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촌오거리 사건' 피해자에 13억 배상금 인정한 법원 뜻 "검찰과 경찰은 경각심 가져라"
'약촌오거리 사건' 피해자에 13억 배상금 인정한 법원 뜻 "검찰과 경찰은 경각심 가져라"
'약촌오거리 살인사건' 범인으로 몰렸던 피해자⋯법원 "국가가 13억원 배상하라"
재판부 "수사기관의 불법행위 다신 저질러져선 안 된다는 경각심 갖게 할 필요 있어"

일명 '약촌 오거리 살인사건' 범인으로 몰려 억울한 옥살이를 했던 A씨에 대해 국가의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하는 판결이 나왔다. /연합뉴스⋅편집=조소혜 디자이너
무고한 목격자였지만, 살인범으로 몰렸다. 10년간 억울한 옥살이를 하고 나와서도 6년이 더 지나 무죄를 선고받았다. 그리고 국가로부터 배상을 받기까지 5년이 더 걸렸다.
2021년 1월 13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45부의 이성호 부장판사는 "국가는 피해자 A씨에게 약 13억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A씨의 어머니와 여동생 등 2명에게도 총 3억원을 인정했다.
재판부는 "(당시) 경찰들은 영장 없이 A씨를 불법 구금하고 폭행해 허위 자백을 받았다"며 "이같은 불법행위가 다시는 발생해서는 안 된다는 경각심을 갖게 할 막중할 필요가 (법원에) 있다"고 판결 취지를 밝혔다.
5년 전 열린 재심에서 무죄 선고를 받으며 인정된 '수사기관에 의한 폭력'을 재확인받고, 금전적으로나마 피해를 배상하라는 명령을 받은 것이다.
사건은 21년 전인 2000년 8월 10일 새벽, 익산시 약촌오거리에서 택시 운전자가 식칼에 찔려 사망한 채 발견되면서 시작됐다. A씨는 피해자를 발견한 최초 목격자였다. 하지만 경찰은 폭행과 고문으로 A씨를 범인으로 몰아갔고, A씨는 끝내 허위 자백했다. 재판에서도 징역 10년형이 확정됐다.
이후 3년 뒤 진범을 잡을 수 있는 기회가 찾아왔다. 진범이 따로 있다는 첩보를 입수한 경찰은 그에게서 자백까지 받아냈다. 하지만 이번엔 검찰이 구속 영장을 기각했다. 증거가 부족하다는 이유였다.
결국 A씨가 누명을 벗기까지는 16년이 걸렸다. 이미 10년의 형기를 모두 채우고 출소한 뒤였다. 법원은 지난 2016년 A씨가 낸 재심 재판에서 무죄를 선고했다. "A씨의 자백이 허위일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그리고 A씨는 8억 4000만원의 형사보상금을 지급받았다. '잘못된 구금'에 대해 보상(補償)이었지, 배상(賠償)은 아니었다.
A씨 측은 형사보상금만으로 국가가 저지른 잘못을 모두 책임진 게 아니라고 판단,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대한민국 정부를 상대로 한 손해배상청구 소송이었다. 이번 민사소송도 A씨 사건의 재심을 끌어낸 박준영 변호사가 맡았다.
재판부는 A씨 측이 제기한 대부분의 주장을 인용했다. 그러면서 재판부는 약 21억원(위자료 20억원 + 일실수입 1억원)의 배상액을 인정했는데, 그중 형사보상금 8억 4000만원을 공제한 약 13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