이었다. 시댁의 바로 옆집이 상간녀 A씨의 집이었던 것이다.


결국 아내의 분노 표출은 ‘명예훼손’ 혐의가 되어 경찰서 동행이라는 차가운 현실로 돌아왔다.


"사실을 말해도 처벌?"…피해자 발목 잡는 명예훼손죄


억울함을 호소하는 아내의 처지와 달리, 법률 전문가들은 형사 처벌 가능성을 높게 봤다. 설령 전단지 내용이 모두 사실이라도 처벌을 피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법무법인 베테랑의 백세훈 변호사는 "남편의 외도 사실에 분노하여 전단지를 돌리신 행위는, 설령 내용이 사실이라 하더라도 형법상 명예훼손죄(형법 제307조 제1항)가 성립할 수 있습니다"라고 명확히 밝혔다.


형법상 명예훼손은 내용의 진실 여부와 관계없이 불특정 다수가 알 수 있도록(공연성) 타인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하는 사실을 드러내면 성립하기 때문이다.


제이디종합법률사무소 전종득 변호사 역시 "'공공의 이익' 항변(형법 제310조)은 사생활 폭로 성격이면 인정되기 어렵다는 판단례가 있습니다"라고 설명하며, 아내의 행위가 법의 보호를 받기 어렵다는 점을 시사했다.


아파트 단지 내 배포는 '공연성'을 만족시키고, 그 목적 역시 '공공의 이익'보다는 '사적 복수'로 해석될 여지가 크다는 분석이다.


감정 대응 멈추고 '법적 역공' 준비해야


그렇다면 아내는 속수무책으로 당해야만 할까? 전문가들은 '감정적 대응'을 멈추고 법적 절차에 따라 '공격'과 '방어'를 동시에 준비하라고 조언한다.


새올법률사무소 강원모 변호사는 추가적인 전단 배포나 SNS 공유 등을 즉시 중단하고 형사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동시에, 남편의 배신에 대한 책임을 물을 '역공'을 준비해야 한다.


로티피 법률사무소 최광희 변호사는 "남편과 상간녀의 외도 증빙이 확실하므로 명예훼손 형사 처벌과 별개로 두 사람을 상대로 한 상간녀 위자료 청구 소송을 제기하여 민사상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방식으로 역공을 준비해야 합니다"라고 강조했다.


아내가 확보한 통화 내역, 블랙박스 영상 등은 상간 소송에서 남편과 상간녀의 불법행위를 입증할 결정적 증거가 될 수 있다.


억울함에 시작한 사적 복수가 형사 처벌의 위기로 돌아온 지금, 아내에게는 감정적 호소가 아닌 냉철한 법적 대응이 절실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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