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류상 이혼하고 계속 함께 살았던 남편의 사망⋯공무원 유족연금 받을 수 있을까
서류상 이혼하고 계속 함께 살았던 남편의 사망⋯공무원 유족연금 받을 수 있을까
'사실혼 관계' 였다면, 연금 받을 수 있는 권리 있어
법원에서 '사실혼관계존재' 확인받은 뒤, 연금 청구 가능

서류상 이혼 상태인 남편의 사망. 이런 경우 아내는 남편의 공무원 연금을 받을 수 없게 되는 걸까. /셔터스톡
갑자기 세상을 떠난 A씨의 남편. 평생을 공무원으로 일하다, 정년을 얼마 안 남기고 사망했다. 장례를 지른 후 서류를 정리하다 문득 '아내 몫'으로 공무원연금을 받을 수 있는지 궁금해졌다.
일반적이라면, 당연히 유족연금 받을 수 있겠지만 A씨와 A씨의 남편은 서류상 이혼 상태. 하지만 계속 함께 살아왔다. 사실혼 상태였다.
이런 경우에도 A씨가 유족연금을 받을 수 있는지 변호사와 알아봤다.
이에 대해 변호사들은 '사실혼' 관계에 있어도 연금을 받을 수 있는 권리가 인정된다고 했다.
법무법인 굿윌파트너스의 주명호 변호사는 "공무원연금법이 말하는 '배우자'에는 사실상 혼인 관계에 있던 자도 포함된다"고 했다. 이에 따르면 A씨도 공무원 유족연금을 받을 수 있는 조건이 된다.
엘앤파트너스 법률사무소의 이주연 변호사 역시 "사실혼의 배우자도 공무원연금 수급권이 있다"고 했다.
다만, 그 전에 인정받아야 할 것이 있다고 변호사들은 말한다.
대전법률사무소 한길로의 박종현 변호사는 "사실혼 배우자가 유족 연금을 청구하면, 공단은 '사실혼 관계가 있었다'는 법원의 판결을 요구한다"고 했다. 즉, 법원으로부터 사실혼 관계를 인정받아야 유족 연금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공동법률사무소 인도의 김장천 변호사도 "사실혼 관계 존재 확인의 소를 청구해 '사실혼 인정' 판결을 제출하면 될 것"이라고 했다.
소송 기간은 짧으면 6개월, 길게는 1년 정도가 걸린다고 변호사들은 말했다.
그렇다면, 법원은 어떤 기준을 가지고 사실혼을 인정할까.
대법원은 '사실혼'을 "당사자 사이에 혼인 의사가 있고, 사회적으로 정당한 실질적인 혼인 생활을 공공연하게 영위하고 있으면서도, 혼인신고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법률상 부부로 인정되지 아니하는 남녀의 결합 관계"라고 정의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혼인신고를 한 부부와 마찬가지로 생활을 해야 인정받을 수 있다.
정현 법률사무소의 송인욱 변호사는 "A씨와 남편이 장기간 동거를 한 사실만으로는 사실혼 관계로 인정받기에 부족하다"며 "두 사람이 '혼인 관계'라는 의사를 가지고 동거 생활을 했는지, 주변 가족들의 인식은 어떠했는지 등이 사실혼 인정에 중요하다"고 했다.
권민경 법률사무소 권민경 변호사는 "사실혼을 인정받기 위해서는 △함께 살았던 증거(주민등록초본 또는 등본상 같은 주소지) △함께 생활비를 공유한 부부공동생활 실체에 대한 증거가 있다면 좋다"고 말했다.
법무법인 효현 박수진 변호사 역시 "사실혼에 대한 증거자료를 얼마나 갖고 있는 지가 관건"이라고 했다.
더불어 A씨의 남편이 다른 '법률혼'이 없었다면 더 인정받을 확률이 크다고 했다.
공동법률사무소 인도의 안병찬 변호사는 "남편이 다른 사람과 혼인 신고한 경우가 아니라면, A씨의 연금수급권이 인정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법무법인 101(백일)의 이용수 변호사는 "A씨가 서류상으로 이혼한 이유가 채무면탈이었다면, 사실혼 인정으로 남편의 채무를 상속할 우려도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