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통보받자 32억 분양권 급매"... 재산분할 피하려던 70대 법정구속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이혼 통보받자 32억 분양권 급매"... 재산분할 피하려던 70대 법정구속

2025. 11. 24 12:15 작성
조연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yj.jo@lawtalknews.co.kr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아내 몰래 27억 현금화

"카지노에서 다 탕진" 황당 변명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평생을 함께한 아내가 이혼을 요구하자, 재산분할을 해주지 않기 위해 수십억 원에 달하는 아파트 분양권을 급하게 팔아치운 70대 남편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그는 현금으로 바꾼 돈을 "도박으로 다 탕진했다"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혼 위기 속에서 재산을 지키려던 남편의 무리수는 결국 '철창행'이라는 비극적인 결말로 이어졌다.


32억 분양권, 별거 한 달 만에 '증발'했다

사건의 발단은 2021년 6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남편 A(73)씨는 아내 B씨와 갈등 끝에 별거에 들어갔다.


별거 직후인 7월 초, B씨는 더 이상 혼인 관계를 유지할 수 없다며 이혼 및 재산분할 청구 소송을 하겠다는 뜻을 A씨에게 전했다.


문제는 그 직후 A씨의 행동이었다. 그는 아내의 이혼 선언이 있자마자 서울에 보유하고 있던 아파트 분양권을 매물로 내놓았다. 매매가는 무려 32억 원. 부부 공동재산의 4분의 3 이상을 차지하는 핵심 자산이었다.


거래는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7월 30일 매매계약을 체결한 A씨는 통상적인 거래 관행보다 훨씬 이른 시점인 8월 12일에 잔금을 모두 받아챙겼다. 세금과 본인이 들어갈 실버타운 입주비용을 제외하고 남은 돈은 약 20억 4천만 원이었다.


A씨의 '현금화 작전'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그는 분양권 매도 대금 20억여 원을 전액 수표로 인출했다.


이어 강원도 홍천에 있는 부동산을 담보로 1억 원을 대출받아 9,990만 원을 현금으로 뽑았고, 본인 계좌에 있던 예금 6억 3,500만 원까지 모두 현금으로 인출했다.


불과 두 달 사이 27억 원이 넘는 거액이 금융기관의 전산망에서 사라져 A씨의 수중으로 들어간 것이다.


"카지노에서 다 썼다" 황당한 변명

아내 B씨는 뒤늦게 재산을 지키기 위해 법원에 분양권 처분 금지 가처분과 부동산 가압류를 신청했지만, 이미 A씨가 모든 재산을 현금으로 바꾼 뒤였다.


결국 A씨는 강제집행면탈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법정에 선 A씨는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는 "아내가 소장을 보내기 전까지는 진짜 이혼할 줄 몰랐고, 재산을 뺏길 거란 생각도 안 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거액의 현금 행방에 대해서는 "카지노를 다니며 도박으로 모두 탕진했다"는 믿기 힘든 해명을 내놓았다.


그러나 법원의 판단은 냉혹했다. 춘천지법 형사1단독 송종환 부장판사는 A씨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하며 유죄를 인정했다.


법원 "치밀한 재산 빼돌리기… 죄질 매우 나빠"

재판부는 A씨의 재산 처분 시기와 방식이 '매우 이례적'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별거 직후 협의도 없이 부부 전 재산이나 다름없는 분양권을 급매하고, 잔금까지 앞당겨 받은 것은 누가 봐도 재산분할을 피하기 위한 의도적인 행동이라는 것이다.


또한 '도박 탕진설'에 대해서도 "설령 카지노에 갔다고 해도, 20억 원이 넘는 거액을 단 하루 만에 수표로 찾아 보관하고, 며칠 뒤 또다시 대출까지 받아 현금을 챙긴 행위는 설명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인의 행위로 인해 이혼 소송을 통해 확정된 아내의 채권 16억 9천만 원이 사실상 휴지 조각이 됐다"며 "은닉한 액수가 매우 크고 피해자에게 심각한 고통을 안겨 죄질이 불량하다"고 질타했다.


결국 법원은 A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하고, 도주 우려가 있다며 그 자리에서 법정구속했다.


재산을 지키기 위해 아내의 권리를 침해하고 사법 질서를 교란한 대가는 칠순의 나이에 맞이한 수감 생활이었다.

나만 모르는 일상 법률 상식, 매일 아침 배달해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