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로봇 차로 들이받았는데 '보행자' 취급… 사람 친 사고와 똑같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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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로봇 차로 들이받았는데 '보행자' 취급… 사람 친 사고와 똑같을까?

2026. 08. 12 17:12 작성
조연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yj.jo@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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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체는 수리비 요구하는데 법은 '보행자' 취급

사고 책임과 보험처리, 변호사들이 답했다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최근 밤늦게 어두운 골목에서 운전하던 A씨는 눈앞에 나타난 배달로봇을 미처 피하지 못하고 그대로 들이받았다. 가로등도 시원찮은 곳이라 브레이크를 밟을 새도 없었다.


로봇은 완전히 찌그러졌고, 다음 날 로봇 운영업체로부터 수리비를 물어내라는 연락이 왔다. A씨는 배달로봇이 법적으로 '보행자'로 취급된다는 기사를 본 기억이 떠올라 혼란에 빠졌다.


이 사고가 사람을 친 것처럼 교통사고로 처리되는 것인지, 아니면 단순히 물건을 부순 것인지 궁금해졌다. 수리비를 전부 물어줘야 하는지, 자동차보험 처리는 가능한지도 막막하기만 하다.


배달로봇은 '보행자'라는데…사람 친 사고와 같나

결론부터 말하면, 배달로봇을 들이받은 사고는 사람을 다치게 한 인명사고와는 다르다.


법적으로 배달로봇이 '보행자' 지위를 갖는 것은 통행 방법에 관한 규정일 뿐, 로봇 자체를 사람으로 취급한다는 의미는 아니라는 게 변호사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디센트 법률사무소 홍푸른 변호사는 "실외이동로봇(배달로봇)이 '보행자'로 의제되는 것은 통행 권리·의무에 관한 규정일 뿐, 로봇을 사람으로 취급해 형법상 업무상과실치상죄 등이 성립한다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즉, 로봇은 법적으로 사람이 아닌 '재물'에 해당한다. 형법상 일반 과실재물손괴는 처벌 규정이 없으나, 차 운전 중 과실로 타인의 재물을 손괴한 경우에는 도로교통법 제151조(업무상과실재물손괴)가 적용될 수 있다.


다만 이는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상 반의사불벌죄에 해당하므로, 피해 업체와 합의하거나 자동차보험 처리를 통해 처벌 불원 의사가 확인되면 형사처벌을 피할 수 있다.


법률사무소 새율의 윤준기 변호사 역시 "로봇 자체는 재물이므로 이번 사고는 인명 피해가 아닌 재물 손괴 사안으로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교통사고는 '차의 교통'으로 사람을 다치게 하거나 물건을 손괴한 경우를 말하는데, 이번 사고는 물건이 손괴된 '물피 사고'의 틀에서 다뤄진다.


수리비, 운전자가 전부 물어줘야 할까? '과실비율'이 핵심

형사상 책임은 합의나 보험 처리를 통해 마무리할 수 있더라도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은 남는다. 하지만 업체가 요구하는 수리비 전액을 무조건 물어줘야 하는 것은 아니다.


책임 범위는 운전자와 로봇 운영업체 양측의 과실비율에 따라 달라진다.


변호사들은 운전자의 전방주시 의무뿐만 아니라 로봇 측의 안전조치 여부도 함께 따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디센트 법률사무소 임호균 변호사는 "업체가 요구하는 수리비를 곧바로 전액 인정할 필요는 없다"며 "로봇 측에도 야간 식별장치 미비나 통행 구역·경로상 문제가 있었다면 과실상계로 배상액이 줄어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구체적으로는 사고 장소의 조명 상태, 로봇의 야간 식별장치(반사판, 조명 등) 부착 및 작동 여부, 로봇의 통행 경로가 적법했는지 등이 과실비율을 정하는 주요 기준이 된다.


법무법인 한강 김전수 변호사는 "야간에 운전자가 정상적으로 주행하더라도 로봇을 발견하기 어려운 상태였다면 로봇 운영자 측의 과실을 주장할 여지가 있다"고 짚었다.


자동차보험 '대물배상' 처리 가능…증거 확보가 우선

그렇다면 수리비는 어떻게 처리해야 할까. A씨의 자동차보험으로 처리가 가능하다.


법무법인 해든 김성돈 변호사는 "배달 로봇이 법적으로 보행자의 지위를 갖는 것은 맞으나, 사람이 다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민사상 손해배상으로 처리될 것"이라며 "자동차보험(대물배상)으로 처리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업체에 직접 수리비를 주기보다는, 우선 보험사에 사고를 접수해 대응하는 것이 안전한 방법이다. 대물배상 보험 처리가 이루어지면 민사상 손해배상이 정산될 뿐만 아니라 처벌 불원 의사 확인을 통해 형사적인 문제도 원만히 해결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증거 확보다.


윤준기 변호사는 "로봇에는 주행 기록과 카메라 영상이 남아 있으므로 업체 측에 자료 제공을 요청할 수 있고, 인근 CCTV와 블랙박스 영상도 함께 확보해 두는 것이 좋다"며 "이런 영상은 보존기간이 짧아 서두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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