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놈의 XX" 군산시장의 시민 향한 막말, 모욕죄 인정되면 '당선 무효'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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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놈의 XX" 군산시장의 시민 향한 막말, 모욕죄 인정되면 '당선 무효' 될 수 있을까

2020. 04. 06 18:12 작성2020. 04. 07 12:39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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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park@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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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임준 군산 시장, 시민 향해 " 뚫린 입이라고 싸가지 없게" 막말

이정훈 강동구청장, 온라인서 구민과 "정신 차리세요" 댓글 설전

공개적으로 반말과 욕설한 지자체장⋯모욕·명예훼손으로 문제 삼을 수 있을까

최근 일부 지방자치단체들이 '거친 언행'으로 구설에 오르내리고 있다. 이런 감정적 표현들은 해당 정치인들의 정치적 책임을 넘어서서 법적인 책임까지 연결된다. 실제로 어떤 책임을 지게 될지 알아봤다. /게티이미지코리아

"정신 차리세요." "어린놈의 XX. 뚫린 입이라고 싸가지 없게!"


최근 일부 지방자치단체들이 '거친 언행'으로 구설에 오르내리고 있다. 시민에게 반말은 기본이고 과격한 표현까지 사용해 도를 넘었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이런 감정적 표현들은 해당 정치인들의 정치적 책임을 넘어서서 법적인 책임까지 연결된다. 모욕, 명예훼손 등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실제 법적 책임을 지게 될지 알아봤다.


"정신 차리세요" "어린 XX" 지자체장들의 거친 말·말·말

지난 1일 서울 강동구민들이 모인 인터넷 카페. 닉네임 '아이러브강동'을 쓰는 이용자가 카페 회원 A씨와 댓글 공방을 벌였다. 지하철 9호선 4단계 연장 계획에 대한 게시글에서 붙은 말싸움이었다.


A씨는 이정훈 강동구청장과 해당 지역구 국회의원인 진선미(강동구 갑)의원을 가리키며 "지금 같은 정치 쇼잉(showing·보여주기) 자세로는 언제 개통할지, 언제 완공할지 모른다"고 비판하는 댓글을 달았다. 이들의 공약과 달리 지하철 연장 공사가 지체되자 불만을 표현한 것이었다.


이정훈 강동구청장이 한 인터넷 카페 게시물에 댓글을 달며 이용자와 설전을 벌였다. '아이러브강동' 아이디 사용자가 이정훈 구청장으로 추정된다. /인터넷 캡처
이정훈 강동구청장이 한 인터넷 카페 게시물에 댓글을 달며 이용자와 설전을 벌였다. '아이러브강동' 아이디 사용자가 이정훈 구청장으로 추정된다. /인터넷 캡처


이 댓글에 이정훈 강동구청장 얼굴 사진을 프로필에 등록한 '아이러브강동'이 댓글을 달았다. "정치쇼 운운하는데 정신 차리세요." A씨는 "정신 차리라는 말은 모욕"이라며 반박했고, '아이러브강동'이 이에 재반박하며 감정싸움이 벌어졌다. 그러자 '아이러브강동'이 누군지 관심이 쏠렸다. 그는 이정훈 강동구청장이 맞았다.


앞서 지난달 27일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강임준 전북 군산시장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선별진료소로 찾은 B씨에게 욕설을 한 것이다.


강 시장은 검사 절차에 항의하는 B씨에게 "내가 시장이다 XX야. 어린놈의 XX. 뚫린 입이라고 싸가지 없게. 저런 것은 집어넣어 버려야 해" 등의 말로 대응했다고 알려졌다. 비난이 쇄도하자 결국 강 시장은 "감정을 추스르지 못하고 실수를 했다며 B씨에게 사과했다.


듣는 사람이 기분 나빠도, 마냥 모욕죄가 인정되지는 않는다

사안을 검토한 변호사들은 댓글 공방을 벌인 이정훈 구청장에겐 법적인 책임을 묻기 어렵다고 했다. 주민에게 부적절해 보일 수 있지만, 범죄로 성립될 만한 내용은 아니라는 것이다.


법률사무소 더엘의 박준제 변호사는 "('정신 차리세요'라는) 댓글 내용으로 볼 때 명예훼손으로 볼 만한 내용으로 볼 수 없기 때문에 형사상 범죄 성립이 되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법률사무소 흥원의 손영호 변호사도 "구청장의 발언은 선거구민들의 차기 선거에서 정치적 책임을 지는 것은 별론으로 하고, 댓글만으로 형사적 책임을 지기는 어려워 보인다"며 "구청장은 국가기관의 지위를 가지나 사인(私人·개인 자격의 사람)으로서의 지위도 겸하기 때문에 구청장의 댓글 내용은 형사상 문제삼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했다.


다만 강임준 군산 시장의 발언 내용은 모욕죄에 해당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박 변호사는 "욕설을 한 것이 명백하고, 주변에 이를 들은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공연성이 인정되므로 형법 제311조 모욕죄가 성립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법무법인 세안의 이임표 변호사 또한 모욕죄가 성립될 것으로 판단했다. 공연성이 충분히 인정된다는 취지였다.


모욕죄는 가해자가 말한 내용이 다른 사람에게 전파될 가능성이 있어야 성립한다. 사건 당시 선별진료소에는 진료소 직원들과 시민들이 있었다. 시민을 향해 언성을 높인 강 시장의 발언을 충분히 들을 수 있는 상황이었던 것이다. 이런 점에 비춰볼 때 모욕죄에 해당할 수 있다는 의미다.


법무법인 다한의 배진혁 변호사도 "제3자가 이러한 욕설을 들었다면 모욕죄는 성립될 것으로 보인다"며 "단정할 수 없지만, 지자체장이라는 지위에 비추어 양형에서는 법적 책임이 더 무거울 여지가 있어보인다"고 했다.


모욕죄로 당선 무효형 받기는 '하늘의 별 따기'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누구라도 금고(禁錮) 이상의 형을 선고받으면 피선거권이 박탈된다. 당선된 정치인도 마찬가지다. 만약 지자체장이 '모욕죄'로 처벌을 받게 된다면, 이를 근거로 당선 무효도 가능할까.


모욕죄의 법정형은 징역 1년 이하 또는 200만원 이하의 벌금이다. 징역형은 금고 이상의 형이기 때문에 충분히 당선무효형이 나올 수 있다.


하지만 법원은 모욕죄를 유죄로 인정하면서 징역형을 선고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배진혁 변호사는 "모욕죄의 경우는 통상 벌금형"이라고 했다. 이임표 변호사도 "(실형이나 집행유예 등) 징역형이 선고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따라서 당선 무효가 될 확률은 낮다.


박준제 변호사는 "일회성의 발언이었고, 다양한 정상 참작 사유가 존재하기 때문에 금고 이상의 형이 나올 가능성은 희박하다"며 "당선 무효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손영호 변호사는 군산 시장의 사건을 들어 "시장의 발언은 모욕에 해당되지만, 벌금형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금고 이상의 형이 나올 가능성은 낮다는 말이다.


법률 자문
(왼쪽부터) '법률사무소 더엘'의 박준제 변호사, '법률사무소 흥원'의 손영호 변호사, '법무법인 다한'의 배진혁 변호사, '법무법인 세안'의 이임표 변호사. /로톡DB
(왼쪽부터) '법률사무소 더엘'의 박준제 변호사, '법률사무소 흥원'의 손영호 변호사, '법무법인 다한'의 배진혁 변호사, '법무법인 세안'의 이임표 변호사. /로톡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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