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kg 바벨에 목 눌려 사망한 헬스장 회원…법원이 대표에게 '무죄' 선고한 이유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70kg 바벨에 목 눌려 사망한 헬스장 회원…법원이 대표에게 '무죄' 선고한 이유

2026. 08. 03 12:18 작성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혼자 운동하다 다치면 '내 책임'

개인 PT 중 다치면 '헬스장 책임'

부산의 한 헬스장에서 70kg 바벨에 목이 눌려 회원이 숨진 사건에서 헬스장 대표와 트레이너가 1심 무죄를 선고받았다. /셔터스톡

70kg 바벨에 목이 눌려 40대 회원이 사망했지만 법원은 헬스장 대표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일반인의 법 감정으로는 쉽게 납득하기 힘든 이 판결의 이면에는 엄격한 형사법적 인과관계 원칙이 자리 잡고 있다.


25분 방치, 검찰은 기소했지만 법원은 '무죄'


사건은 지난 2024년 12월, 부산의 한 헬스장에서 발생했다. 40대 남성 회원이 홀로 약 70kg 중량의 벤치프레스를 하던 중 무게를 이기지 못해 바벨에 목이 눌렸다. 그는 25분간 방치됐고, 결국 저산소성 뇌 손상으로 일주일 뒤 숨을 거뒀다.


검찰은 헬스장 대표와 담당 트레이너를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체육시설법상 의무적으로 배치해야 할 전문 체육지도자를 두지 않았고, 회원의 이상 유무를 살필 주의 의무를 소홀히 했다는 판단이었다.


하지만 최근 1심 재판부는 이들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헬스장 측이 법을 위반해 체육지도자를 두지 않은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그것이 사망의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고 본 것이다.


3일 YTN 라디오 '이원화 변호사의 사건X파일'에 출연한 로엘 법무법인의 윤치웅 변호사는 이 판결에 대해 "법을 위반한 것과 그로 인해 사람이 사망한 결과 사이의 인과관계가 명확히 입증되지 않았다고 보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윤 변호사는 "5분만 질식 상태가 계속되어도 사망 가능성이 높은 점을 고려하면 그 순간 사고를 확실히 막았을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무죄를 선고한 것"이라며, 트레이너가 상주했더라도 5분이라는 짧은 시간 안에 사고를 무조건 발견해 막을 수 있었다는 100% 확신이 없는 한 형사처벌을 내릴 수 없다는 법원 입장을 분석했다.


헬스장은 수영장이 아니다? 안전관리 의무 한계


재판부는 헬스장과 수영장의 안전관리 의무 기준도 다르게 적용했다. 익사 위험이 상존해 안전요원이 밀착 감시해야 하는 수영장과 달리, 헬스장은 그 정도의 고위험 시설은 아니라고 판단한 것이다.


윤치웅 변호사 역시 "현실적으로 헬스장 측에 요구되는 안전관리 의무는 시설물 자체의 위험성, 예를 들어 기구 고장 등을 점검하고 기본적인 안전 환경을 조성하는 수준 정도"라며 모든 회원의 동작을 실시간으로 밀착 감시할 의무까지 지우기는 어렵다고 짚었다.


형사 무죄라고 민사 책임도 사라질까


형사재판에서 무죄가 선고되었다고 해서 헬스장 책임이 완전히 면제되는 것은 아니다. 형벌을 가하기 위한 형사재판과 달리, 민사재판은 양측의 과실 비율을 따져 손해배상 책임을 묻기 때문이다.


이때 가장 중요한 기준은 '혼자 운동했는가' 아니면 '개인 지도(PT)를 받았는가'이다.


혼자 운동하다 다친 경우 법원은 이용자 본인의 주의 의무를 무겁게 본다. 시설 자체의 하자가 없다면 헬스장 측 책임은 절반 이하로 뚝 떨어진다. 반면, 트레이너 지도를 받는 개인 PT 중 발생한 사고는 헬스장 측 책임이 크게 인정된다.


윤치웅 변호사는 실제 판례들을 근거로 제시했다. 과거 트레이너와 덤벨 벤치프레스를 하다 아령이 얼굴로 떨어져 치아가 파손된 사고에서, 법원은 트레이너의 안전 주의 의무 위반을 인정해 헬스장 측에 60% 책임을 물었다.


반면, 헬스장 락커룸 사우나 앞 발매트에서 미끄러져 골절상을 입은 사건이나 사우나 안에서 의식을 잃고 사망한 사건에서는 헬스장 손해배상 책임이 인정되지 않았다. 시설의 명백한 하자나 관리 부실을 입증할 객관적 증거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결국 헬스장 내 사고에서 자신의 권리를 지키는 유일한 방법은 증거 확보다.


윤치웅 변호사는 "법원은 감정이나 정황만으로 판단해주지 않는다"며 "사고 직후 기구 상태나 안내문 부착 여부, 바닥 상태 등을 사진이나 동영상으로 확보하고 CCTV 영상 보존을 요청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나만 모르는 일상 법률 상식, 매일 아침 배달해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