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때문에 넘어져 다쳤으니…2000만원에 합의보자" 해도 해도 너무한 합의금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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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때문에 넘어져 다쳤으니…2000만원에 합의보자" 해도 해도 너무한 합의금 요구

2021. 03. 30 10:55 작성2021. 04. 02 19:45 수정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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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에서 부딪혀 넘어진 상대방 "병원비까지 2000만원에 합의하자"

과한 합의금 요구 같은데⋯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술에 취한 채 걸어가다 다른 사람과 부딪혔는데 상대방이 그대로 넘어졌다. 별다른 상처는 없어 보였던 터라 연락처를 교환하고 헤어진 A씨. 하지만 얼마 후 어마어마한 액수의 합의금을 요구받고 있다. /게티이미지코리아⋅편집=조소혜 디자이너

"2000만원에 합의하죠. 아니면 전 끝까지 갈 겁니다."


A씨가 요즘 골머리를 앓는 문제가 하나 있다. 바로 '합의' 문제. 술에 취한 채 걸어가다 다른 사람과 부딪혔는데, 상대방이 그대로 넘어졌다. 정신이 번뜩 든 A씨는 얼른 넘어진 B씨의 상태를 살폈다. 별다른 상처는 없어 보였던 터라 연락처를 교환하고 헤어진 A씨. 하지만 얼마 후 어마어마한 액수의 합의금을 요구받았다.


넘어진 B씨에 따르면, MRI와 CT 촬영 등으로 이미 1000만 원이 넘게 들었다고 했다. 또 앞으로도 계속 병원 치료를 받아야 하고, 부상으로 일을 못 해 입은 피해도 크다고 했다. 이에 2000만원의 합의금을 요구했다.


A씨는 자신 때문에 넘어져 다친 것이기에 어느 정도는 책임져야겠다고는 당연히 생각했다. 하지만 이건 아니다 싶다. 고의로 그런 것도 아니고, 길 가다 부딪힌 것뿐인데 터무니없이 많은 돈을 요구한다는 생각이다. 무엇보다 현재 자신의 경제 사정도 좋지 않다. 해결 방법이 없을까?


합의 안 하면 민·형사 소송 예상⋯그래도 합의금 2000만원보다 적을 것

사고 당시 상황이나 부상의 정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 봤을 때 "상대방이 요구하는 합의금이 지나치다"는 쪽으로 변호사들의 의견이 모였다.


법률사무소 중현의 지세훈 변호사와 법무법인 해냄의 조대진 변호사는 "상대방이 요구하는 금액이 지나치게 큰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만약 합의에 응하지 않으면 B씨는 A씨를 과실치상으로 고소할 수 있다. 또한 손해배상 소송 역시 가능성이 있다. 그렇게 되면 A씨가 불리한 것 아닐까.


실제로 최악의 경우엔 A씨가 과실치상으로 처벌을 받을 수 있긴 하다. 과실로 인하여 사람의 신체를 상해에 이르게 한 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형법(제266조)에 규정되어 있다.


다만, 실익을 따져봤을 때 성급하게 지금 시점에서 합의할 일은 아니라는 것이다. 변호사심앤이 법률사무소의 심지연 변호사는 "향후 검찰 단계에서도 형사조정을 통해 얼마든지 합의할 기회가 주어지기 때문에 굳이 서둘러서 합의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 더 상황을 지켜봐도 된다는 취지였다.


법무법인 인화의 김명수 변호사도 "A씨가 생각하는 적정한 합의금을 제안해 봤으나 상대방이 거부한 것이라면, 향후 수사기관과 재판부에 '합의를 위한 노력을 했으나 피해자의 과도한 합의금 요구로 무산됐다'는 것을 어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또한 현재 경제 사정이 좋지 않다면 냉정하게 봐야한다. '변호사 한병진 법률사무소'의 한병진 변호사는 "A씨에게 과실치상죄가 인정된다 해도 가벼운 벌금형으로 끝날 것으로 보이고, 손해배상액도 상대방이 요구하는 금액보다 훨씬 적게 인정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손해배상의 경우는 어떨까. 법무법인 정향의 박재성 변호사는 "민사소송을 통해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경우 자신의 손해에 대해 구체적으로 입증해야 한다"며 "상대방이 요구한 합의금이 모두 인정되지 않을 수 있으니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


한병진 변호사 역시 "손해배상액도 상대방이 요구하는 금액보다 훨씬 적게 인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하지만 간단한 문제가 아니라는 의견도 있다. 법무법인 온세상의 설현섭 변호사는 "A씨 입장에서 잠깐 부딪힌 걸 가지고 상대방이 지나치게 과다한 요구를 하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법원은 상대방이 요구하는 금액이 합당한지를 판단하는 것"이라며 "치료 경과 등을 종합적으로 봐야하는 부분"이라고 했다. 막연하게 액수가 많다고 해서 무작정 거부할 일은 아니라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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