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과거사위 “대검이 김학의 출국금지 사실상 불허”...출금 제안은 “법무부 실장 아이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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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과거사위 “대검이 김학의 출국금지 사실상 불허”...출금 제안은 “법무부 실장 아이디어”

2019. 04. 08 14:35 작성2019. 04. 08 14:4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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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과거사위 김학의 사건 주무 위원 김용민 변호사 기자회견

김 변호사 “출국금지 불가 이유를 매우 강력한 반대로 이해”

출국금지 제안한 건 진상조사단 아닌 이용구 법무부 법무실장

8일 변호사회관에서 질문 듣는 과거사위 김용민 변호사=연합뉴스 윤동주 기자(C)저작권 연합

대검찰청이 김학의(63·사법연수원 14기) 전 법무부 차관에 대한 진상조사단의 출국 금지 요청을 사실상 불허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법무부 산하 검찰 과거사위원회(위원장 대행 정한중 한국외국어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소속 김용민(42·35기) 변호사는 8일 오전 10시 서울 서초구 서울지방변호사회관 5층 정의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검은 진상조사단에서 김학의 전 차관 출국금지에 관한 의견을 철회했다고 주장하나, 대검이 사실상 대검이 불허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로써 지난달 23일 새벽 김 전 차관이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해외로 출국을 시도하기 전, 진상조사단이 대검찰청을 통해 법무부에 출국금지를 요청했지만 사실상 거부당했다는 의혹이 진실게임 양상으로 흐르고 있다. 나아가 출국금지 요청을 처음 제안한 곳이 진상조사단이 아닌 법무부라는 점에서 과거 두 차례 검찰 수사에서도 밝히지 못한 김 전 차관 성범죄 의혹에 대한 독립적이고 공정한 조사가 가능한지 의문이 제기된다.

 

이날 김 변호사는 과거사위 차원이 아닌 위원 개인 자격으로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김 전 차관의 성범죄 의혹을 재조사하고 재수사를 의뢰한 진상조사단 8팀의 보고를 받는 과거사위 주무 위원이 김 변호사 자신인 만큼 “이 사건 관련해서 경험했던 것을 말하는 것”이라는 얘기다.

 

앞서 경향신문은 지난 4일과 5일 이틀에 걸쳐 진상조사단이 지난달 20일 “김 전 차관에 대한 출국금지 요청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대검에 전달했지만, “앞선 두 차례 검찰 수사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은 상황에서 이를 뒤집을 만한 별다른 증거가 확보되지 않았으므로, 현 단계에서 출국금지를 요청할 필요가 없다”는 답변이 돌아왔다고 보도했다. 대검은 즉각 경향신문 보도에 반박했다.

 

대검 기획조정부(부장 문찬석 검사장)는 지난 5일 오후 검찰 내부망인 ‘이프로스’(e-Pros)에 “대검이 김학의 출금 요청이 필요 없다고 조사단에 통보했다는 보도는 사실과 다르고, 조사팀에서 출국금지에 관한 검토 요청을 자진 철회한 것이 ‘팩트’(fact)임을 알려드린다”라는 내용의 입장문을 올렸다.

 

입장문에 따르면 진상조사단 8팀 소속 A 검사는 지난달 19일 대검 기획조정부에 전화로 “김학의 전 차관에 대한 출국금지가 필요하다”는 취지의 의견을 전달했다. 이에 기획조정부 관계자는 “조사 8팀의 의견을 정리해 문서로 보내달라”고 다시 요구했다.


하지만 A 검사는 다음 날인 20일 문서를 보내는 대신 “저희 팀이 다시 협의한 결과, 적법절차를 준수해야 하는 점 등을 감안해 (출국금지 요청은) 의견이 없는 것으로 정리됐다”며 출국금지 요청을 자진철회했다는 것이다.

 

“출국금지 요청 처음 제안한 건 이용구 법무실장”

김 변호사가 기자회견에서 8일 밝힌 내용은 대검 기획조정부의 입장과 상당히 다르고 사실관계가 복잡하다.

 

출국금지 제안을 먼저 내놓은 것은 법무부이며, 과거사위와 진상조사단은 법무부와 검찰이 사전 논의를 끝낸 것으로 이해해 일을 진행했는데 대검 기획조정부에서 오히려 출국금지 반대 이유를 들어 사실상 독립적이어야 할 조사활동에 개입했다는 것이다.

 

김 변호사가 이날 배포한 ‘김학의 출국금지 과정에 대한 기자간담회’ 발표문에 따르면 김 전 차관에 대한 출국금지를 처음 제안한 것은 이용구(54·23기) 법무부 법무실장이다.

 

김 변호사는 “20일 점심 무렵 법무부 이용구 실장으로부터 김학의 전 차관에 대한 출국금지의 필요성이 있고, 조사단에서 위원회 출국금지를 요청하면 위원회가 권고하고 법무부가 출국금지를 검토하는 방안을 상의하는 연락을 받았다”고 했다.

 

이때 이 실장에서 먼저 상의를 제안한 성격을 두고 김 변호사는 기자회견이 끝난 뒤 로톡뉴스와 따로 만난 자리에서 “이용구 실장이 과거사위 간사위원 자격으로 아이디어 차원에서 출국금지를 얘기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김 변호사는 이 실장의 제안에 앞서 이미 이 사건 과거사위 주무 위원 자격으로 진상조사단 소속 A 검사와 김 전 차관에 대한 출국금지 필요성을 논의하던 상태였기 때문에 “이용구 실장의 제안이 월권으로도, 부당한 압력으로도 느끼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김 변호사는 이용구 실장의 제안을 받아들여 즉시 A 검사와 협의했다고 했다. 이후 A 검사는 내부 팀 논의를 거치는 과정에서 법무부에 출국금지를 요청하는 공문을 어떤 형식으로 해야 하는지 두 가지 안을 마련했다고 한다.

 

첫 번째는 공문 발신자 명의를 대검으로 하는 안이었다. 진상조사단이 독립적인 조사기관이지만 엄연히 대검 산하에 설치된 만큼 공문 명의를 대검으로 해야 한다는 의견이었다. 기존에 보낸 진상조사단 공문의 명의가 모두 대검이었던 만큼 자연스럽게 이같은 방안이 논의됐다.

 

두 번째는 출국금지 요청을 포함한 조사권 자체가 진상조사단에 있는 만큼 발신자를 진상조사단으로 지정해야 한다는 방안이었다. 두 경우 모두 수신자는 모두 법무부 산하에 있는 과거사위였다. 출국금지 조치는 법무부 장관이 권한이다.

 

A 검사는 팀 안에서 의견이 모이자 즉시 대검 기획조정부와 두 가지 안을 두고 상의했다. 하지만 출국금지 요청이 필요하다는 자신의 전날 요청과 별개로 대검 기획조정부는 이날 구체적인 공문 형식을 어떻게 논의할지는 처음 접했다며, 직접 법무부 측에게 이같은 논의의 배경을 물은 것으로 전해졌다.

 

A 검사 역시 법무부 소속인 이 실장이 공식적으로 과거사위에 출국금지 요청을 처음 제안한 만큼, 사전에 법무부와 대검이 논의를 끝낸 것으로 이해했다가 이같은 대검 기획조정부의 반응을 듣자 당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이날 오후 2시 30분쯤 A 검사는 다시 팀원들과 논의 끝에 ‘대검 명의 공문’ 대신 ‘진상조사단 명의 공문’을 보내는 것으로 잠정 합의했다.

 

묻지도 않았는데 출국금지 불가 사유 밝힌 대검

대검 기획조정부 소속 한 연구관이 30분 뒤 A 검사에게 내부 메신저에 ‘고려사항’이라는 제목의 입장문에서 “현 상태는 1. 김학의 사건 관련해서 무혐의 처분이 있는 상태 2. 조사단 진상조사 결과는 위원회에도 보고되지 않은 상태(위원회 심의 결과나 권고도 없음) 3. 장자연 사건처럼 일부 내용에 대한 수사권고도 없음”이라고 보냈다고 한다.

 

종합하면 진상조사단은 과거사위와 협의를 거쳐 김 전 차관에 대한 출국금지 요청의 공문 형식을 문의한 것인데, 대검은 정작 물어본 질문에 답하지 않고 김 전 차관에 대한 출국금지 요청이 불가능한 이유만 통보한 셈이다.

 

이에 대해 김 변호사는 “대검이 그동안 진상조사단의 조사활동에 불개입 원칙을 고수했음에도 불구하고 유독 김학의 출국금지에 대해 이례적으로 반대 입장의 문건을 보내 매우 강력한 반대로 이해했다”며 “대검에 연구관은 검찰총장 보위하는 참모 역할을 하며, 개인 이름으로 문건이 나가는 경우는 드물고 다 상의를 거쳐서 나간다”고 반발했다.

 

사실상 김 전 차관에 대한 출국금지는 어렵다는 대검의 입장을 접한 8팀에서는 회의를 이어 갔고, ‘외부위원들이 내부위원인 검사를 보호해야 하는 것 아니냐’ ‘그대로 진행을 했다가는 내부위원인 검사가 대검에 항명한 것처럼 보일 수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고 한다.

 

8팀은 다음날인 21일 과거사위를 통해 김 전 차관에 대한 출국금지를 요청하는 방안을 고려했지만 “너무 성급하게 하는 것도 문제가 있는 것 같아서 논의를 중단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김 변호사는 전했다.


결국 8팀은 지난달 25일 과거사위에 중간보고하는 자리에서 김 전 차관을 뇌물 혐의로 재수사 의뢰하는 동시에 출국금지를 요청하는 방안으로 의견을 모았다. 하지만 김 전 차관이 회의가 열리기 이틀 전인 지난달 23일 태국 방콕행 비행기에 탑승하려다 제지되는 바람에 결과적으로 때를 놓치게 됐다.

 

논란의 이용구 법무실장 “해프닝으로 정리하자”

한편 이 실장은 경향신문 보도 이후 대검 기획조정부의 반박이 이어지자 법무부·검찰·과거사위·진상조사단 내 불협화음이 있는 것처럼 보일까 김 변호사에게 우려를 표했다고 한다. 이 실장은 “김 변호사와 A 검사의 소통이 원활하지 않은 ‘해프닝’(happening·우발적 사건)으로 정리하자”고 했지만 김 변호사는 “누가 다칠지 모르는 상황이다”라며 거절했다고 말했다. 


로톡뉴스는 이날 김 변호사의 기자회견에서 언급된 내용에 대한 입장을 듣기 위해 대검찰청 기획조정부 관계자와 이 실장에게 전화했지만 모두 받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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