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채팅 "나랑 관계할 사람", 통매음 처벌될까?
게임 채팅 "나랑 관계할 사람", 통매음 처벌될까?
친구의 장난 채팅에 '성범죄자' 될라…변호사 14인, 처벌 어려운 이유 상세 분석

온라인 게임에서 장난으로 보낸 "나랑 관계 할 사람"이라는 성적 메시지는, '성적 목적'과 '특정 상대방'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통신매체이용음란죄 처벌 가능성이 낮다. / AI 생성 이미지
PC방에서 친구가 장난으로 날린 온라인 게임 전체 메시지 "나랑 관계할 사람". 이 한마디에 성범죄 전과자가 될 수 있다는 공포에 휩싸인 한 게이머의 질문에 법률 전문가 14인은 "처벌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입을 모았다.
전문가들은 통신매체이용음란죄, 이른바 '통매음'이 성립하기 위한 요건이 매우 엄격하며, 이번 사안은 핵심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사건화 가능성 제로"…변호사들, 불안한 질문자에 한목소리
최근 한 온라인 법률 상담 플랫폼에 올라온 질문은 한순간의 장난이 불러온 공포를 고스란히 보여준다. 친구가 게임 중 전체 채팅으로 "나랑 관계할 사람"이라고 보낸 것을 두고, 질문자는 "너무 불안해서 아무것도 못하고 있다"며 통매음 고소 가능성을 물었다.
이 다급한 질문에 변호사들은 이례적으로 일치된 답변을 내놓았다. 법무법인대한중앙의 조기현 변호사는 "해당 발언 만으로 통매음이 성립할 가능성 자체가 전혀 없고, 사건화될 가능성도 없으므로, 안심하고 일상의 평온함을 회복하시길 권한다"라고 조언했다. 법무법인 반향의 정찬 변호사 역시 "기재하신 내용만으로 사건화의 가능성은 없어 보이니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라며 질문자를 안심시켰다.
왜 죄가 안 되나?…'성적 목적'과 '특정 상대방'의 부재
변호사들이 '처벌 불가'를 자신하는 이유는 통매음의 엄격한 성립 요건 때문이다. 법무법인 신의 박지영 변호사는 통매음의 정의를 "자신 또는 타인의 성적욕망을 유발하거나 만족시킬 목적으로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는 말, 글, 그림, 영상 등을 통신매체를 통해서 상대방에게 도달하게 하는 행위"라고 명확히 설명했다.
이번 사안은 이 요건 중 '성적 목적'과 '특정 상대방에게 도달'이라는 두 가지 핵심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즉, 불특정 다수를 향한 일회성 장난은 성적 욕망을 만족시키려는 '목적'으로 보기 어렵고, 메시지를 본 불특정 다수를 법이 규정한 '상대방'으로 특정하기도 어렵다는 것이다.
이는 법원의 판단 경향과도 일치한다. 과거 법원은 게임에서 졌다는 이유로 화가 나 성적 표현을 한 피고인에 대해 "게임 도중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질렀고 일회성 채팅이었다"는 점을 들어 성적 목적을 인정하지 않고 무죄를 선고한 바 있다(수원지방법원 2020고정1091 판결).
"형사처벌은 안 돼도 계정 정지는 가능…언행 조심해야"
다만, 형사 처벌을 받지 않는다고 해서 모든 책임에서 자유로운 것은 아니라는 경고도 나왔다. 법적인 문제와 별개로 게임사 내부 규정에 따른 제재는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지적이다.
김경태 변호사는 형사 처벌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분석하면서도 다른 종류의 위험성을 지적했다. 그는 "다만 게임 운영자나 다른 이용자의 신고로 게임 이용 제재를 받을 수 있으니, 친구에게 즉시 해당 행위를 중단하도록 권고하시기 바랍니다"라고 조언했다.
장난으로 던진 돌에 개구리가 맞아 죽듯, 가벼운 마음으로 날린 채팅 한 줄이 누군가에게는 불쾌감을, 자신에게는 계정 정지라는 현실적 불이익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