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성추행범으로 몰렸던 무선이어폰 남성, 2년 만에 혐의 벗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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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성추행범으로 몰렸던 무선이어폰 남성, 2년 만에 혐의 벗었다

2023. 02. 14 11:40 작성2023. 02. 14 11:55 수정
박선우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w.park@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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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원 지하철에서 벌어진 성추행 사건…무죄 확정

재판부 "피해자의 추측성 진술 등으로 유죄 선고 못해"

출근길 승객들로 붐빈 지하철 내에서 성추행범으로 몰려 재판에 넘겨졌던 남성이 2년의 법정 다툼 끝에 무죄를 확정을 받았다. /셔터스톡

승객들로 붐비는 출근길 지하철에서 성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남성이 2년 넘는 법정 다툼 끝에 무죄를 확정받았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1-2부(재판장 맹현무·김형작·장찬 부장판사)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성폭력처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누군가 왼쪽 엉덩이 만졌다"…범인으로 지목된 A씨

이 사건은 지난 2020년 11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서울의 한 지하철 전동차에서 내리는 여성 B의 왼쪽 엉덩이를 누군가 움켜쥐었다. 이에 B씨는 고개를 돌려 자신의 왼쪽 뒤편에서 내리고 있던 A씨를 범인으로 지목했다.


그러면서 B씨는 "지금 뭐하시는 거냐?", "어디를 만지는 거냐"고 항의하며 A씨의 몸을 잡으려 했지만 그는 그대로 지나쳤다. 이에 B씨는 2~3m 뒤따라가 A씨를 붙잡은 뒤 큰소리로 "도와달라", "신고해달라"고 말했다.


그제서야 A씨는 귀에 꽂고 있던 무선이어폰을 뺀 후 "이어폰을 끼고 있어서 무슨 일인지 모르겠다"고 했다. 이에 B씨는 "네가 만졌잖아, 미친X아"라고 소리를 질렀고, 주변 사람들의 신고로 역무원이 현장에 도착했다. A씨는 역무원에게 자신의 명함을 건넸고, 이어 현장에 도착한 경찰의 임의동행 요구에 응했다.


A씨 "항상 왼손은 휴대전화, 오른손은 가슴에"

경찰 조사에서 여성 B씨는 "누군가 엉덩이를 만진 직후 돌아봤을 때 A씨가 가장 가까웠다"며 "다른 승객들이 많이 내리고 마지막쯤에 내리는 거라서 승객들끼리 밀착한 상태도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또한 "다른 사람이 팔을 뻗어서 제 엉덩이를 만질 만큼 꽉 붐비지도 않았다"고 했다.


반면 A씨는 "겨울이라 마스크 때문에 김이 서릴까 봐 안경을 상의 왼쪽 호주머니에 넣고 탄다"며 "왼손에 휴대전화를 들고 오른손은 안경을 보호하기 위해 가슴에 붙이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항상 같은 자세로 지하철을 타고 내릴 때도 같은 자세로 내린다"며 "모르는 여성의 엉덩이를 만진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하차 상황에 대해선 "지하철에서 내릴 때 밀려 나와서 평소와 같이 다른 승객들이 밀친다고 생각했지, B씨가 저를 붙잡으려고 하는지 몰랐다"고 진술했다.


이런 엇갈린 진술 속에 당시 CC(폐쇄회로)TV엔 A씨와 B씨가 지하철에서 하차하는 모습만 담겼다. B씨 진술과 달리 많은 승객이 지하철에서 우르르 하차하는 모습도 담겨 있었다.


1심에 이어 2심도 "A씨가 범행 저질렀다고 단정 어려워"

이후 A씨는 성폭력처벌법상 '공중밀집장소에서의 추행'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는 대중교통수단 등 대중이 밀집된 장소에서 타인을 추행했을 때 성립한다. 처벌 수위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이다(제11조).


1심 재판부의 판단은 무죄였다. 여기엔 B씨의 진술이 다소 달라진 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B씨는 지하철 안에 사람이 많이 없었다고 했지만, 재판 과정에서는 사람이 많아 만원인 상태였고 하차할 때도 자신의 뒤편에 사람들이 있었다고 진술했기 때문이다.


재판부는 "B씨 엉덩이를 누군가 움켜쥐었다고 하더라도 B씨의 오른쪽에 있던 사람이 왼손을 이용해 범행을 저지를 수 있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바로 왼쪽에 있었던 A씨가 범행을 저질렀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무죄 선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후 검찰이 항소했지만, 2심 재판부도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A씨가 아닌 다른 누군가가 B씨 엉덩이를 만졌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피해자의 추측성 진술 등으로 A씨에게 유죄를 선고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검찰이 상고를 포기하면서, A씨에 대한 무죄가 확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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