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이 괜찮겠지” 믿었다간…동물병원 동업, 계약서에 ‘이것’ 빠뜨리면 파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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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이 괜찮겠지” 믿었다간…동물병원 동업, 계약서에 ‘이것’ 빠뜨리면 파국?

2026. 08. 11 11:42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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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 분배보다 ‘헤어질 결심’이 먼저…지분 정산·의료사고 책임 등 핵심 쟁점 짚어보니

동물병원 동업 시 분쟁을 예방하려면 수익 분배보다 관계가 틀어졌을 때를 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 / AI 생성 이미지

동물병원 공동 개원을 앞둔 수의사 A씨는 동업 원장과 함께 성공적인 시작을 꿈꾸고 있다. 하지만 마냥 들뜰 수만은 없다. 초기 출자부터 이익 분배, 향후 동업 관계가 끝날 때의 정산 문제까지, 자칫하면 동료가 원수가 될 수 있다는 불안 때문이다.


A씨는 지분 비율, 자금 조달 방식, 업무 분담은 물론 의료사고 책임, 동업 해지 시 지분 정산, 경업금지(근처 재개원 제한) 조항 등 분쟁의 소지가 있는 모든 부분을 미리 명확히 하고자 변호사 자문을 구했다.


두 사람의 꿈이 악몽으로 변하지 않으려면, 동업계약서에 어떤 점들을 반드시 못 박아 둬야 할까?


수익 나눌 생각에 들떴는데…진짜 문제는 '헤어질 때'


변호사들은 동물병원 동업의 성패는 어떻게 수익을 나눌지보다, 향후 관계가 틀어졌을 때 어떻게 헤어질지를 정하는 데 달렸다고 분석했다.


법무법인 우선 이민철 변호사는 “많은 원장님들이 개원 준비에 쫓겨 일반적인 양식에 비율만 적어 도장을 찍는다”며 “하지만 동업계약서는 두 분이 가장 사이가 좋을 때, 가장 최악의 이별 상황을 가정하고 써 내려가야 하는 냉혹한 문서”라고 지적했다.


법무법인 KB 김태안 변호사 역시 “공동원장 체제에서 결과를 가르는 지점은 결국 탈퇴 시의 지분 정산 방식과 의료사고 발생 시의 책임 귀속”이라며 “이 두 가지를 어떻게 설계하느냐에 따라 향후 병원의 존속 자체가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법적으로 2인 이상이 함께 출자해 사업을 경영하는 동업은 민법상 ‘조합’에 해당한다. 따라서 분쟁 예방을 위해서는 조합의 운영과 해산에 관한 규칙을 계약서에 촘촘하게 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탈퇴 시 지분 정산, '영업권' 포함 여부가 핵심 쟁점


동업 관계에서 가장 큰 분쟁이 발생하는 지점은 한 명이 동업을 그만둘 때다. 특히 병원 자산과 ‘영업권’을 어느 시점의 가치로 평가할지 명확한 계산식을 계약서에 두는 것이 핵심이다.


법적으로 조합원이 탈퇴할 때의 지분 정산은 ‘탈퇴 당시의 조합재산 상태’를 기준으로 한다. 이때 병원처럼 영업권을 갖는 사업체는 특별히 제외한다는 약정이 없는 한, 자산평가에 영업권 가치가 포함되는 것이 원칙이다.


이민철 변호사는 “동물병원은 초기에 투입되는 고가의 의료장비 감가상각을 탈퇴 시점에 어떤 기준으로 평가할 것인지, 누적된 보호자 진료 데이터베이스의 소유권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가 핵심 분쟁 요소”라고 짚었다.


따라서 변호사들은 자산평가 기준(장부가액 vs 감정평가), 영업권 인정 여부 및 평가 방식, 정산금 지급 시기(일시금·분할) 등을 계약서에 구체적으로 명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명의는 한 명인데 책임은 공동…'의료사고' 책임 분담 미리 정해야


현행 수의사법상 동물병원 개설 신고는 통상 1인 명의로 이뤄진다. 이 때문에 세금이나 의료사고 등 법적 책임이 개설 신고를 한 대표원장에게 집중될 위험이 있다.


법무법인(유한) 엘케이비평산 정진열 변호사는 “개별 원장의 직접 시술로 인한 의료사고는 원칙적으로 해당 원장이 책임지되, 대외적으로는 개설신고자인 대표원장에게 먼저 청구될 수 있다”며 “대표원장이 대신 배상한 경우 실제 귀책 원장에게 구상할 수 있는 조항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법무법인 베테랑 나상호 변호사도 “명의자가 대외적으로 인허가와 행정 책임을 사실상 혼자 지는 구조가 되기 쉽다”며 “내부적으로는 그 부담에 상응하는 보상이나 면책 조항을 넣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설명했다. 의료배상책임보험 가입을 의무화하고 보험료 분담 방식을 정해두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근처에 개업 금지' 조항, 무리한 기간·거리는 무효될 수도


동업자가 탈퇴 후 바로 근처에 같은 병원을 차리는 것을 막기 위한 ‘경업금지’ 조항도 필수적이다. 하지만 제한이 과도하면 법원에서 효력을 인정받지 못할 수 있다.


모두로 법률사무소 한대섭 변호사는 “경업금지 제한이 과도하면 민법상 반사회적 법률행위로 무효가 될 수 있다”며 “반경 2킬로미터 내외, 기간은 1년에서 2년 정도로 합리적인 선에서 설정하는 편이 낫다”고 조언했다.


법률사무소 평정 김단 변호사는 “기존 보호자에 대한 개별 접촉 금지 등 실질적인 경쟁 행위를 구체적으로 열거하는 방식이 단순한 거리 제한 문구보다 훨씬 실효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이 외에도 변호사들은 △추가 운영자금 조달 방식 △직원 채용 및 인사권 행사 기준 △주요 의사결정 방식 등을 계약서에 명확히 해야 향후 발생할 분쟁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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