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보험금 받기도 전에 보험사로부터 '채무부존재' 소송당한 사람들을 위한 대응법
사고 보험금 받기도 전에 보험사로부터 '채무부존재' 소송당한 사람들을 위한 대응법
교통사고 당했는데 보험료 받기도 전에, 보험사로부터 소송을 먼저 당했다
보험사의 의도는 무엇일까? 이 소송이 부당한 건 아닐까⋯
변호사들이 조언한 대응 방법을 정리해봤다

교통사고를 당한 A씨는 일주일 정도 병원에 입원해야 했고, 지금도 통원 치료를 받고있는 상황. 그런데 가해 차량의 보험사로부터 갑자기 소송을 당했다. /게티이미지코리아
교통사고로 병원 치료를 받고 있었을 뿐인데, 갑자기 소송을 당했다. 민사 소송을 제기한 건 가해 차량의 보험사. 아직 보험금을 받기도 전이었다. 보험사는 A씨를 상대로 "우리가 지급해야 할 채무(보험금)는 〇〇만원을 초과해 존재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소송을 선제적으로 걸었다. 일명 '채무부존재 확인' 소송.
이 사고로 A씨는 일주일 정도 병원에 입원해야 했고, 지금도 통원 치료를 받고있는 상황. 아직 치료도 끝나기 전인데 보험사가 소송 먼저 거니 A씨 입장에서는 황당하다.
그는 현재 세 가지가 궁금하다. 보험사의 의도는 무엇인지, 보험사의 방식이 부당한 건 아닌지, 대응 방법은 무엇이 있는지. A씨의 궁금증을 변호사들과 정리해봤다.
보험사는 의도는 무엇일까. 변호사들은 "지급해야 할 보험료를 낮추려는 압박 수단"이라고 분석했다.
법무법인 오현의 황원용 변호사는 "실무에서도 자주 제기되는 소송"이라며 "보험사가 A씨에게 일정 부분을 넘어서는 채무(보험금)가 없다는 것을 명확하게 하기 위해 제기한 것"이라고 밝혔다.
법률사무소 인도의 안병찬 변호사도 이 의견에 동의하며 "보험사가 A씨의 치료비가 더 늘어나지 않도록 압박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어째서일까.
사실 보험사가 선제적으로 채무부존재확인소송을 제기하는 건, 보험사 입장에서 나쁠 게 없다. 이러한 소송이 제기되면 상대방은 거대 보험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진행해야 한다는 것만으로 압박감을 받는다. 보험사가 "지급하겠다"는 수준의 보험금에 그런대로 만족하거나, 아예 보험금을 포기하는 경우도 많다.
반대로 보험사는 추후 소송에서 진다고 하더라도, 그렇게 큰 손해를 보지 않는다. 어차피 지급해야 했던 보험금에 지연이자 정도만 지급하면 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런 보험사의 선제적인 소송은 법적으로 부당한 게 아닐까. 대법원은 최근 전원합의체 판결을 통해 "문제가 없다"고 결론 지었다.
대법원(주심 이기택 대법관)은 지난 17일 이러한 보험사의 선제적인 채무부존재확인 소송이 "적법하다"고 판시했다. 쟁점은 '보험사가 보험 수익자보다 먼저 소송을 제기할 이익이 인정되느냐' 였는데, 대법원은 "인정된다"고 봤다.
보험금의 존재 여부나 범위에 대해 다툼이 있는 경우 보험사가 '법적 불안을 제거할 수 있다'는 점이 그 이익이라고 대법원은 판시했다.
반대 의견을 낸 대법관은 3명으로, 이기택, 김선수, 노정희 대법관이었다. "대규모 금융기관인 보험사가 얻을 수 있는 이익은 거의 없거나 크지 않은 반면, 보험 수익자는 더욱 악화한 상황에 맞닥뜨리게 된다"고 했다.
하지만, 다수결 원칙을 따르는 대법원 전원합의체의 최종 결론은 "문제가 없다"로 나왔다.
대법원에서 확인됐듯, 보험사의 선제적인 소송 자체는 현재 법적인 문제가 없다. 그렇다면, A씨는 당장 어떻게 해야 할까. 변호사들은 보험사를 상대로 맞소송(반소)을 걸어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게 좋다고 했다.
황원용 변호사는 "치료비와 정신적 피해에 대한 위자료, 일실수입 등을 적극적으로 주장 및 입증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일실수입이란 교통사고가 없었다면 A씨가 받았을 것으로 추정되는 수입으로 A씨의 임금 등이 기준이 된다.
법무법인 남강의 김재영 변호사 역시 "적극적으로 대응해 소송 과정 중에 A씨에게 유리한 결과로 조정을 이끌어내는 게 바람직하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