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통화로 자위 보여줄게”…랜덤채팅서 음란행위, 처벌 가능할까?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영상통화로 자위 보여줄게”…랜덤채팅서 음란행위, 처벌 가능할까?

2026. 03. 27 17:13 작성2026. 03. 31 09:05 수정
조연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yj.jo@lawtalknews.co.kr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성적 자기결정권 침해

통신매체이용음란죄 성립 여부가 쟁점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스마트폰 랜덤채팅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새로운 사람과 대화를 나누는 것은 흔한 일상이 되었다.


하지만 익명성을 기반으로 한 소통은 종종 예기치 못한 불쾌한 상황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대화 도중 상대방이 갑자기 자신의 신체 부위를 노출하거나 자위행위를 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많은 이들이 이를 단순한 불쾌감을 넘어 범죄로 인식하고 있으나, 법적으로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막막해하는 경우가 많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러한 행위는 명백한 범죄에 해당하며, 사안에 따라 중하게 처벌될 수 있다.



동의 없는 자위 행위 전송, 어떤 죄에 해당하나?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여 통신매체를 통해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영상 등을 전송하는 행위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이하 성폭력처벌법)에 따라 처벌받을 수 있다.


구체적으로 성폭력처벌법 제13조는 '통신매체를 이용한 음란행위'를 규정하고 있는데, 자기 또는 다른 사람의 성적 욕망을 유발하거나 만족시킬 목적으로 통신매체를 통해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는 말, 음향, 글, 그림, 영상 등을 상대방에게 도달하게 한 경우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한다.


법원은 랜덤채팅 등에서 이루어지는 음란행위에 대해 이 조항을 적극적으로 적용하고 있다.


채팅을 통해 "XX 문지르는 거 보고 시퍼요" 등의 메시지를 보내거나, 무작위로 전화를 걸어 신음소리를 내며 "XX 한 번 줘야지"라고 말하는 행위 모두 통신매체이용음란죄로 인정된 바 있다.


따라서 영상통화를 통해 자신의 자위행위를 보여주는 것 역시 상대방에게 성적 수치심과 혐오감을 유발하는 영상을 도달하게 한 행위로서 명백히 이 죄에 해당할 수 있다.


법률적으로 '음란한 행위'란 일반인의 성욕을 자극하여 성적 흥분을 유발하고 정상적인 성적 수치심을 해하여 성적 도의관념에 반하는 행위를 의미하며, 자위행위 역시 이에 포함된다.


합의 하에 한 영상통화도 처벌될 수 있나?

영상통화 자체는 합의 하에 시작했더라도, 대화 도중 일방적으로 자위행위를 보여주는 것은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


모든 개인은 원치 않는 성행위를 하지 않을 자유, 즉 '성적 자기결정권'을 가지기 때문이다.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피해자가 사전에 일부 성적 행위에 동의했더라도 그 동의를 번복할 자유가 있으며, 예상하지 못했던 성적 접촉이나 행위에 대해서는 거부할 권리를 가진다 (수원고등법원 2022노125 판결).


따라서 영상통화에 동의한 것이 상대방의 자위행위를 보는 것까지 동의했다고 볼 수는 없다.


상대방이 자위행위를 시작했을 때 거부 의사를 밝혔음에도 행위를 계속했다면, 이는 피해자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한 명백한 범죄 행위가 된다.


법원은 피해자가 '내 몸에 손대지 말고 알아서 자위행위를 하라'고 말하며 옆에 누웠더라도, 이후 피고인이 가슴을 만지는 등 원치 않는 신체 접촉을 하자 피해자가 거부하고 자리를 피한 사안에서, 피고인의 행위가 피해자의 의사에 반했음을 인정하기도 했다.


다만, 채팅의 전반적인 맥락과 대화 내용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여지도 있다.


만약 카카오톡 오픈채팅방 등에서 성적인 대화가 오가는 상황이었고, 상대방이 먼저 전화번호를 알려주며 적극적인 태도를 보였다면, 피고인에게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려는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본 판례도 존재한다 (서울동부지방법원 2021노1637 판결).


결국 범죄 성립 여부는 구체적인 정황과 상대방의 의사, 행위의 태양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된다.


상대방이 미성년자라면 처벌은 어떻게 달라지나?

만약 자위행위를 보여준 상대방 또는 시청한 사람이 아동·청소년이라면 문제는 훨씬 심각해진다.


이 경우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아청법)이 적용되어 매우 무거운 처벌을 받게 된다.


아청법은 아동·청소년이 등장하여 자위행위 등 성적 행위를 하는 내용을 표현한 화상·영상 등을 '아동·청소년 성착취물'로 규정한다.


성인이 랜덤채팅에서 만난 13세 아동·청소년에게 자위행위를 하도록 유도하고 그 모습을 영상으로 캡처한 행위에 대해 법원은 '아동·청소년 성착취물 제작'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 (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 2022고합173 판결).


또한, 15세 청소년에게 돈을 줄 것처럼 속여 나체 상태로 자위행위를 하도록 제안하고 그 모습을 녹화한 경우에도 같은 죄가 적용되었다 (광주지방법원 순천지원 2025고합37 판결).


반대로 성인이 초등학생에게 자신의 자위행위 영상을 보여준 행위 역시 아동에 대한 성적 학대행위 및 통신매체이용음란죄가 성립하여 실형이 선고된 바 있다 (서울남부지방법원 2022고합477 판결).


몸캠피싱으로 발전할 경우, 추가되는 혐의는?

단순히 자위행위를 보여주는 것을 넘어, 상대방의 신체 노출 영상을 녹화한 뒤 이를 유포하겠다고 협박하며 돈을 요구하는 '몸캠피싱'으로 이어진다면, 이는 훨씬 더 중대한 범죄가 된다.


이 경우 통신매체이용음란죄 외에도 공갈죄, 성폭력처벌법상 촬영물 등 이용 협박·강요죄 등이 추가로 성립할 수 있다.


법원은 랜덤채팅으로 유인한 피해자의 자위행위 장면을 녹화한 뒤 "돈을 보내지 않으면 유포하겠다"고 협박하여 돈을 뜯어낸 조직원들에게 공갈죄를 적용했다 (춘천지방법원 2020고단1021,1121(병합),1136(병합) 판결).


또한, 피해자로부터 받은 자위 영상을 빌미로 "영상을 올리겠다"고 협박하며 다른 성적 행위를 강요한 경우에는 성폭력처벌법상 '촬영물 등 이용 강요죄'가 인정되었다 (인천지방법원 2022고합251 판결).


이처럼 랜덤채팅에서 벌어지는 음란행위는 단순한 장난이 아닌, 개인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심각한 범죄다.


특히 상대방이 미성년자이거나, 이를 빌미로 한 협박과 금전 요구로 이어질 경우 가중처벌을 피하기 어렵다. 익명의 공간일수록 더욱 신중한 소통 자세가 요구되며, 피해를 보았을 경우 즉시 증거를 확보하여 수사기관에 신고하는 등 적극적인 법적 대응이 필요하다.

나만 모르는 일상 법률 상식, 매일 아침 배달해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