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에 앙심 품은 '내연 관계' 안동시청 공무원 살인 사건의 전말
이별에 앙심 품은 '내연 관계' 안동시청 공무원 살인 사건의 전말
스토킹 끝에 흉기 휘두른 남자, 엇나간 집착이 부른 참극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2022년 7월 5일, 한 남성의 엇나간 집착이 평화로운 출근길을 피로 물들였다. 그날 오전 8시 56분, 안동시청 주차장에서 한 여성 공무원이 흉기에 찔려 숨진 채 발견되었다. 범인은 다름 아닌 40대 남성이었고, 사건 발생 불과 30분 만에 경찰서를 찾아 자수했다. 그는 과거 피해자의 직장 동료였으며, 한때 부적절한 관계를 맺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두 사람의 관계는 피해자가 "가정을 지키고 싶다"며 이별을 통보하며 끝이 났다. 그러나 남성의 집착은 그때부터 시작되었다. 그는 "내 가정이 파탄났다. 아내와 정리할 테니 나랑 같이 살자"는 집요한 메시지를 보내며 피해자를 괴롭혔다.
끝나지 않은 괴롭힘, 그리고 계획된 범행
남성의 스토킹은 날이 갈수록 대담해졌다. 피해자의 시부모에게 부적절한 관계를 폭로하고, 남편을 찾아가 이혼을 요구하는 등 광적인 행동을 서슴지 않았다. 그러나 피해자가 완강히 거부하자, 그의 왜곡된 생각은 극단적인 방향으로 치달았다. 자신의 불행이 모두 피해자 때문이라는 망상에 사로잡혔다.
"그 X 때문에 내 모든 것이 망가졌다. 반드시 죽인다"는 섬뜩한 문자 메시지를 지인에게 보냈다.
범행 며칠 전에는 마치 복수를 예고하듯 아내에게 문자를 보낸 후, 이른 아침 피해자의 집 앞으로 찾아갔다. 피해자를 만나지 못하자 그는 곧장 그녀의 직장인 안동시청으로 향했다. 주차장에서 피해자를 기다렸다가 "할 말이 있다. 차에 타라"며 흉기로 위협했고, 도망치려던 피해자를 살해하는 비극적인 결말을 맞았다.
1심의 '최고형'과 항소심의 '대폭 감형'
끔찍한 사건에 대해 1심 재판부는 검찰의 구형량(징역 29년)보다 높은 징역 30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해자는 관계를 끝내려고 노력했지만, 가해자는 책임을 전가하며 계획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지적하며, 유기징역형으로는 최고형인 징역 30년을 선고했다.
그러나 1심 선고 나흘 만에 항소한 가해자는 2심에서 다소 엉뚱한 주장을 펼쳤다.
"졸피뎀을 많이 먹어 정신이 이상해졌다", "옆집에 사는 조현병 친구의 영향을 받았다"는 등 납득하기 어려운 주장을 이어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심 재판부는 그의 정신이 불안정하다는 점을 고려하여 형량을 20년으로 대폭 감형했고, 이 판결은 대법원에서 그대로 확정되었다.
스토킹, 더 이상 '사랑'이 아닌 '범죄'
이 사건은 스토킹이 단순한 집착이나 괴롭힘이 아닌, 심각한 범죄로 이어질 수 있음을 경고하는 비극적인 사례다. 현행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은 접근하거나 따라다니는 행위, 문자나 전화로 괴롭히는 행위 등을 명확히 스토킹 행위로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행위가 지속될 경우 스토킹 범죄로 처벌받게 된다.
스토킹 피해를 겪고 있다면 즉시 경찰에 신고하고, 문자 메시지나 전화 기록 등 증거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스토킹처벌법은 피해자 보호를 위해 100미터 이내 접근 금지, 전기통신 접근 금지 등의 긴급응급조치 및 잠정조치를 규정하고 있다.
피해자의 용기 있는 초기 대응과 적극적인 법적 보호 요청이 더 큰 비극을 막는 첫걸음이 될 수 있다. 씁쓸한 교훈을 남긴 이번 사건을 통해, 스토킹 범죄의 심각성을 다시 한번 되새겨야 할 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