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발 묶인 환자 사망" 양재웅 병원 담당 의사 구속, 증거인멸 우려 인정
"손발 묶인 환자 사망" 양재웅 병원 담당 의사 구속, 증거인멸 우려 인정
유명 정신과 병원 사망사건, 담당 의사 구속

'환자 사망 사건 병원장' 양재웅 국감 출석 / 연합뉴스
유명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가 운영하는 병원에서 손발이 묶인 채 입원 환자가 숨진 사건과 관련해, 당시 환자를 담당했던 의사가 전격 구속됐다.
법원은 "증거 인멸 우려가 있다"는 사유로 구속영장을 발부하면서, 사건의 진실 규명을 향한 수사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다이어트약 중독 치료 중 사망, 사건의 전말
지난해 5월 27일, 유명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겸 방송인 양재웅 씨(43)가 운영하는 경기도 부천의 한 병원에서 입원 환자 B씨(30대·여)가 사망했다.
B씨는 다이어트약 중독 치료를 위해 입원했으나, 입원 후 불과 17일 만에 숨졌다.
경찰은 환자 B씨가 사망 당시 손발이 묶인 상태였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의료진의 과실 여부를 수사해왔다.
사건을 수사해 온 경기남부경찰청 형사기동대는 당시 환자를 담당했던 의사 A씨를 업무상과실치사 등 혐의로 구속했다고 20일 밝혔다.
인천지법 부천지원 양우창 영장 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A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범죄 혐의가 소명되고 "증거 인멸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증거인멸 우려" 구속영장 발부의 법적 의미와 쟁점
이번 구속은 수사 과정에서 경찰과 검찰 간의 의견 차이를 극복하고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경찰은 당초 A씨를 포함한 의료진 3명의 사전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검찰에서 반려된 바 있다. 이후 경찰이 심의를 신청했고, 서울고검 영장심의위원회가 A씨의 구속영장 청구가 적정하다고 의결하면서 결국 구속에 이르렀다.
법조계에서는 법원이 A씨에게 구속의 실체적 요건 중 하나인 '증거 인멸 우려'를 인정한 것에 주목하고 있다.
의료진의 특수성: 진료기록 접근과 공모 가능성
의료사고 사건에서 의료진은 진료기록 등 핵심 증거에 대한 접근이 용이하며, 이를 변조하거나 인멸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증거인멸의 우려가 높게 평가된다.
특히 이번 사건은 양 씨를 포함해 총 11명의 피의자가 입건된 상황으로, 다수의 의료진이 연루된 만큼 공범들 간의 증거인멸 공작이 우려될 수 있다는 점이 구속 사유를 뒷받침한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환자의 생명이 관련된 중대한 사안으로 업무상과실치사죄가 성립하면 최대 5년 이하의 금고형에 처해질 수 있어, 사안의 중대성 역시 증거인멸 우려를 판단하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했다.
정신과 의사의 주의의무 위반이 핵심
0쟁점향후 재판 과정에서 핵심 쟁점은 A씨의 업무상 주의의무 위반 여부와 환자 사망과의 인과관계 입증이 될 전망이다.
'손발 묶인 채 사망'…격리·강박 조치의 적법성 여부
A씨는 안전 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아 환자를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를 받는다.
정신건강의학과 의사는 환자의 특성상 발생할 수 있는 위험에 대해 일반 의사보다 더 높은 수준의 주의의무를 부담한다.
특히, 환자를 격리시키거나 묶는 등의 신체적 제한(강박 조치)은 환자 자신이나 타인을 위험에 이르게 할 가능성이 뚜렷하게 높고, 신체적 제한 외의 방법으로 위험 회피가 곤란하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만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의 지시에 따라 할 수 있도록 법적으로 엄격히 제한된다(정신건강증진 및 정신질환자 복지서비스 지원에 관한 법률 제75조).
나아가 강박 조치 시에는 장시간 강박으로 인한 혈전 생성 및 폐색전증 발생을 막기 위해 1시간마다 활력징후를 점검하고 최소 2시간마다 팔다리를 움직여 주는 등 세밀한 관찰 및 조치를 취해야 할 의무가 있다.
환자가 손발이 묶인 상태에서 사망한 만큼, 의료진이 이러한 격리 및 강박 조치 전반에 걸친 법적 최소 기준을 준수했는지가 주된 쟁점이 될 전망이다.
업무상 과실과 사망 간의 인과관계 입증
검찰은 A씨의 주의의무 위반(안전 조치 미흡)과 환자의 사망 사이에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음을 엄격한 증거로 입증해야 한다.
의료행위로 인한 업무상과실치사죄를 인정하려면, 과실의 존재 외에 그 과실로 인해 사망이라는 결과가 발생했다는 인과관계가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번 담당 의사 A씨의 구속으로 사건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되었으며, 향후 수사와 재판 과정을 통해 진료 과정에서의 과실 여부와 사망에 이르게 된 경위 등 사건의 전모가 명확히 규명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