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좌이체만 해주면 바로 선물 준다" 광고에 '혹'했다가 사기 사건에 휘말렸다
"계좌이체만 해주면 바로 선물 준다" 광고에 '혹'했다가 사기 사건에 휘말렸다
"선물 준다"는 말에 모르는 사람 돈 받아 이체해준 중학생
알고 보니 사기 범행에 이용된 것⋯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SNS에서 "계좌이체를 해주면 선물을 준다"는 글을 봤고, 그 선물을 받고 싶은 생각에 자신의 계좌를 알려줬던 A군. 얼마 뒤 사기에 자신의 계좌가 이용됐다는 것을 알게 됐다. /게티이미지코리아⋅편집=조소혜 디자이너
"A군 아버지 되시나요?"
아들의 이름을 언급하는 경찰의 연락. 경찰은 중학생 A군이 사기 사건에 연루됐다는 소식을 전했다. 일단 아버지는 놀란 마음을 부여잡고 아들의 이야기를 침착하게 들어봤다.
사건의 전말은 이랬다. A군은 SNS에서 "계좌이체를 해주면 선물을 준다"는 글을 봤고, 그 선물을 받고 싶은 생각에 게시자 B씨에게 연락해 자신의 계좌를 알려줬다. 이후 누군가 A군의 계좌로 1만 6000원을 보냈고, A군은 그 돈을 다시 B씨에게 이체해줬다.
하지만 A군은 선물을 받지 못했다. B씨가 몇 번 더 이체해줘야 선물을 준다고 했기 때문이다. 문득 이상하다는 생각이 든 A군은 게시자 B씨와의 연락을 끊었다고 했다.
그렇게 A군의 계좌는 게임 아이템 사기에 이용된 것이었다. 그로 인해 현재 A군이 사기 일당으로 의심받고 있는 것이다. 아버지는 아들에게 잘못이 없다는 점을 말하고 싶지만,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하다.
변호사들은 A군이 자신의 계좌가 범죄에 이용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 여부가 중요하다고 했다.
법무법인 오른의 백창협 변호사는 "사기는 고의범"이이라고 했다. 고의범은 말 그대로 고의를 갖고 범행을 저지른 사람을 말한다.
이어 백 변호사는 "A군이 자신의 계좌가 범죄 행위에 이용되는지 인지하지 못했다면 무혐의 처분도 가능하다"고 했다.
법무법인 해냄의 조대진 변호사도 "해당 범행에 대한 고의가 없었다는 점을 적극 주장해야 한다"고 했다.
그렇다면 고의가 없었다는 점을 어떻게 증명할까.
'변호사 이연랑 법률사무소'의 이연랑 변호사는 "A군이 선물을 준다는 말에 속아 계좌이체를 해줬고, (사기꾼 일당이) 여러 번 이체해 달라고 요구했으나 응하지 않은 사실을 진술하라"며 "이와 관련된 입증 자료를 경찰에 제출하라"고 했다.
사기꾼 일당을 만난 것부터 계좌이체를 하게 된 과정을 경찰에 설명해 "사기인지 몰랐다"고 주장하라는 취지였다. 관련 자료도 확보해 제출하면 된다.
법률사무소 대명의 노민우 변호사도 "당시 일당과 나눴던 대화 내용 등을 신속히 확보하라"며 "이런 자료를 기초로 A군이 범행에 가담하지 않은 상황을 납득할 수 있는 의견서를 작성해 제출하라"고 했다.
만약, A군은 그럴 의도가 없었지만 사기에 가담했다고 수사기관에서는 판단할 수 있다. 이런 경우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이 경우 변호사들은 피해자와 합의한다면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노민우 변호사는 "피해 금원이 경제적으로 크지 않고, A군이 미성년자인 점 등이 감안될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피해 회복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법무법인 인화의 김명수 변호사도 "피해자에게 사과하고 처벌불원서를 포함한 합의를 하라"며 "부모의 탄원서와 A군의 반성문도 작성해 제출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 피해자와의 합의뿐만 아니라 반성하는 모습도 중요하다는 취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