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 쓴 닉네임에 '쌍욕'…현실의 나도 처벌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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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 쓴 닉네임에 '쌍욕'…현실의 나도 처벌 가능할까?

2025. 12. 09 15:46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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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 검색하면 얼굴까지 나오는데…” 게임 속 욕설, 현실의 나를 겨눈 칼날 되나

온라인 게임 속 익명의 누군가가 A씨의 닉네임을 콕 집어 입에 담지 못할 욕설을 퍼부었다./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전국에 한 명뿐인 실명 닉네임 모욕 사건…'피해자 특정성' 두고 변호사들 의견도 '팽팽'


모니터에 박힌 '쌍욕'은 A씨의 닉네임, 즉 그의 실명을 정확히 겨누고 있었다. 전국에 동명이인이 단 한 명도 없는 희귀한 이름, 포털에 검색하면 얼굴 사진과 과거 뉴스 기사까지 뜨는 그다.


그런 A씨에게 온라인 게임 속 익명의 누군가가 닉네임을 콕 집어 입에 담지 못할 욕설을 퍼부었다. 분노와 함께 깊은 의문이 피어올랐다. '상대방은 내 닉네임이 진짜 이름인지 몰랐을 텐데, 과연 법의 심판대에 세울 수 있을까?'


"내 이름 석 자가 증거"…처벌 긍정론 '우세'


A씨의 사연에 법률 전문가 다수는 처벌이 가능하다는 쪽에 무게를 실었다. 김경태 변호사(김경태 법률사무소)는 "닉네임이 실명이고 동명이인이 없으며 인터넷 검색으로 쉽게 본인임이 확인되는 상황"이라며 "게시자의 인식 여부와 관계없이 명예훼손죄가 성립할 가능성이 높다"고 단언했다. 가해자가 몰랐다고 주장하더라도, 객관적으로 피해자를 특정할 수 있는 상황 자체가 중요하다는 분석이다.


오지영 변호사(법무법인 명륜) 역시 "게시자가 주의의무를 다하지 않은 점은 과실이 인정될 수 있는 요소"라며 A씨의 손을 들어줬다. 쉽게 신원을 확인할 수 있었음에도 막말을 쏟아낸 행위 자체에 책임이 따를 수 있다는 것이다. 박성현 변호사(법률사무소 유)도 "일반적인 인터넷 이용자가 이를 보고 본인을 특정할 수 있다면 법적 요건을 충족할 수 있다"며 고소 가능성을 높게 봤다.


"고의 입증이 관건"…신중론도 '팽팽'


반면, 현실의 벽은 높다며 신중론을 펴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았다. 박상호 변호사(캡틴법률사무소)는 "안타까운 말이지만 현실적으로 실명이 들어간 닉네임을 사용하였다고 하더라도 특정성 성립은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특히 "인터넷 검색으로 쉽게 의뢰인을 특정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이에 대한 고의성을 입증하기가 매우 어려운 사안"이라며 처벌의 핵심인 '고의' 입증이 최대 난관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가상 닉네임 vs 현실의 나"…법원의 저울은 어디로?


변호사들의 의견이 엇갈리는 지점은 바로 '피해자 특정성'이다. 사이버 명예훼손이나 모욕죄가 성립하려면, 그 피해자가 누구인지 제3자가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 특정되어야 한다.


판례는 원칙적으로 단순 아이디나 닉네임만으로는 특정성을 인정하지 않는다. 가상 공간의 닉네임이 현실의 누구를 가리키는지 알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법원은 '주위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예외를 둔다. A씨의 사례는 바로 이 '주위 사정'이 강력하게 작용하는 경우다. '닉네임이 실명이고 동명이인이 전무'한 점, '인터넷 검색을 통해 즉시 식별 가능한 점' 등은 특정성을 인정받을 매우 유리한 요소로 꼽힌다.


"몰랐다는 변명, 통할까?"…가상 공간의 책임, 무게 더해져


가해자가 "실명인 줄 몰랐다. 그냥 게임 캐릭터인 줄 알았다"고 항변한다면 어떻게 될까?


법원은 이 역시 쉽게 받아들이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모욕죄의 고의(일부러 하려는 마음)는 상대방의 주민등록번호까지 알면서 욕해야 성립하는 것이 아니다. 자신이 모욕하는 대상이 '특정 가능한 실존 인물'이라는 점을 인식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결국 A씨의 사례는 온라인 닉네임이 더 이상 가상의 가면이 아니라 현실의 '나'와 직결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이다. 전문가들은 A씨에게 모욕적인 게시글과 검색 결과 등을 증거로 확보해 경찰에 적극적으로 고소할 것을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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